개심사 청벚꽃
솔길 남현태
개심사 명부전에 의탁하고
명찰 달린 가슴에 넓은 가지 드리운
두 그루 늙은 벚나무
청벚꽃 만개하여 절정 이루는 봄
몰려든 중생들 북새통 이룬다
풀밭에 굴러 풀물 얼룩진
무명 저고리 입은 여인처럼
푸르스름하게 멍이든 그 얼굴은
청꽃이 빛 바래 흰색인지
흰색이 멍들어 청꽃인지
이국여인의 푸른 눈빛
어딘가 쓸쓸하고 애잔한 자태
호기심으로 가득한 마음들
눈 닦고 찬찬히 살피며
모여드는 사랑 독차지한다.
(201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