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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 용소골 덕풍계곡 종주산행

호젓한오솔길 2019. 8. 31. 13:44

 

응봉산 용소골 덕풍계곡 종주산행


                                         솔길 남현태


* 위 치 :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리 - 강원 삼척군 가곡면 풍곡리

* 일 자 : 2019. 08. 18 (일)

* 날 씨 : 맑음

* 동 행 : 호산알파클럽 정기산행 (48명)

* 산행코스 : 울진 덕구온천- 옛재 능선- 응봉산(999.5m)- 용소골- 덕풍계곡- 삼척 덕풍마을

* 산행거리 : 약 20.21 Km   

* 산행시간 : 약 7시간 34분 소요(알탕하면서)

 

그렇게 무덥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올 여름도 어느덧 8월로 접어들어 절기가 입추, 말복을 넘기니 주변에서 가을의 조짐이 느껴지는 듯하다. 한낮의 무더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해가 지고 나면 밤 기온이 시원해지면서 열대야가 사라지는가 싶더니, 며칠 전부터 저녁 운동 길에는 풀 벌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잠자리에서는 선풍기를 끄게 한다.


지난 3월 17일에 1대간 9정맥 종주를 마치고부터는 띄엄띄엄 산행을 다니다 보니, 어느새 산행을 가본지가 한 달이 넘은 듯하다. 6월에 서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산행에 대한 의욕이 생기지 않아 날씨가 시원해지면 가을 산행을 즐기기로 하고 저녁 먹고 동네 한 바퀴 돌아오는 걷기 운동으로 대신하며 무더운 삼복더위를 넘긴듯하다.

 

더위가 한풀 꺾인 8월 셋째 주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예전에 자주 산행에 참여하던 명문 호산알파클럽 산악회에서 응봉산 덕풍계곡으로 정기산행을 간다고 하여, 함께 따라 가기로 하고 일찌감치 산행신청을 한다. 계곡산행의 끝판왕 이라고 하는 응봉산 덕풍계곡은 7년 전(2012년 8월 16일)에 산행을 다녀오고 감명 깊었던 곳이라 이번에도 기대가 되는 산행이다.


아침 5시 30분에 종합운동장을 출발하는 버스를 6시경에 집 근처의 두산위브 앞에서 탑승하기로 하고 일찌감치 5시 30분경에 집을 나선다. 버스 세우는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몰라 일단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 버스 정류장이 우리 집에서 가면 두산위브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야 되므로 약 1.5Km를 걸어야 한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예전에 백두대간과 테마산행을 여러 번 같이 다니던 여성회원 한 분이 나와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인사를 나누며 잠시 기다리니, 예정 시간이 조금 지나 버스가 도착하고 버스에 오르니, 버스 기사님을 비롯해 대부분 안면이 있고 예전에 같이 산행을 다니던 회원님들이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니 오랜만에 왔는데도 서먹함이 없다.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는 도중에 영해 휴게소에 들려서 산악회에서 준비해온 카레밥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하여, 아침 8시 40분경에 울진군 북면 덕구리 덕구온천을 지나 초소가 있는 옛재고개 산행들머리에 도착하여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좌측 '옛재능선길' 따라 응봉산으로 향한다.


금강송이 우거진 부드러운 옛재 능선 길을 따라 걸으면서 앞서가던 사람들을 추월하다 보니, 뜸달님이 따라 오고 있어 둘이 이야기 하면서 여유롭게 걸어 올라간다. 응봉산의 명물인 바위에 노송은 여름 가뭄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올 가을에는 많은 잎을 지울 듯 얼굴이 누렇게 변해있고, 출발한지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어 응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덕풍리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온정리 사이에 있는 산으로 높이 999m이다. 동해를 굽어보는 산의 모습이 매를 닮았다 하여 예전에는 매봉이라고도 불렀다. 전설에 따르면, 울진조씨가 매사냥을 하다가 잃어버린 매를 이 산에서 찾고나서 산 이름을 응봉이라 한 뒤 근처에 부모의 묘자리를 쓰자 집안이 번성하였다고 한다. 

 

산 동쪽 온정골에 천연 노천온천으로 유면한 덕구온천이 있고, 서쪽 용소골에는 여러 개의 폭포와 소가 원시림과 함께 비경을 이룬다. 등산로는 용소골과 덕구온천에서 출발하는 두 가지 코스가 있는데, 보통 덕구온천에서 출발하여 다시 덕구온천으로 내려온다. 


낯선 산님이 혼자 정상에서 기다리다가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고 하여 몇 장 찍어줬더니, 우리도 한 장 찍어주겠다고 하여 뜸달님과 같이 응봉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혀본다. 응봉산 정상에서 잠시 멈추어서 대원들이 모두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갈까 하다가 따라 올라온 산들님과 같이 세 사람이 용소골을 향하여 먼저 내려가기로 한다.


응봉산 정상 오름 길에서 만난 도경계와 해어지는 삼거리에서 우측 덕풍계곡 쪽으로 향한다. 도중에 덕풍계곡 제3용소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좌측 '작은당귀골'에서 떨어지는 높은 폭포 아래를 지나 작은당귀골을 따라 좌우로 이동하면서 내려선 걸음은 제3용소가 있는 큰당귀골 입구에 도착하여, 배낭을 풀어놓고 아쿠아 신발로 갈아 신은 후 배낭을 두고 좌측 골짜기로 100여 미터 거리에 있는 제3용소 쪽으로 올라간다.


지축을 흔들며 혼자 여유롭게 흐르고 있는 제3용소에 도착하여, 깊이를 알 수 없는 속이 검은 제3용소를 사진 몇 장 찍은 후 배낭이 있는 곳으로 돌아 내려오니, 폰을 배낭에 두고 3용소까지 갔다 와서 GPS거리가 왕복 0.2Km 정도 누락되어버렸다. 3용소 3거리에서 회원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렸으나 아무도 따라 오는 기척이 없어 세 사람이 천천히 내려가기로 한다.


아쿠아 신발을 신고 계곡 좌우로 길을 찾아 걷다가 물에 발을 담그면서 걸으니 시원한 느낌이 든다. 여유롭게 흐르던 계곡물이 갑자기 곤두박질치는 작은 폭포들이 곳곳에 늘어져 있는 용소골은 자연이 그대로 잘 보존된 곳으로 아름다운 풍경은 가을 단풍이 들면 얼마나 더 고을까 싶다.


맑은 물이 부서지며 하얀 거품을 내는 작은 폭포에 걸음을 멈추면서, 오늘 선두에 같이 걷고 있는 '뜸달'님과 '산들'님, 뜸달님은 고운산정의 산행대장으로 정맥 산행을 같이 걸었고, 산들님은 지난 겨울 산마루클럽의 대청호 오백리길 산행 때 처음으로 같이 걸은 분으로 두 사람 모두 내 '호젓한오솔길 카페'의 '특별회원'님이기도 하여 각별한 생각이 든다.


산들님은 다음 주에 지리산 반야봉의 이끼폭포 산행을 같이 가기로 하였고, 뜸달님은 선약된 팀이 있었어 내연산 덕골로 산행을 가야 된다고 한다. 세 사람이 천천히 걸으면서 뒤를 돌아봐도 따라오는 회원님들이 보이지 않아 아름다운 폭포수가 굽이돌아 흘러내리는 이곳에서 그늘이 좋은 바위에 배낭을 풀고 알탕도 하고 점심을 먹으면서 느긋하게 쉬어가기로 한다.


우선 배낭을 벗어놓고 시원한 물속으로 들어가니 땀냄새를 맡았는지 피라미들이 때를 지어 달려든다. 온몸이 찌릿해 오는 시원한 기분은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으랴 싶다. 알탕을 하고 나와 점심을 먹으면서 기다렸으나 회원님들은 오지 않고 으실으실 추위가 느껴져 다시 걸음을 이어간다.


개울 건너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은 지난 번에 여기서 점심을 먹고 물놀이를 하던 곳이데, 산골짜기에서 떨어지는 물이 매우 차갑다. 하여 체온이 떨어진 오늘은 그냥 통과한다. 제2용소가 3.4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서 꼬불꼬불 굽이돌아 이어지는 바위와 초목이 어우러진 깊은 골짜기에는 잠시만 방심하면 산모기들이 물고 뜯고 정신 없이 달려든다.


곳곳에서 부스러지고 으스러지는 비명소리 흘리는 개울물 따라 계곡을 좌우로 왔다 갔다 건너면서 이어지는 발걸음 초록 뒤에 숨은 아름다운 바위 풍경들이 올려다 보인다. 계곡 양쪽으로는 곳곳에 작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실폭포를 이루며 모여들고, 양쪽으로 거대한 바위 사이로 유구히 흐르는 개울물이 다듬어 놓은 바위 홈이 장관을 이루는 곳에 이른다.


맑은 개울물이 모여 꼬불꼬불 바위 홈을 타고 미끄러지듯 소용돌이치며 탄성 지르는 곳 살을 헤집는 광란의 물줄기에 간지러운 듯 바위는 몸을 오그리며 움찔거린다. 맑은 개울물이 요동치는 바위 홈을 폴짝 뛰어 건너고, 차례대로 줄을 서서 내려오는 개울물이 평화롭게 보이는 상류를 돌아보고 꼬부라진 바위 모퉁이 돌아선다. 


꼬불꼬불 사색이 되어 흘러내린 물줄기는 다시 평온한 개울 바닥을 거닐고, 깊은 웅덩이에 모여 잠깐 한숨 돌린 물은 유유히 개울을 따라 굽이돌아간다. 모퉁이 돌아 개울을 건너기 전에 미련이 남은 아름다운 풍경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고개를 들어보니 아름다운 기암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작은 폭포들이 고도를 낮추는 개울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용소골은 개울바닥 청석에 뿌리내린 소나무들이 낙락장송으로 자라는 모습 바라보며, 개울을 건너는 발걸음 시원하다. 개울물이 깊은 곳은 바위 비탈에 로프가 매어진 길을 따라 이어지는 오르락 내리락 발걸음은 이어진다. 


하얗게 씻긴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과 초록이 어우러진 골짜기 길을 찾아 개울을 건너고 로프를 잡고 바위 밴드락을 걷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굽이쳐 흐르는 물소리 우렁찬 곳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앞서 내려가던 뜸달님과 산들님이 포즈를 취하여, 살짝 당겨서 담아본다. 걸어온 골짜기는 어느새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멀어져 가고, 여유로운 물길은 바위 모퉁이 굽이 돌아내려간다.


폭포 옆으로 바위 밴드락 돌아가는 길은 발판과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개울복판에 자리잡고 고난의 한 세월 견디어 온 고목나무는 상처 입은 몸통으로 초록 잎을 피우고 활개를 펼친다. 개울가를 따라 로프를 잡고 이어지는 발걸음은 물이 깊은 곳은 바위 벼랑을 오르고, 물이 깊어 검은빛을 내는 소 위에는 작은 바위틈에 뿌리내린 물푸레나무는 여름 가뭄에 기근이 심했는지 얼굴색이 연둣빛으로 변해있다.


물살에 떠밀려가던 커다란 바위들이 개울 바닥에 머물러 있는 곳을 지나 안전한 철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제2용소 위에 도착한다. 힘차게 떨어지면서 지축을 흔드는 우렁찬 소리를 내는 제2용소의 물줄기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킨다. 용소 아래서 알탕을 즐기는 사람들 모습에 우리도 저기 가서 목욕을 하고 가기로 하고, 거침없이 쏟아지는 폭포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폭포 아래로 내려선다. 


7년 전에는 이곳에 왔을 때는 2용소 위에는 계단이 없고 로프가 매어져 있어, 당시 일산에서 산행을 온 팀에서 한 사람이 폭포 위에서 떨어져 익사를 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기념사진 한 장 찍어보고 배낭을 벗어놓고 물속으로 들어가니 금방 으실으실 추워진다. 제2용소에서 시원한 알탕을 마치고 이어지는 길은 위함 한 곳에는 철 계단과 데크로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시원한 폭포수가 흐르는 곳에는 잠시 발걸음이 머물고, 암봉과 노송이 초록 속에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골짜기, 암봉 끝에 걸터앉은 노송들은 창공을 향해 능청스럽게 활갯짓한다. 바위 밴드락에 설치된 데크를 따라 아름다운 산수를 바라보며 걷는 걸음 올려다본 하늘에 몰려다니는 구름들이 변화무상하게 움직인다.


풍경이 아름다운 골짜기에 피서객들이 모여 수영을 즐기는 곳에 이르고, 맑은 계곡 물에서 물놀이 즐기는 사람들 시원한 저 기분을 무엇으로 표현하랴. 산님들이 물놀이 즐기는 곳에서 조금 내려서면, 물소리 우렁찬 제1용소 상류에 이른다.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물빛을 바라보며, 철계단 데크를 따라 내려서는 길, 예전에는 이곳에 데크가 없어 물 안으로 걸으면서 물놀이를 하던 기억이 새롭다.


철재를 박스를 설치하고 돌을 채워 넣은 특이한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돌아본 제1용소 주위 풍경과 물놀이 즐기는 가족들 한가롭다. 물놀이를 하다가 따뜻한 바위에 세상 모르고 잠든 사람들 한가로운 계곡 물가에 설치된 데크 길 따라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발걸음 이어간다.


응봉산 덕풍계곡

                  솔길 남현태


계곡산행의 결정판 덕풍계곡

눈에 익은 산천초목은 그대로인데

흐르는 물은 7년 세월에 낯설고


협곡을 거닐던 지친 몸들이

시원한 계곡물에 안기는 그곳에서

혼잡한 골머리 잠시 씻어낸다


대자연의 순리에 순응하여

높은 자리 버리고 낮은 곳을 찾아

모여든 빗물이 용소폭포이루고


인간이 할퀸 아린 상처들

유구한 세월에 아물고 새살 돋으며

토닥토닥 슬기롭게 아우른다.


계곡 옆으로 잘 설치된 데크 길을 따라 여유롭게 덕풍계곡을 빠져 나와 덕풍계곡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된 덕풍마을 근처에 내려와서 개울가로 가서 목욕을 하고 배낭 속에 마른 옷으로 갈아입은 후 이곳 덕풍마을에서 약 6Km 정도 아래에 있는 풍곡리까지 내려가는 순환 봉고를 타러 갔더니, 11인승 3대가 실어 나르는데, 늘어선 줄이 장난이 아니다 더운 날씨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 보다 걸어가는 게 더 빠를 것 같아 그냥 걸어서 내려가기로 한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약 6Km를 걸어서 풍곡리까지 내려오는 길, 2천원 벌기 어렵다고 농담을 하면서 약 50분 정도 부지런히 걸어 덕풍계곡 입구 개울물에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오후 4시경에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오후 4시경에 강원 삼척군 가곡면 풍곡리 마을에 위치한 '덕풍야영캠프장'에 주차된 버스까지 걸어서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산악회에서 준비해온 시원한 콩국 한 그릇 마신 후 회원님들이 모두 하산하기를 기다린다. 오후 5시 30분경에 회원님들이 모두 하산을 완료하여, 모두 버스를 타고 포항으로 오는 길에 원덕읍에 있는 '호산식당'에 들러서, 예약한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김치 두루치기 등 푸짐한 안주로 하산주를 나누며, 느긋하게 저녁을 먹은 후 포항으로 향한다.


주말 TV 드라마를 보면서 포항으로 오는 길에 영해 휴게소에 잠시 들려서 산악회에서 준비한 커다란 수박을 잘라서 나누어먹으니 속이 다 시원해진다. 저녁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포항으로 돌아와 아침에 탑승했던 두산위브 정류장에 내려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을 위해 수고해주신 산악회 임원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호산알파클럽과 함께한 응봉산 덕풍계곡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9.08.18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