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면증의 십계명 *
곽호순 (신경정신과 전문의·곽호순병원장)
주님의 말씀보다 입에 넣으면 부드럽기가 솜털 같고 맛있기가 꿈결 같은 '카스텔라'라는 빵에 현혹되어 어린 시절 동무들과 어울려 교회에 자주 갔던 기억이 있다.
나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로 시작하는 첫대목부터 주눅이 들어 달콤한 카스텔라가 물 건너갔던 적이 많았다. 내가 외우기에 성공한 유일한 것이 '십계명'이었다. 나는 아직도 '십계명은 바로 달콤한 카스텔라'라고 기억하고 있다.
'불면증'이란 병은 가장 자주 보는 신경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벼운 스트레스는 물론 깊은 우울증에도 따라온다. 잠들기가 어려운 사람, 잘 깨는 사람, 자고나도 전혀 잔 것 같지 않은 사람, 낮에 자고 밤에 못자는 사람, 자는 내내 꿈에 시달려 잔 것 같지 않은 사람, 자는 동안 온갖 소리에 민감하여 늘 깰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등 불면증은 그 종류가 수십가지다.
불면증 치료에 수면제 처방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손쉽게 수면제를 복용해서 불면증을 치료하려고 하는 생각, 즉 수면제를 첫 번째 치료로 사용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
수면제 사용보다 먼저 실천해야 할 불면증 치료의 십계명이 있다. 그 비법을 살짝 공개한다.
첫째, 기상시간을 철저히 지킨다.
밤에 늦게 잠들었다고 해서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면서 '나는 불면증이야'라고 말하지 말기를. 이 경우에는 '수면 주기'의 문제지 불면증은 아니다.
둘째, 낮잠은 불면증 치료의 최대 적이다.
낮잠은 전날 못잔 잠을 보충하는것이 아니라 그날 밤의 잠을 미리 자는 것임을 명심하자.
셋째, 규칙적인 운동은 잠자는 데 보약이다.
운동량 부족은 만병의 근원이다.
넷째, 취침 전 마시는 술은 잠이 드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잠의 질을 떨어뜨린다.
술을 먹어야 잠이 드는 분들, 술은 좋은 수면의 유지에는 도움이 안 됨을 명심하시길.
다섯째, 커피·콜라 등 카페인 함유 음료 역시 수면의 적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여섯째,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은 늦게 잠드는 습관을 버리지 않고 자꾸 불면증이라고 말하면 안된다.
일곱째, 피곤하다고 아무데서나 누워 잠을 청하는 일은 수면 습관을 망친다.
즉, 잘 때 안잘 때를 가리자.
여덟째, 조용하고 안락한 침실 분위기 조성이 필수다.
이는 좋은 수면의 기본 조건이다.
아홉째, 잠이 안오면 차라리 밤을 새워 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룻밤 새워 버린다고 각오하면 다음날 밤에는 달콤한 잠이 올 것이다.
열째, 골치 아픈 업무나 생각은 뒤로 미루자.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나 골치 아픈 생각과 한 이불 속에서 같이 동침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상이 수면 치료의 십계명이다. 이것만 지켜도 불면증의 많은 부분은 치료된다. '모세의 십계명은 달콤한 카스텔라'이고, 불면증의 십계명은 '달콤한 잠'이 될 것이다.
어느덧 중년을 훌쩍 넘기어 가끔식 새상 시름에 잠기다 보면.. 때로는 잠못 이루는 밤도 있습니다..그러나 낮 잠을 잠다든가 불규칙한 생활에서 오는 한두번 잠을 설치는것은 불면증이 아니라고 하네요..신문 기사에 실린 "불면증 십계명"에다.. 산행길에서 담아 온 찔래꽃 향기로 잔뜩 포장하여 두서없이 올려봅니다...행여나 잠못 이루시는 님들이 계신다면 한번 쯤 딜다 보시기 바랍니다...
2007.05.29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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