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갑산 모전석탑
솔길 남현태
장엄한 암봉은 철 따라
색동옷 갈아입으며
유구한 세월 속에 미를 더하고
건들면 와르르 금방 무너질
조그만 모전석탑
천 년의 긴 세월 비바람 견디며
묵묵히 갑산 지킨다
바위에 선체로 죽은 노송은
험난한 세월 속에
당당한 풍채 간직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섭리
길안천 굽이굽이
먼 길 돌아 순탄하게 흘러가니
암봉 사이에 담긴 아늑한 송사 마을
방초 우거진 천 년의 절터
야생화 철 따라 흐드러지는데
인간사 한평생
잠시 이곳 스쳐가는 실바람 인가
허름한 천지갑산 정상엔
옛 무덤 우두커니
길안천 내려다보며 추억 그린다
(200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