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노송
솔길 남현태
아늑한 상선암 초록 오솔길
비지땀 밟으며 올라선 암봉
바위틈 뿌리내린
깡마른 노송들 고단한 삶
도락의 절정인데
허기진 갈증 엉금엉금
촉촉한 바위 품 찾는
상처투성이 된 낡은 뿌리
나그네 발아래 잡혀 꿈틀꿈틀아린 고통 삼키며
찡그린 얼굴 누런 식은땀 흘린다
허덕이는 생사의 갈림길
앙상한 가지마다 집요하게 매달려
서방 어르듯 비비 꼬는
개살궂은 저 아낙들
구시렁 걸음 도락산 오른다
(2008.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