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울고 있는 노송

호젓한오솔길 2009. 5. 21. 00:30

 

 

울고 있는 노송

 

 

               솔길  남현태

 

 

아늑한 상선암 초록 오솔길

비지땀 밟으며 올라선 암봉

바위틈 뿌리내린 

깡마른 노송들 고단한 삶

도락의 절정인데

 

허기진 갈증 엉금엉금

촉촉한 바위 품 찾는

상처투성이 된 낡은 뿌리

나그네 발아래 잡혀 꿈틀꿈틀

아린 고통 삼키며

찡그린 얼굴 누런 식은땀 흘린다

 

허덕이는 생사의 갈림길

앙상한 가지마다 집요하게 매달려

서방 어르듯 비비 꼬는

살궂은 저 아낙들 

구시렁 걸음 도락산 오른다

 

 

(200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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