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꼬부랑 오솔길

호젓한오솔길 2009. 5. 29. 07:52

 

 

꼬부랑 오솔길

 

 

                 솔길 남현태

 

   

조잘대는 산새들 노래 따라

콧노래 흥얼흥얼

벙어리 냉가슴 세상사

바람결에 훌훌 털어내며

올라탄 산 등어리

자욱한 안개 봉우리 맺힌다 

 

다람쥐 도토리 줍다 달아난

졸참나무 아래 바스락 낙엽 쌓이면

돌부걷어차고 시치미 떼다 

시린 발 비비며 

하얀 비탈 미끄러지듯

비스듬히 산자락 흘러내린다

 

아침 이슬 말라가는 솔 향기

숲 속으로 기어 다니다

때론 화난 듯 엉키고 설키어

곤두박질도 치지만

언제나 꼬부랑 허리 비틀며 다소곳이

계곡 품 속으로 숨어들어 안긴다.

 

 

 (200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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