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내 손이 약손이다

호젓한오솔길 2009. 7. 13. 15:20

 

 

내 손이 약손이다

 

 

                 솔길 남현태

 

 

주린 배 달래려 풋과일 

찔래 꺾어 먹다

토사곽란에 아랫배 움켜잡고

동동 구르며 울던 날

 

할머니는

아픈배 주무르며

내 손이 약손이고 니 배는 똥배다

열심히 주문 외시고

 

어머니는 

고무신 끌고 장터 마을 약국에

까스명수 손에 들고 

언덕 너머

논둑길로 넘어질 듯 오신다

 

산골 약국 전매특허

만병통치 까스명수 없는 날 

얼반 죽은 목숨

눈이 석 자 들어간

피골상접한 몰골로 태어난다.

 

 

(200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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