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이 약손이다
솔길 남현태
주린 배 달래려 풋과일
찔래 꺾어 먹다
토사곽란에 아랫배 움켜잡고
동동 구르며 울던 날
할머니는
아픈배 주무르며
내 손이 약손이고 니 배는 똥배다
열심히 주문 외시고
어머니는
고무신 끌고 장터 마을 약국에
까스명수 손에 들고
언덕 너머
논둑길로 넘어질 듯 오신다
산골 약국 전매특허
만병통치 까스명수 없는 날
얼반 죽은 목숨
눈이 석 자 들어간
피골상접한 몰골로 태어난다.
(2009.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