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가산산성

호젓한오솔길 2009. 7. 13. 15:25

 

 

가산산성

 

 

           솔길 남현태

 

 

옅은 안개 찌푸린 팔공능선 끝자락

촉촉한 겨울 낙엽 길 따라 

올망졸망 바위 고개 타고 넘으니 

가산 봉우리 어렴풋이 고개 들어 반긴다 

여럿이 둘러앉을 아늑한 바위 동굴 

쪼개진 틈 사이로 걷다 보면 

길 막고 심술부리는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 굴 기어 통과하라 시네

  

깎아지른 절벽 위에 바위 다듬어

골짜기 지형 따라 겹겹이  

민초들 원성으로 쌓아올린 가산산성

칼 찬 병졸들의 함성은

세월 속에 허물어지고  

성곽에 무성한 푸른 이끼 입 모아

무정한 긴 세월 노래한다

 

구백 고지 가산에 작은 정상석

에게게 실소 절로 나고

안개로 흐린 시야

용바위 바라본 절경 추측만 할 뿐

족보 다른 나무끼리 배배 꼬며

끌어안고 올라가니 

비아그라 먹은 바위 암벽에 불끈 솟네 

 

돌아오는 능선길 잘못 들어 

치키봉에 올라 녹초가 된 아줌마

눈길 끄는 아늑한 돌침대 바위

아래쪽 아궁이에

군불 달구면 오죽 좋으랴

희미한 팔공 그림자 드리울 제

한티 휴게소 전등 켜지고 

엔진 소리 서둘러 집을 찾는다.

  

   
(2006.0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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