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투리 모정
솔길 남현태
산들바람 싱그러운 능선
아침 이슬에 고사리 고개 내밀고
노란 아기 망개 영글어간다
갑자기 발아래 튀어나온
까투리 한 마리
날개 퍼덕이며 곧 죽을 놈처럼
다짜고짜 괴성 지르며
잡아보란 듯
혼란스럽게 주위 뱅뱅 돈다
놀란 가슴 쓸어내리는 발 아랜
꺼병이 바글대니
어린 자식 다칠세라
낯선 침입자 유인하려
미친 듯 맴돌며
날개 부러진 곱사춤 추고 있다
목숨 건 처절한 모성애
부끄러운 마음에 행여나
낙엽 속에 숨은 꺼병이 밟을세라
살금살금 살피며
뒤꿈치 들고 죄지은 듯 달아난다.
(2006.05.20)
운주산 산행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