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마른 봉좌산
오솔길 남현태
덩그런 봉좌 바위에 뿌리내려
초록의 꿈 키워가던 가냘픈 잎새
누렇게 황달 들어
발아래 봉계 마을 꼬박꼬박 졸고 있다
오랜 불볕더위 숨 막히는 기근
도토리 쭉정이로 변해가고
비탈길 으름덩굴 주렁주렁
쌍방울 삼 봉으로 실하게 달린다
더위 모르는 연보라 도라지꽃
얽히고설킨 넝쿨 속 칡꽃
그윽한 향기 뿜어 꿀벌 모으고
방 낮 더위에 널브러진다
분홍 야생화 교만한 자태
보다 못한 개옻나무 단풍 물들고
너구리 토굴 깊이 숙면 들어간
목 타는 봉좌산 소낙비 그린다.
(200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