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목 마른 봉좌산

호젓한오솔길 2009. 9. 12. 20:48

 

 

목 마른 봉좌산

 

 

                오솔길 남현태

 

 

 

덩그런 봉좌 바위에 뿌리내려

초록의 꿈 키워가던 가냘픈 잎새

누렇게 황달 들어

발아래 봉계 마을 꼬박꼬박 졸고 있다

 

오랜 불볕더위 숨 막히는 기근

도토리 쭉정이로 변해가고 

비탈길 으름덩굴 주렁주렁

쌍방울 삼 봉으로 실하게 달린다  

 

더위 모르는 연보라 도라지꽃 

얽히고설킨 넝쿨 속 칡꽃 

그윽한 향기 뿜어 꿀벌 모으고 

방 낮 더위에 널브러진다

    

분홍 야생화 교만한 자태

보다 못한 개옻나무 단풍 물들고 

너구리 토굴 깊이 숙면 들어간 

목 타는 봉좌산 소낙비 그린다.

 

 

(200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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