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는 운주산
솔길 남현태
초록이 생기 잃고 오그라드니
흙먼지 날리는 오솔길
바람기 없는 마른 숲 속
지칠 줄 모르는 참매미 산천을 노래한다
가랑이 사이로 뚫고 지나간
큐피드의 화살인가
서로 껴안고 살다 상처만 남긴
연리지 아픈 사랑 이야기 흘린다
노랗게 비 기다리는 바위 이끼
버겁게 갈증과 싸우고
무성한 잡초 속에 매복한 낡은 비석
더위에 허덕이며 옛 무덤 지킨다
이글거리는 검푸른 창공에
물 알갱이 꿈 부풀어 올라
하얀 꽃 그림 수놓으니
쑥스런 노란 각시 고개 숙여 졸고 있다.
(200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