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졸리는 운주산

호젓한오솔길 2009. 8. 30. 18:16

 

 

졸리는 운주산

 

 

               솔길 남현태

 

 

초록이 생기 잃고 오그라드니

흙먼지 날리는 오솔길 

바람기 없는 마른 숲 속

지칠 줄 모르는 참매미 산천을 노래한다 

 

가랑이 사이로 뚫고 지나간

큐피드의 화살인가

서로 껴안고 살다 상처만 남긴 

연리지 아픈 사랑 이야기 흘린다

 

노랗게 비 기다리는 바위 이끼

버겁게 갈증과 싸우고  

무성한 잡초 속에 매복한  낡은 비석

더위에 허덕이며 옛 무덤 지킨다 

 

이글거리는 검푸른 창공에

물 알갱이 꿈 부풀어 올라

하얀 꽃 그림 수놓으니

쑥스런 노란 각시 고개 숙여 졸고 있다.

 

(200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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