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매미
솔길 남현태
메마른 칼등능선 참나무 그늘
열심히 노래하던 작은 욕쟁이 매미
슬금슬금 다가서는 발자국 소리에
뽑던 가락 멈추고 도망갈 자세로
바짝 노려본다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영리한 놈인지
굼뜬 산 꾼을 무시하는
건방진 처사인지
사진기 앞에 엉덩이 쑥 빼들고
곤지랍게 흔들어가며 노래한다
산천을 울리는 구성진 솜씨
초성 자랑하듯
한 소절 한 소절 잘도 넘어
메들리로 불러 대며
신나게 노는 놈 흥 깰세라
산사람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200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