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각사 뜰에서
솔길 남현태
장맛비 개인 외로운 기룡산
오솔길 끝에 매달려 한가로운
천 년 고찰 묘각사
뒤뜰에 핸드폰 통화소리
불경 대신 고요한 절간 깨운다
노란 각시원추리 무리로 피어
여름 볕에 선탠 즐기고
축대 위에 능소화
가련한 전설 속삭이듯 고개 숙이니
분홍빛 당국화 손들어 반긴다
손톱 물들이던 빨간 봉선화
메리골드 요염함에
카메라 눈 연방 깜박이고
마지막 접시꽃 마른 대궁이 달려
눈치 살피며 안간힘 쓴다
뙤약볕에 활짝 핀 코스모스
자태 뽐내지 마소
화사한 여름 각시 서글퍼진다
아늑한 묘각사 뜰 안에
부처님의 자비 가득 흐른다.
(2006.07.29)
기룡산 산행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