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따라 운주산
솔길 남현태
하얀 눈 위에 잔뜩 노려보며
폼 잡고 부랑케 짖어대다
카메라 겨누어 다가가니
슬그머니 꼬랑지 내리고 돌아선다
뽀드득뽀드득 정겨운 소리
빗자루 눈길 튼 안국사
적막강산인데
주차장엔 자동차 두 대
하얀 이불 덮고 겨울잠 취해있다
엉엉 울어도 들어주리 없는 골짜기
종각에 달린 종 크게 보이고
통행 금지된 낡은 구름다리
하얗게 덮인 돌탑
모진 세월 살아남아 보물 되어라
골짜기 낙엽 위에 깔린 융단
뽀드득 밟고 오르는 기분
정상은 하얀 헬기장
멀리 보현산에 눈보라 감아 돈다.
(2007.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