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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1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슈퍼박테리아(수퍼버그) 사망자가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사망자를 낸 슈퍼박테리아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다제내성 아시네토 박터 바우마니’(MRAB)이다. 이 박테리아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감염될 경우 패혈증이나 폐렴 등의 증세로 사망하게 된다.
도쿄 이타바시구에 있는 데이쿄대 병원은 지난해 10월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그동안 이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가 9명에 달했는데, 병원 이미지 추락을 우려해 이를 은폐해왔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일본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 들어와 치료를 받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내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3일 "국내에는 아직 수퍼버그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의료계는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슈퍼박테리아는 감염자가 사망해도 단순한 세균성 폐렴 등으로 사망원인을 기록하기 때문에 슈퍼박테리아가 공식적인 사망원인으로 집계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1961년 발견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1996년 일본에서 발견된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 등 특정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가 국내에서도 출현한 적이 있어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슈퍼박테리아에 의한 사망자가 국내에서 없었다고 결론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기로 전염되는 인플루엔자와는 달리 슈퍼박테리아는 상처 부위 등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특히 병원에서의 감염에 철저히 대비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새로운 내성균 출현을 조기에 발견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대형병원 50여곳을 대상으로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VRSA, MRSA, VRE 등 6종의 다제내성균 감염현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는 감시체계를 가동 중이다.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