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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가족과의 관계, 자기 자존감의 정도, 사회에서의 명성 등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돈이 아닌 그 이외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단, 연간 7만5000달러(우리 돈 8800만원으로 이 정도의 수입은 우리나라로 치면 연봉 1억 원 정도를 받는 수준)의 수입을 벌어들일 때까지만이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앵거스 데튼 교수팀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45만 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연간 가계 수입과 그들이 일시적으로 느끼는 만족감, 자신의 삶에 대한 전체적인 행복감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연간 수입이 7만5000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 수입이 늘어날수록 행복감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7만5000달러를 넘게 버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소득과 행복이 정비례하는 법칙이 해당되지 않았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성취감이나 일시적인 만족감은 느낄 수 있지만 전체적인 행복감은 더 커지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에 대해 한동철 서울여대 부자학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돈에 대한 욕심이 조금 더 강해서 그 정도 수준에서 행복이 멈추지는 않겠지만, 만약 같은 조사를 했을 경우 결과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앵거스 데튼 교수는 “연간 7만5000달러 이하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은 수입이 늘어날수록 행복해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연봉이 10만 달러인 곳에서 20만 달러인 곳으로 옮긴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 제임스 매덕스는 “돈을 벌면 벌수록 행복 또한 늘어난다는 주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어느 정도까지의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다고 하지만 돈이 최상의 행복을 결정짓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인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전 세계 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내용은 미국 국립과학회보에 9월 6일 개재됐으며, 미국 건강정보사이트 헬스데이가 7일 보도했다.
한희준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