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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떨게 만드는 '자일리톨 껌'

호젓한오솔길 2010. 12. 1. 08:24

 

치과의사 떨게 만드는 '자일리톨 껌'

 

 

자일리톨 3~4알 먹으면충치발생률 47.1% 감
임산부가 자일리톨 씹으면 아기도 충치예방 효과 있어

 

우리나라의 연간 껌시장 규모는 2300억원(2009년 기준). 이 가운데 자일리톨 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정도. 껌 개수로 환산하면 약 30억개로, 온 국민이 1년에 60여개의 자일리톨껌을 씹고 있는 셈이다. 2000년 국내에 출시된 이후 '국민 껌'으로 자리 잡은 자일리톨 껌의 특징은 충치 예방 효과. 그러나 인터넷이나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잠자기 전이나 양치 후에 자일리톨 껌을 씹는 것이 효과적인가'라는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과연 자일리톨은 충치 예방에 분명한 효과가 있는 것일까.

 

자일리톨은 자작나무나 떡갈나무 등에서 추출되는 자일란과 헤미셀룰로오스 등을 합쳐서 만든 설탕 대용 감미료이다. 딸기나 시금치 등 과일과 채소에도 함유돼 있지만 대부분 자작나무에서 추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자로는 목당(木糖), 핀란드에서는‘자작나무 설탕(birch treesugar)’이라고 불린다. / 롯데제과 제공

 

충치 원인균 '뮤탄스' 제거하는 자일리톨

일반적으로 충치란 충치균(菌)인 뮤탄스(mutans)균이 음식물에 들어 있는 포도당·과당 등을 먹고 배출하는 배설물이 치아의 표면을 상하게 하는 현상을 말한다.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원리는 이렇다. 자일리톨 성분이 입에 들어가면 우선 입 안을 시원하게 해주는 청량 효과로 침 분비를 촉진해 입속에 남아 있는 포도당·과당 등 '충치균의 먹이'를 씻어낸다.

그런 뒤 자일리톨 입자가 입 안에 남게 되고, 충치균은 이를 먹으려고 달려든다. 하지만 자일리톨은 일반 당(糖)과 달리 충치균이 분해하지 못한다. 뮤탄스균은 6개의 탄소로 만들어진 포도당(6탄당)은 쉽게 분해하지만 자일리톨은 5개의 탄소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충치균은 자일리톨을 분해하려는 과정을 여러 차례 되풀이하면서 '헛고생'만 하다 균 자체의 독성이 떨어지면서 결국 치아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이런 원리 때문에 자일리톨은 충치를 예방하는 데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자일리톨 껌

 

과일·채소에 함유된 자일리톨, 자작나무에서 주로 추출

자일리톨 껌의 주원료인 자일리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자일리톨은 자작나무나 떡갈나무 등에서 추출되는 자일란과 헤미셀룰로오스 등이 합쳐진 것이다. 딸기나 시금치 등의 과일과 채소에도 함유돼 있어 한때 옥수수 전분을 발효시켜 자일리톨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생산효율(추출률)이 떨어져 요즘은 대부분 자작나무에서 추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일리톨은 한자로는 목당(木糖), 핀란드에서는 '자작나무 설탕(birch tree sugar)'라고 불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일리톨의 당도(糖度)는 설탕과 거의 같지만 열량은 설탕의 약 75%로 낮다. 또 입 안에서 녹을 때 주위의 열을 흡수하여 청량감을 주는 천연감미료 기능도 한다.

자일리톨로 충치 발생률 절반 가까이 줄여

1975년 핀란드에서 처음 개발된 자일리톨 껌은 영국·스웨덴·핀란드를 비롯한 유럽의 껌 소비자들 가운데 약 90%가 이용하고 일본 껌시장에서도 4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자일리톨이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각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캐나다 몬트리올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자일리톨 껌 3.4g(3~4알)을 2년간 매일 섭취해 충치 발생이 45~61% 감소했으며, 핀란드 투르크 지역에서는 설탕을 모두 자일리톨로 대체한 결과 80% 이상의 충치 발생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구지역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자일리톨 섭취로 충치 발생이 47.1%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롯데제과가 실시한 어린이 구강청결 교실.

갓 태어난 아기의 치아 건강에도 자일리톨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뮤탄스균은 식품 등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감염되는 유일한 경로는 엄마를 비롯한 가족들이다. 모유를 주거나 음식을 함께 먹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입 안에 있던 뮤탄스균이 아기의 입으로 전달되는 것. 핀란드 투르크대학 에바소더링 교수는 "임산부가 자일리톨을 씹으면 자녀의 뮤탄스균 감염이 조기에 차단돼 엄마와 아기가 충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자일리톨, 얼마나 씹어야 효과 있나?

그렇다면 자일리톨껌을 얼마만큼 씹어야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1일 3회(6알), 자일리톨 5~6g을 섭취할 것을 추천한다. 단, 단맛 성분(감미료)의 50% 이상이 자일리톨로 채워져야 하고 나머지 감미료들도 입안에서 충치균에 발효되지 않고 산(酸)을 발생시키지 않아야 한다.

자일리톨의 효능을 충분히 얻으려면 입안에 오랫동안 두어야 하는 만큼 음료나 다른 식품보다 껌을 씹음으로써 섭취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