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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안마시는데 생기는 통풍? ‘가성통풍’이란?

호젓한오솔길 2010. 12. 14. 19:27

 

술도 안마시는데 생기는 통풍? ‘가성통풍’이란?

 

 

 

# 최진철(가명)씨는 얼마 전부터 60대의 노모가 관절통을 호소해 정형외과를 방문했다. 진단 결과 통풍으로 인한 관절통이었다. 하지만 담배는커녕 술도 마시지 않는 어머니가 퉁풍이라는 얘기에 최씨는 의아했는데, 검사 결과 일반적인 통풍이 아닌 가성통풍이라는 질환이었다.

발가락 아닌, 무릎에 통증 일으키는 가성통풍

가성통풍이란 통풍성 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일종의 관절염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통풍과는 그 원인이나 발병연령에서 차이를 보인다.

정새롬 일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통풍은 관절에 요산결정체가 쌓여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지만 가성통풍은 요산대신 칼슘결정이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60대 이후 노년층에게서 잘 생긴다”고 말했다.

가성통풍은 뚜렷한 발병원인을 찾기는 어렵지만, 칼슘 농도가 올라가는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철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혈색소증이 있을 때 발병위험이 높아지고,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환자에게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요산결정이 원인이 되는 통풍의 경우 육류를 좋아하고 술을 자주 마시는 남성들에게서 발병하지만 가성통풍은 65~75세 사이의 노인,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7배정도 많이 발생한다. 또한 통풍 환자의 40%가 엄지발가락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반면, 가성통풍은 50%가 무릎관절에서 통증이 시작된다, 그 외, 엄지발가락이나 손목관절에서도 발견된다. 증상은 일반적인 통풍 증상과 비슷한데, 통풍이 생긴 관절에 통증이 생기고 벌겋고 붓고 열이 난다.

때로는 몸에 열이 나고 근육통이 심해질 때도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외상을 입었을 때 관절염 발작이 심하게 일어난다는 점도 통풍과 흡사하다. 가성통풍이 장기화되면 일반적인 관절염처럼 관절의 구조가 파괴되면서 관절변형이나 불구를 일으킬 수 있다.

급성은 관절천자 만으로도 증상완화, 만성일 때는 치료 어려워

가성통풍이 의심될 때, 방사선 검사를 하면 연골이 돌처럼 단단해지는 연골 석회화 현상이 관찰된다. 그러나 석회만을 가지고 가성통풍이라고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 이런 경우 무릎의 관절액을 주사기로 조금 추출해 분석해 확진을 하기도 한다.

가성통풍이 아직 만성화되지 않고, 급성 가성통풍으로 인한 통증이 심할 때는 관절천자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관절천자는 쉽게 말해 관절액을 추출하는 것인데, 관절액을 추출하면 관절강 내의 압력이 줄어들어 통증이 덜해진다. 가성통풍이 생긴 부위 피부를 마취시킨 뒤 주사기를 넣어 관절액을 제거하는 간단한 시술이다. 혹은 비스테로이드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아픈 관절 안으로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염증과 통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급성인 경우에는 비교적 쉽게 통증이 가라앉는 편이다.

다만 급성 가성통풍이 수 일에서 수 주 동안 지속되다가 만성 가성통풍이 되는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만성이 되면 관절의 퇴행성변화가 생겨 관절염을 동반하게 된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지면 인공관절치환술만이 답이 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으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60대 이상의 노인으로 때때로 관절통 발작으로 심한 관절통이 생기거나 엄지발가락이나 무릎, 손목의 관절이 붓고 열이 난다면, 퉁풍으로 인한 관절통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관절천자로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안타깝게도 가성통풍은 원인이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예방방법도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손상된 연골에서 칼슘결정들이 관절강 내로 퍼지고 이 결정들이 염증을 유발해 가성통풍이 일어난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평소 무릎관절, 특히 연골의 손상을 줄이는 것이 하나의 예방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체내의 칼슘농도를 높이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가성통풍이 있는 환자라면 특히 수술 전후 출혈이 있고 체내 수분이 부족할 때 통풍성 발작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잘 쉬도록 하는 것이 좋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