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속의 고향
벌써 한 달 전에 시작된 장마가 포항에는 아직 비다운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가 이어지더니, 어제 톨요일에는 비가 제법 내렸다. 오늘은 산악회 산행 예약이 되어 아침 일찍 일어나니 호우주의보 속에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마눌은 새벽에 일어나서 도시락을 준비해놓고는 잘못하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으니 원만하면 가지 말라고는 눈치다. 배낭을 챙겨두고 아침을 먹고 나니 갈까 말까 망설여진다. 내리는 빗줄기가 하도 거세어 빗속으로 산행을 나서기가 내키지 않아 결국은 포기한다.
산행을 포기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전화벨이 울려 수화기를 드니 어머님 목소리다. "야야. 가가. 오늘 약 가지고 온다고 하던데, 비가 억수로 많이와서 위험하니 오지 말라고 해라. 약은 아직 며칠 분 남아 있다"고 하신다. "예 알았니더. 있다가 날이 개면 연락하고 가던지 할게요."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몇 시간 후에 또 전화가 왔어 마눌과 통화하는 것을 보니, 들어 왔으면 하는 눈치다. 하여 비가 개는 시간에 마눌과함께 시골로 향한다.
* 시골집에 도착하니 마당이 질어서 삽지껄에 주차한다.
* 비를 맞은 채소들이 싱싱하다.
* 오이꽃.
* 비 맞은 모습 싱그럽다.
* 상추와 파.
* 비 맞은 하늘채송화.
* 삽지걸에서 바라본 풍경.
* 높은 산은 안개에 가리었다.
* 얄궂은 날씨가 비가 오다가 그치다가를 반복한다.
* 풀협죽도.
* 빨간 모습으로 매년 여름 고향집 길목을 지킨다.
* 감자꽃에도.
* 빗방울이 맺힌다.
* 길 가장자리에 난 댑싸리는 결국 후진하던 내 차에 깔리어 잠시 후 최후를 맞이한다.
* 비내리는 고향 풍경.
* 안산에도 안개가 피어오르고.
* 오목등 넘어 향로봉은 안갯속에 머리를 숨겼다.
* 장독대 앞 고추밭.
* 비료 포대에 심어진 고추가 참 실하다.
* 마당 앞 채소밭.
* 축담 아래 채송화.
*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듯.
* 엄나무.
* 한바위가 있는 서산은 빗속에 가리었다.
* 잠시 멈추던 비가 또 쏟아진다.
* 오이 덩쿨.
* 잠시 비가 소강상태. 고추도 따고 상추도 뜯는다.
* 비 개인 풍경.
* 친환경 우렁이 농법..
물에 잠긴 잡초는 우렁이가 다 먹어치우니, 옛날 처럼 더운 논에 엎드려 논을 맬 필요도 없고 독한 제초제를 칠 필요가 없단다.
* 벼포기에 빨간 우렁이 알이 달려있다.
* 우렁이는 번식력이 대단한 듯하다.
* 빨간 꽃처럼 곱다.
* 우렁이 삼형제. 우렁각시 이야기가 떠오른다.
* 며칠 뒤면 우렁이가 되어 잡초들을 먹어치운다.
* 물살을 따라 기어 오르는 우렁이.
* 물도랑에도 우렁이 알이.
* 고향 상옥은 포항시의 유일한 슬로우시티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품질 좋은 농산물만 생산하는 산골 마을이다.
* 잠시 장맛비 그친, 싱그러운 고향 풍경...
2011.07.10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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