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건강 찾아 떠나는 가을여행지, 충남 금산
백두대간과 금남정맥 사이로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금산은 '금수강산(錦繡江山)'을 줄여 붙인 이름. 그만큼 자연경관이 수려하다.
이처럼 금산이 아름다운 이름을 얻은 데는 '보석사(寶石寺)'도 한몫했을 것 같다. 사찰치고 이름이 독특한 보석사는 이맘때 찾으면 고즈넉한 숲과 산사를 만끽할 수 있는 천년고찰이다.
- ▲ 입구부터 보석사까지 이어지는 전나무숲 길.
금산의 진산인 진악산(해발 732m)에 자리한 보석사는 웅장하기보다는 아담한 절이다. 하지만 신라 헌강왕 11년(885년)에 조구대사가 창건했으니 역사의 무게는 만만찮다. 독특한 이름은 당시 절 앞산 기슭에서 캐낸 금으로 불상을 만들어 '보석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주차장을 지나면 코앞이 일주문. 특이하게도 단청이 없는 일주문은 거무튀튀한 때깔이 오히려 무게를 더해준다.
일주문을 지나자 딴 세상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전나무가 길 양쪽으로 도열해 나무터널을 만들었다. 절까지 이르는 이 길은 속세를 떠나는 첫 관문이기 때문일까. 절집을 찾아가는 길은 나무 하나 돌 하나가 새롭다.
- ▲ 보석사의 또 다른 볼거리인1,100년된 은행나무.
200여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은 한석규가 등장하는 TV CF 촬영지로 한차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길을 따라 오른쪽에 맑은 계곡물이 흐르니 물소리를 들으며 옮기는 발걸음이 가볍다.
그 길끝 좌측에 1천10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를 안은 채 위엄을 자랑하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65호)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높이 40m, 둘레 10.4m의 은행나무는 조구 대사가 제자 5명과 함께 6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었는데, 그 나무들이 하나가 됐다고 전해온다.
- ▲ 1,100년이라는 세월만큼이나 거대한 크기의 은행나무.
땅속으로 뻗어 내린 뿌리만 100여평. 위로 뻗은 가지가 땅으로 내려와 다시 하늘로 치솟은 형상이 이채로운 은행나무는 마을이나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큰소리로 울어 재난을 예비토록 했다고도 한다.
발걸음을 옮겨 보석사 내부로 들어서면 대웅전, 의선각, 산신각, 조사장, 응향각, 기허당, 요사채 등이 병풍처럼 둘러싼 진악산 자락에 단아하고 차분하게 들어앉아 있다.
사찰은 규모가 크거나 드나드는 이가 많지 않지만 옛 품위와 아름다움은 곳곳에 남아 있다.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이, 가을이면 오색단풍이 운치를 더해주는 보석사는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곳이다.
- ▲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분위기의 폭포.
보석사에서 마음을 다스렸다면 인근 12폭포에선 건강을 다져보자.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금산의 12폭포는 가을 트래킹 코스로 제격이다.
금산 구석리 모치마을 앞에 위치한 봉황천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에서 12폭포 트레킹이 시작된다. 네모 반듯한 징검다리를 건너 싱그러운 풀 향기 가득한 오솔길을 따라 20~30분 남짓 걷다 보면 첫 번째 폭포를 만나게 된다. 12폭포 중 가장 큰 폭포로 2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높은 절벽에서 맹렬한 기세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탄성을 자아낸다.
- ▲ 폭포의 물줄기를 풀의 부드러움으로 표현한 초포동천(艸浦洞天, 좌측)과 폭포 물소리가 마른하늘에 우뢰 소리와 같다는 청뇌(晴雷, 우측) 각자의 모습.
폭포에는 초서체로 초포동천(草浦洞天) 이라는 네 글자가 커다랗게 새겨져 있다. 글자는 세월의 흔적 탓인지 약간 희미하지만 그 안에 담긴 옛 묵객들의 정취는 여전히 남아 우리에게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12폭포만의 독특한 특징은 폭포 앞 바위 자락에 새겨진 유려한 서체의 문구들이다. 바위에 새겨진 다양한 서체와 의미 있는 글자들은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글자가 새겨진 연대나 글자를 쓴 사람의 이름은 알 수 없지만 풍상에 마모된 흔적은 오래전부터 묵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왔음을 짐작케 한다.
- ▲ 많은 사람들이 12폭포를 다녀간 흔적들이 남아있다.
트레킹 코스로 쌓인 피로는 금산의 깊은 산속에서 풀자. 금산은 전체 면적의 71%가 임야로 구성된 땅. 특히 금산산림문화타운이 위치한 남이면 건천리 일대는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잘 보존돼 있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은 남이자연휴양림, 금산생태숲, 느티골 삼림욕장이 위치한 생태 종합휴양단지로 하룻밤 쉬어가며 금산의 깊은 숲을 감상하기에 적소인 곳이다. 선야봉으로 뻗은 등산길과 청정계곡은 봄이 오면 오붓함을 더한다.
곳곳에 삼림욕을 할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됐으며 깔끔하게 하루를 묵어 갈수 있는 숲속의 집도 준비돼 있다. 숲속의 집 바로 앞에는 냇물이 흐르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 ▲ 금산산림문화타운 내 산책로에선 편백나무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흡입할 수 있다.
금산 산림문화타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금산 생태숲으로 숲체험과 생태학습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생태숲 학습관에서는 금산 숲의 아름다움을 입체영화로 만나 볼 수 있으며 금산의 식생에 대한 흥미 넘치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직접 몸으로 느껴보는 '만져보는 숲', 금산의 다양한 약용식물을 모아놓은 '약이 되는 숲' 등 다양한 테마 숲들을 거니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 ▲ 금산산림문화타운 내 생태숲에 조성된 연못.
Travel Taste 인삼삼계탕
닭에 인삼을 넣고 고아 먹는 삼계탕은 전국 어느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 그러나 금산의 삼계탕을 여느 지역의 그것과 동일시한다면 큰 오산이다.
- ▲ 금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인삼삼계탕.
금산 인삼삼계탕은 금산에서 생산된 무공해 재료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아주 특별하다. 기본 재료는 닭과 금산의 수삼. 여기에 녹용, 대추, 밤을 비롯해 닭과 조화를 이루는 각종 한약재를 넣고 푹 고아내 독특한 맛을 낸다. 혀끝을 감도는 걸쭉하고 깊은 맛의 삼계탕에 인삼주 한잔이 곁들여지면 사철 보양식이 따로 없다.
※ 보석사
위치 :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 711
전화 : 041-753-1523
※ 12폭포
위치 :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구석리
전화 : 041-750-2391
※ 금산산림문화타운
위치 :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건천리 산166
전화 : 041-753-5706
홈페이지 : http://forestown.geumsan.go.kr/
※ 개삼터관광농원
위치 :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677
전화번호 : 041-752-1444
메뉴 : 인삼삼계탕(10,000원), 유황오리(35,000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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