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I]
우물에선 용이 승천… 산엔 용의 기운이!
경기북부 용의 전설이 깃든 곳
떴다 하면 구름 위요, 앉았다 하면 깊은 물속이라. 오색찬란하게 몸의 색깔을 바꾸고, 신출귀몰 빛의 속도로 날기에 그 모습을 본 사람이 없는 신령스러운 동물, 용이다. 잠이 들기 전에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용이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용이 나타나고, 승천하고 심지어 대로(大怒)한 흔적까지 마을 이름과 장소에 남아있다. 경기북부에 남아있는 용의 이야기는 어떤게 있는지 알아본다.〈표〉
용의 순 우리말은 '미르'이다. '훈몽자회'에서 '미르 룡'이라 했는데, 이 미르가 물의 고어인 '믈'에서 왔다. 용은 물에서 태어나고, 물을 잃으면 한갓 개미도 까불댄다 할 만큼 힘을 잃는다고 했다. 그래서 용이 들어간 지명 중에는 강, 우물, 연못, 나루터 등이 자주 등장한다.
김포시 월곶면 용강(龍康)리 마을 내에 위치한 용못은 김포의 명산인 문수산 기슭에서 유일하게 물이 솟아나는 곳으로 큰 못과 작은 못이 있었다. 큰 못에선 암룡이, 작은 못에선 수용이 머무르다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파주시 파평면 파평용연(坡平龍淵)은 2천여평에 달하는 자연못이다. 신라 진성왕 때 용연에 옥함이 떠있어 근처에 사는 윤온이라는 할머니가 거두었는데, 여기서 나온 아이는 붉은 점, 북두칠성 점, 겨드랑이에 비늘을 81개 달고 있는 남다른 아이였다. 파평 윤씨의 시조가 된 윤신달은 고려왕조의 개국공신으로 상중대광태사의 벼슬에 올랐다.
의정부 용현동은 옛 지명인 어룡(漁龍)리로 '부용천에 살던 물고기가 용이 되어 승천했다'고 해서 어용골이라 불렸다.
파주의 감악산에는 용지(龍池)라는 연못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감악산 서쪽 꼭대기에 가물거나 장마가 져도 물이 불거나 줄지 않고 비를 빌면 비가 내리는 용지라는 신령스러운 연못이 있다고 적혀 있다.
반면 용의 지형을 함부로 절단하여 낭패를 본 일도 전해내려 오는데, 김포의 용허리길과 양주시 남면 용바위 고개가 대표적이다. 용허리길은 김포시 월곶면 군하 3리 봉골마을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옛날 이 근방에 살던 부자는 인심이 후하여 손님이 항상 들끓었다. 그러나 갓 시집온 며느리는 이를 반기지 않았고 시주승에게 부탁하여 묘안을 얻었다. 며느리는 하인을 시켜 밤중에 뒷산 허리에 길을 만들도록 하고 자신은 빗질을 했는데, 갑자기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이 집이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하인들이 산을 잘라 길을 만들던 자리에서는 하얀 피가 흘렀다고 한다. 그 때부터 이 지역에서는 밤중에 여자가 머리를 빗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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