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상속세 얼마나 알고 계세요?

 

알쏭달쏭 상속세 얼마나 알고 계세요?

 

영국의 윌리엄 왕자는 올해 6월, 서른이 돼 모친 고 다이애나비의 유산 1천만 파운드를 상속받는다. 아들이 서른이 되는 해 생일인 6월 21일에 유산을 상속하겠다는 것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다이애나비의 바람이었다. 만약 윌리엄 왕자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그는 상속 재산의 50%인 5백만 파운드를 상속세로 납부해야만 한다. 1파운드가 1,863원인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1천만 파운드는 약 186억 원 정도 된다. 윌리엄 왕세자는 그중 93억원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절세의 정석

예전에는 상속세 납부가 부유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을 보면 10억을 웃도는 경우가 많다.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상속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부유층만큼 상속세를 절약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지 못한다. 은행의 PB센터 역시 고액 재산 관리층을 위주로 편성되어 있어서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 신한은행 대전지점 PB센터 김동균 센터장은 상속세를 줄이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연금보험’을 권한다.

은퇴 후의 삶 혹은 노후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선택하는 보험이 연금보험이다. ‘100세까지 산다는데, 준비되셨나요?’라고 묻는 광고, 본 적 있을 것이다. 연금보험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본인이 죽을 때까지 받는 종신형으로, 연금 적립액을 남아 있는 수명과 투자수익률에 따라 일정 금액으로 나눠서 받는다. 노후 생활비인 셈이다. 이 종신형 연금에는 한 가지 약점이 있다. 평균수명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 조기에 유산을 상속하게 될 경우 원금을 손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 약점을 보완하는 상품이 10년에서 50년까지 지급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만약 연금을 가입할 때 50년간 확정적으로 수령하는 타입을 선택한다면, 설혹 20년 후 가입자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유가족이 남은 30년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연금도 상속이 되는 것이다. 물론 연금도 상속재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다른 재산과 합산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대신 권리를 수령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 원의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30% 정도의 금액이 할인된 7천만 원 정도로 평가된다. 즉, 실제 수령하는 연금액보다 적게 평가되는 것 자체가 상속세를 절세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 역시 금액이 많을수록 절세 폭은 높아지므로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절세 수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상속세 과세기준

상속세는 우리나라 세금 중에서도 세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과세표준 1억 원 이하는 10%, 5억 원 이하는 20%, 10억 원 이하는 30%, 30억 원 이하는 40%, 30억 원을 초과하면 50%가 적용된다. 최근에는 절세를 위해 배우자나 자녀에게 사전 증여로 재산을 분배하는 경우가 많다. 상속재산이 10억 원인 경우 사전 증여를 하면, 일괄 공제 5억 원과 배우자 공제 5억 원으로 총 10억 원이 상속재산에서 공제돼 내야 할 상속세가 없어진다.

상속·증여세는 재산이 10억 이상인 이들에게 부과된다. 누진세를 적용하는 만큼 재산이 많을수록 세율도 높아진다. 경제뉴스에서 재벌가 2세의 편법 증여, 세금 탈루, 해외 재산 은닉 등이 논란이 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보유한 재산이 많을수록 후대에 상속할 재산도, 납부해야 할 세금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상속·증여세를 부과하는 이유는 상속인의 입장에서 볼 때 근로소득이 아닌 ‘불로소득’이기 때문이다. 노동 없이 거액의 재산을 얻는 일은 설사 부모의 유산이라 할지라도 사회 전체의 건전성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게 상속·증여세 제정의 목적이다.

미리미리 대비하자, 상속세 절세 guide

01 상속할 재산이 있다면 살아 있는 동안 미리 증여하는 게 좋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세율이 동일하지만, 공제되는 금액이 다르다. 증여의 경우 성인 자녀를 기준으로 10년에 3천만 원까지, 배우자는 10년에 6억 원까지 공제된다. 단, 미리 증여했더라도 피상속인이 사망한 시점이 10년 이내면 증여가 아닌 상속세의 대상이 된다.

02 현금은 명확한 과세 대상이다. 반면 부동산은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로 과세된다. 기준시가는 대개 시세의 60~70% 수준이다. 즉, 실제 평가금액보다 훨씬 저평가되는 셈이고, 그만큼 세금이 줄어든다. 따라서 재산 중 부동산이 있다면 부동산으로 증여하는 게 유리하다. 공시지가 갱신날짜는 매년 5월 31일이다.

03 손자, 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면 부모를 통하지 않고 직접 증여하는 게 좋다.

04 증여의 경우 3개월 내에, 상속의 경우 6개월 내에 자진신고를 하면 최대 10%의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고기간을 넘기면 20%의 가산세가 부가된다.

05 건물을 상속할 때는 월세보다 전세가 많은 게 유리하다. 전세금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유슬기 기자 | 도움말 김동균(신한은행 대전지점 PB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