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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버섯 따라간 금곡산

호젓한오솔길 2012. 9. 1. 22:59

 

 

영지버섯 따라간 금곡산

 

* 위   치 : 경북 경주시 안강읍 두류리

* 일   자 : 2012.09.01(토요일)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두류리 점말- 영지 찾아 능선 따라- 사박지

* 산행시간 : 약 4시간 소요(유유자적)

 

유난히도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던 올 여름은 더위 끝에 처서를 지나 가을 장마가 이어지는가 싶더니, 지난 주에는 화요일에 15호 태풍 '볼라벤'과 목요일 14호 태풍 '댄빈'이 연달아 한반도에 상륙하여 많은 인명 피해가 나고 농작물 등 피해가 심하다고 한다. 다행이 태풍 두 개가 비껴간 포항은 일부 과수 농가에서 바람 피해를 조금 입었을 뿐 대부분 별 피해가 없이 조용히 지나간 듯하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의 문턱으로 넘어가는 9월 초하루, 지난 두 주 동안은 응봉산 용소골과 지리산 뱀사골 산행을 간다고 새벽 일찍 일어나 출발을 했는데, 이번 주에는 별 다른 산행 계획이 없으므로 느긋하게 일어나서 간단하게 근교 산행이나 다녀올 요량으로 오전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슬슬 짐을 챙겨 집을 나선다.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요즘은 여름 꽃들도 대부분 시들어 든 끝물이고, 억새 산행도 아직은 이른 편이고, 단풍철도 이르고 하여 별로 볼만한 테마가 없이 그냥 걷기만 하는 산행길은 처서는 지났지만 아직은 더운 날씨에 마지막 발악을 하는 산모기 때가 성가시게 달려들어 극성을 부리므로 조금은 짜증나고 무료하게 느껴진다.

 

어디 영지 버섯이나 찾아가면서 잠시 걸어보고 올 곳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찾아간 곳이, 옛날에 낚시를 자주 다니던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하곡 저수지를 지나 다니면서 건너다 보이는 무릉산 자락의 오막한 골짜기 두류리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나지막한 능선들이다. 주위에 금곡산과 어림산 사이에 있는 두류 2리 마을은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곳이라 궁금하기도 하여 골짜기를 한번 둘러보고 주위의 능선에 올라 영지버섯을 살펴가면서 어슬렁거리며 걸어볼 요량이다.

 

하곡지 아래로 난 길을 따라 화산골로 들어가다가 우측으로 저수지 옆으로 자동차가 한 대 겨우 다니는 좁은 길로 혹시 마주 오는 차가 있을까 조마조마하게 들어가니, 길게 이어지는 골짜기에는 예상보다 농가도 많고 풍요로워 보이는 논과 밭들이 넓다. 맑은 물이 철철 흐르는 사박천 옆으로 따라 올라가는 제법 너른 들판에는 두 번이나 덮친 태풍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이 벼가 잘 익어가고 과수원의 과일들도 맛이 들어가고 있다.

 

좁은 마을 길가에 차를 세우고 배낭을 매고 산행을 하기도 그렇고 하여, 자동차 한 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길을 따라 작은 마을을 몇 개 지나 골짜기 상류로 올라가니, 멀리 저수지 둑이 보이는 곳에 우측으로 잘 가꾸어진 가족 묘지가 있고 잔디가 잘 다듬어진 주차장도 넓다. 너른 묘지 앞 에 주차하고 배낭을 챙겨 우선 슬금슬금 골짜기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 두류 2리 다문다문 있는 마을을 지나니 우측에 잘 가꾸어진 가족 묘지가 보인다.

    묘지 앞 너른 공터에 주차하고 골짜기를 따라 올라 간다.

 

 * 묘지 앞에 주차하고 올라가다 돌아본 전경 고요하다.

 

 * 묘지 주위에 여러 그루 심어진 목백일홍이 마지막 화사한 자태를 사르고 있다.

 

 * 우측에 잘 단장된 가족 묘지 전경.

 

 * 뒤쪽에서 바라본 묘지는 봉송은 없고 국립묘지처럼 비석만 여러 개 세워져 있다.

 

 * 시멘트 포장된 농로를 따라 사박지 쪽으로 올라간다.

 

 * 도랑에 맑은 물이 철철 흘러 넘치니 풍요로워 보인다.

 

 * 골짜기 깊은 사박지 제방에 올라서니 풍경이 멋지다.

 

 * 근래 태풍과 잦은 비로 만수가 된 사박지 수면에 깊게 드리워진 초록과 산 그림자가 비치니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는 초록은 어느덧 서서히 가을 빛으로 물들어 간다.

 

 * 사박지 제방 건너 바로 산으로 오를까 하였지만, 칭칭 감긴 칡넝쿨이 만만치 않아 보여 골짜기로 조금 더 올라가보기로 한다.

 

 * 경주시에서 1966년부터 조림 사업을 하였다는 낡은 안내판이 칡넝쿨에 가려 있고.

 

 * 골짜기 주위 산 비탈에는 잣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 저수지 옆으로 난 길에는 온통 늙은 뽕나무에 칡넝쿨 우거진 초록 풍경이 이어진다.

 

 * 칡넝쿨 우거진 저수지 주변 초록 풍경.

 

 * 자연 그대로 잘 어우러진다.

 

 * 신기한 것은 칡넝쿨 감긴 나무들이 대부분 뽕나무인 것을 보면, 옛날에 이 골짜기에 양잠을 많이 한 듯하다.

 

 * 깊은 골짜기에 농막이 있는데, 주위에는 온통 감나무뿐이다.

 

 * 너무 오지게 달린 듯한 감나무.

 

 * 벌써 노란 빛으로 감이 익어간다.

 

 * 한달 남은 올 추석에 제사상에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 묵은 밭 때기에 전부 감나무를 심었네요.

 

 * 수풀 우거진 골짜기를 따라 올라간다.

 

 * 여기서 우측 비탈로 능선에 올라 멀리 철탑이 보이는 능선을 우에서 좌로 돌아오는 것이 오늘 예정 코스다.

 

 * 산비탈로 오르기 전에 돌아본 초록 우거진 골짜기 풍경.

    잣나무 빼곡한 산 비탈길을 오르니 발 아래는 청솔모가 까먹은 잣송이만 널브러져 있다.

 

 * 잣나무 숲 비탈을 지나 올라가니 온갖 버섯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 보링 핀처럼 생긴 하얀 광대버섯.

 

 * 노란 버섯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 나란히 예쁘네요.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늘의 첫 손님 영지 버섯이다.

 

 * 능선을 따라 오르는 숲 속에 제법 실한 영지들이 간혹 보이기 시작한다.

 

 * 두 개가 나란히.

 

 * 산행길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영지 버섯이다.

 

 * 썩은 참나무 둥치아래 피어난 영지.

 

 * 모양이 참 특이하고 곱게 생겼다.

 

 * 바람이 설레설레 불어주는 참나무 숲 능선 길.

 

 * 하얀 광대버섯 두 개 정겹다.

 

 * 떡갈나무 둥치에 난 버섯.

 

 * 참나무 둥치에 난 버섯 떨기.

 

 * 시원한 참나무 능선 길은 이어진다.

 

 * 오늘의 반환점 철탑봉에서 바라본 어림산.

 

 * 철탑봉에서 바라본 금곡산.

 

 * 길 복판에 돋아난 작은 영지.

 

 * 찐빵처럼 예쁘다.

 

 * 모양이 참 특이한 버섯이다.

 

 * 대궁이가 참 거칠어 보이네요.

 

 * 두 개 삐딱하게 마주보고..

 

 * 펑퍼짐하게 생겼다.

 

 * 뉘집 산소를 찾아가는 표지판인 듯하다.

 

 * 참나무 우거진 길은 화산골에서 불어주는 바람이 솔솔 불어준다.

 

 * 능선을 따라 잠시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삼거리 봉우리에서

 

 * 좌측 능선 비탈길로 내려서니 저수지 안쪽이다.

 

 * 아래 많은 논을 거느린 사박지는 아침과는 다른 풍경이다.

 

* 저수지 제방아래 멀리 자동차가 보이는 곳으로 시멘트 포장된 농로를 따라 잠시 내려오느 길.

 

 * 길가에 칡넝쿨의 칡꽃도 이제 끝물이 되어간다.

 

 * 새삼넝쿨.

 

 * 으름덩굴 속에는 으름이 더러 열려있다.

 

 * 입안에 고인 침을 삼키며 자동차로 돌아온다.

 

 * 추석이 한달 남은 들판은 이제 서서히 가을 빛으로 물들어 간다.

 

옛날에 낚시 다니던 경주시 안강 하곡저수지 좌측 날개인 사박천 골짜기를 따라 길게 이루어진 넓은 두류리는 마을 크기에 비해 저수지 옆으로 들어가는 길이 좁아 나오는 도중에 혹시 마주 오는 차를 만나지나 안을까 또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빠져 나온다. 가을의 문턱인 9월 초하룻날 영지버섯 찾아 다닌 4시간 남짓한 짧은 산행을 마치고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와 오늘 따온 영지 버섯을 씻어 말리면서 궁금했던 무릉산 자락의 미니 산행길 하나 갈무리 해본다.

 

2012.09.01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