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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짜릿한 암벽등반, 안전하게 배워보자

호젓한오솔길 2012. 11. 22. 22:39

 

보기만 해도 짜릿한 암벽등반, 안전하게 배워보자

 

암벽등반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만든 '스포츠 클라이밍'
안전함을 담보로 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실제로 다칠 확률이나 부상의 수준은 축구와 비슷해"

[도전! 스포츠 클라이밍] 1부 - 장비편
[도전! 스포츠 클라이밍] 2부 - 실전편


모든 스포츠의 끝에는 '익스트림'이란 영역이 존재한다. 스카이다이빙이나 자동차 경주, 철인 3종경기 등 일반인이 감히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들이 있다. 등산으로 치면 히말라야나 알프스산맥을 오르는 것처럼 극한의 상황에 부딪히게 되는 일이다.

그 중 가장 힘들고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한 일이 암벽등반, 바로 ‘클라이밍’이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수직의 바위를 맨손과 로프만으로 수백 미터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경이로움마저 느껴진다. 그러다가 나랑 똑같은 사람일까 하는 의심마저 생기고 암벽에는 평생 손 한번 대보지 않게 된다. 보통 암벽등반 하면 위험하고 힘들다는 편견 때문에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주변에 배울만한 곳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장애물이다.

이처럼 히말라야 정상만큼 멀게만 느껴지는 암벽등반을 북한산이나 지리산만큼 가깝게 만들어 놓은 것이 '스포츠 클라이밍(Sports Climing)'이다. 보통 실내에서 안전장비를 모두 갖추고 하는 장면을 상상하기 쉬운데 뛰어난 강사의 '리딩(Leading)'만 잘 따른다면 초보자도 쉽고 안전하게 암벽등반에 도전할 수 있다.

원주 소금산에 간현암은 도심에서 가깝고 다양한 코스가 있어 전문가부터 초보자까지 클라이밍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안병수PD absdizzo@chosun.com

 

아무리 설명을 잘한들 암벽등반은 여전히 생각조차 어려운 일이다. 직접 보고 경험하기 전에는 바위를 오른다는 일은 영화 속 스파이더맨이나 할 일이라 생각하기 쉽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했던가, 클라이밍 팀을 후원하고 있는 아이더(Eider)의 서포터즈 그리고 전문가와 함께 스포츠 클라이밍을 배워보기 위해 원주를 찾았다.

치악산, 오대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원주 소금산은 여름철 물놀이 장소인 간현유원지로도 유명하지만,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곳이다. 암장이 있는 간현암은 초보자부터 중, 상급자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있고 서울과 경기도 등 도심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으로 가까워 암벽등반을 배우려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임성묵 기자가 스포츠 클라이밍을 배우고 있는 아이더(Eider) 프렌즈 회원들에게 장비 착용법을 가르치고 있다./안병수PD absdizzo@chosun.com

 

11월 초라 늦가을에 전날 비까지 내려 쌀쌀한 날씨를 걱정했지만 클라이밍을 배우러 간 오전에는 거짓말처럼 날씨가 맑고 바람이 적당히 불었다. 간현유원지는 흐르는 강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펼쳐진 절벽과 언덕이 포근하게 감싸는 형국이라 아늑했다. 암장 바로 건너편에 주차장이 있어 걷지 않고 암벽만 타고 싶은 클라이머들에게 인기 만점이라고 한다. 다리를 건너가면서 바라본 간현암에는 자일이 곳곳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암벽등반을 하는 곳임을 알리고 있다.

클라이밍을 배우기에 앞서 리딩을 맡은 임성묵 기자는 "스포츠 클라이밍은 안전하긴 하지만 '위험을 담보로 하는 안전함'이다"라며 기본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했다. 20년 넘게 산을 오른 경력이 있는 그는 월간 '사람과 산'에서 기자로 생활하며 수 많은 암벽을 올라본 베테랑이다. 그는 "스포츠 클라이밍으로 다칠 확률이나 수준은 축구와 비슷"하다면서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고 강사의 리딩을 잘 따르면 무척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 안전을 책임지는 장비, 착용법부터 꼼꼼히 배워야

클라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장비다. 수직으로 암벽을 오르는 행위를 기본으로 하다 보니 실내던 실외던 안전이 우선이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비의 올바른 착용법과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클라이밍 장비는 클라이머의 안전을 위해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다. 좌측부터 분통(초크백), 안전벨트, 퀵드로, 확보장비, 로프./안병수PD absdizzo@chosun.com

 

기본 장비로는 로프와 안전벨트, 분통(일명 초크백), 퀵드로, 확보장비와 등산화가 있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클라이밍장비는 모두 '국제산악연맹(UIAA, International Mountaineering and Climbing Federation)'에서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 것들이다. UIAA의 테스트는 실제 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보다 훨씬 가혹한 실험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먼저 로프는 안전을 보장하고 하강할 때 사용한다. 얇아 보이지만 인장강도나 충격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로프 끝에 코끼리를 한 마리 매달고 절벽 위에서 던져도 끊어지지 않을 만큼 강한 구조로 되어 있다. 아기 기저귀처럼 생긴 안전벨트는 착용법도 비슷하다. 다리고리를 먼저 끼고 허리고리를 허리에 최대한 딱 맞게 벨트를 조정한다. 이때 남은 벨트가 밖으로 빠져 나오지 않도록 벨트 안쪽으로 한 번 더 집어 넣고 깔끔하게 정리해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분통은 역도선수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마그네슘을 담아두었다가 암벽을 오르는 동안 사용한다. 손에 충분히 묻혀 땀 때문에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암벽화는 발가락에 힘을 주기 위해 한 치수 작은 것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안병수PD absdizzo@chosun.com

 

암벽화는 그 모양세가 무척 특이하다. 마치 발레리나가 신는 발레화처럼 생겼는데 발 끝에 힘을 모아주도록 디자인 되었다. 그래서 암벽화를 고를 때는 보통 신는 운동화보다 한 치수 작은 것을 골라야 한다. 발에 고정하는 방법에 따라 벨크로와 끈으로 종류를 나눈다. 초, 중급 코스에서는 간편한 벨크로를 주로 쓰고 보다 정교하게 힘을 써야 하는 상급 코스에는 끈을 많이 신는다. 이 외에 디자인에 따라 나누기도 하는데 옆에서 보면 발 끝, 즉 '토(Toe)' 부분의 디자인에서 차이가 난다. 발 끝 부분이 아래로 향한 것이 고난위 등반용이고 약간 위로 향한 것은 일반적인 등반에 쓴다.

임 기자는 "초보자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유 경험자나 전문가의 지도하에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병수PD
absdizz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