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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함은 없다… 따뜻한 나무향 '힐링'이 있을 뿐

호젓한오솔길 2013. 2. 1. 00:00

 

번잡함은 없다… 따뜻한 나무향 '힐링'이 있을 뿐

  • 토마무(일본)=신정록 기자

 

 

 

훗카이도 토마무 리조트

입김이 바로 얼어버릴 듯 공기는 차고 건조하다. 하늘은 은빛으로 깊고, 차창 밖으론 여우 발자국이 점점이 찍힌 눈밭이 지나쳐간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관문 신치토세 공항에서 차적(車跡)마저 드문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타고 동쪽으로 2시간가량, 홋카이도 중부 내륙분지에 있는 토마무리조트에 도착했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토마무리조트를 찾은 관광객이 스노보드를 즐기고 있다. / 호시노리조트 토마무 제공

 

토마무는 1월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18.2도에 이르는 지역으로, 연평균 강설량은 903㎝. 강원도 평창(250㎝)의 네 배 가까이 된다. 토마무 리조트엔 리조트의 번잡함 같은 게 없었다. 힐링이나 안식 같은 말이 더 어울릴 듯했다. 모두 자연림이라는 자작나무, 가문비나무, 전나무, 졸참나무 숲에선 야생의 냄새가 났다. 산과 산 사이는 눈의 바다였다. 따뜻한 눈이라는 게 이런 느낌일까. 그 속에 홋카이도 사슴과 너구리, 여우가 산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100여㎞ 떨어진 곳엔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 '빙점'의 고향 아사히가와가 있다. 북국(北國)의 눈과 이복(異腹)과의 연정, 죄의식…. 고교 때 읽었던 빙점의 이미지가 살아 올랐다.

리조트 내 로텐부로(노천탕) '기린노유'를 찾아 몸을 담갔다. 영하 11도. 전나무와 삼나무 향을 맡으며 안식했다. 아쉬운 건 천연 온천이 아니라 물을 데워 쓴다는 점. 하지만 그것만 잊어버리면 홋카이도의 로텐부로를 즐겼다고 할 만했다.

다음 날은 스키·스노보드와 겨울 액티비티. 스키장은 토마무산 145㏊ 능선에 슬로프17개를 갖췄다. 최상급자라면 표고 차 699m를 최대 4500m나 활주할 수 있다. 눈도 수분이 적어 바람이 불면 파우더처럼 날리는 '샴페인 파우더 스노'다. 스키 마니아들에겐 '해방구'다. 리프트는 1초도 기다릴 필요가 없다. 활강하면서 사람을 신경 쓸 일도 없다. 스노모빌, 스노래프팅도 짜릿하다.

뷔페 저녁식사도 인상적이었다. 쿠릴해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아마새우와 게, 오징어 그리고 홋카이도 명물인 연어가 좋다. 해물과 감자·당근을 넣어 끓인 매콤한 카레수프도 별미다.

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며칠이고 스키만 타도 좋을 만한 곳이다. 리조트에는 다목적 실내 물놀이 시설, 얼음만으로 레스토랑과 교회(실제 결혼식도 한다) 같은 것들을 만들어 놓은 스노빌리지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여름이면 토마무산 정상에서 구름바다를 보며 차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운해(雲海) 테라스'도 만들어놓았다. 리조트 인근에는 둘러볼 만한 공방(工房)이 많다.

인천공항↔신치토세 간 대한항공 매일 운항. 신치토세↔토마무리조트 셔틀버스 운행. 홋카이도 기차여행을 곁들이고 싶다면 공항 역에서 기차를 타고 토마무 역까지 가서 셔틀버스를 탈 수도 있다. 자동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도카치가와 온천이 있다. 퇴적층 사이로 아메리카노 커피 색깔 온천수가 나오는 온천으로, 일본 내에서 좋은 온천을 뜻하는 히토(��湯) 중 하나다.


호시노리조트 토마무 한국사무소

www.tomamuresort.co.kr, (02)752-6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