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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즐겁고 눈이 즐거운 봄 힐링

호젓한오솔길 2013. 3. 9. 08:29

 

입이 즐겁고 눈이 즐거운 봄 힐링

 

 

봄 문화 향연 ③봄을 즐기다

 

계절의 변화에 유난히 민감한 사람들, 바로 여행 작가들입니다. 사시사철,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는 그들이 봄이 시작되는 이맘때 서둘러 찾아가는 곳은 어디일까요. 유명 여행 작가 3인에게 물었습니다. "올봄에 어디 가세요?"


봄을 맞이하듯 바다를 향해 서 있는 거문도의 하얀 등대.

 

■"거문도 동백꽃길 걷고, 하동선 녹차 마시죠"

'당신에게, 제주'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의 저자 최갑수씨는 "3월 초봄 여행지로는 경남 하동과 전남 거문도가 으뜸"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하동은 3월이면 차밭에서 초록물이 돌고 차밭 이랑마다 벚꽃이 폭죽처럼 피지요. 1년 중 이맘때가 하동이 가장 아름다울 때랍니다." 최씨는 쌍계사는 벚꽃만 유명한 게 아니라 차(茶) 맛 좋은 다원이 많아 하동 차 여행도 이 시기에 꼭 해보길 권한다.

거문도는 이맘때면 섬 곳곳에 동백꽃이 핀다. 최씨는 "바다를 두고 걷는 호사스러운 봄 트레킹은 거문도 여행의 백미"라고 말했다. 거문도 봄 트레킹 추천 코스는 덕촌마을 불탄봉에서 시작해 억새군락지~기와집 몰랑~신선바위~보로봉~365계단~목넘어~거문도 등대로 이어지는 약 7km의 코스로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추천 맛집_ 하동에 간다면 손톱만 한 재첩을 넣고 맑게 끓여낸 재첩국 맛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신기리에 재첩특화마을이 조성돼 있는데 하옹촌(055-883-8261)이나 금양가든(055-884-1580), 섬마을(055-882-3580), 부흥재첩식당(055-884-3903) 등이 먹을 만하다.

■"곶자왈 숲 산책, 통영 도다리쑥국 최고!"

'소도시여행의 로망' '제주여행의 달인'의 저자이자 제주 서귀포 대평리에서 사진작가 남편과 함께 3년째 제주살이를 하고 있는 고선영씨는 "제주 곶자왈은 봄이면 초록의 양치식물과 연한 새잎 돋아난 나무들이 어우러져 싱싱한 봄기운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여행지"라고 말한다. 북방과 남방의 식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곶자왈은 제주의 원시 자연을 잘 간직한 숲이다. 3월에 간다면 꼭 해봐야 할 것은 숲 산책이다. 고씨는 1시간 내외의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며 곶자왈을 둘러보고 싶다면 화순곶자왈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토마스기차를 타고 곶자왈 숲을 달리고 산책할 수 있는 에코랜드를 추천했다.

고씨는 도다리쑥국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통영 여행도 추천한다. "인근 사량도나 매물도의 양지바른 곳에서 뜯은 어린 쑥을 넣어 맑게 끓여낸 도다리쑥국을 먹는 것은 통영이나 사천, 거제도 일대의 사람들에겐 봄을 맞는 통과의례나 다름없어요. 우스갯소리로 '입춘대길이라 쓰고 도다리쑥국이라 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지요." 고씨는 미륵도를 일주하는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 아기자기한 벽화가 있는 동피랑벽화마을, 시끌벅적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등도 통영 여행 필수 코스로 소개했다.

▶추천 맛집_ 고씨는 "봄의 제주에선 보말을 꼭 잡숴보시라"고 권한다. 보말은 바닷고둥의 일종으로 보말칼국수는 모슬포의 옥돔식당(064-794-8833)이, 보말수제비나 보말국은 대평리의 용왕난드르식당(064-738-0715)이 유명하고 함덕의 함덕해녀촌(064-782-6769), 비양도의 호돌이식당(064-796-8475)은 보말죽을 잘 쑤기로 소문나 있다. 도다리쑥국은 통영항 주변 대부분의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데 그중 통영 여객선터미널 앞의 분소식당(055-644-0495)은 배한봉의 시 '통영의 봄은 맛있다'에도 등장한 도다리쑥국으로 이름난 집이다.

노란 산수유가 활짝 펴 군락을 이루는 구례 산수유마을은 봄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

 

■"청산도 보리밭, 구례 산수유 봄의 공식이죠!"

"3월 말이면 청산도 보리밭엔 지난해 파종한 보리의 이삭이 올라오기 시작하지요. 평지가 적은 이곳에선 보리밭이 계단처럼 이어지며 산비탈이 푸른 양탄자를 깐 듯 초록으로 변해요. 보리밭이 끝나는 곳에는 이내 파란 바다가 펼쳐져요. 봄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가족여행 바이블 100'을 펴낸 유철상씨는 '봄' 하면 전남 완도 청산도부터 떠올린다.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 드라마 '봄의 왈츠'의 촬영지로 등장한 곳으로 영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봄이면 유채꽃밭과 드넓은 청보리밭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으로도 손꼽힌다.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도 인기 봄 여행지다. 유씨는 "특히 사성암은 구례 여행의 필수 코스로, 섬진강과 지리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추천 맛집_ 청산도에 가면 생선 요리가 많이 나오는 완도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1인당 2만~3만원 선인데 광주식당(061-552-0441)이 먹을 만하다. 전남 구례구역 섬진강변에 있는 천수식당(061-782-7738)은 섬진강의 별미 참게탕과 눈치회무침으로 소문난 맛집이다. 눈치회무침은 눈치를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내는데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글 박근희 기자 | 사진 유창우·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