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사랑방 ♥/건강 이야기

[건강칼럼] 갑상선 질환

호젓한오솔길 2013. 5. 2. 22:49

 

[건강칼럼] 갑상선 질환

 

 

외래에서 갑상선 환자를 보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갑상선을 병명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갑상선이란 목의 한가운데 앞으로 튀어나온 물렁뼈 바로 아래쪽에서 기도의 주위를 나비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으면서 갑상선 호르몬이라는 물질을 분비하는 조그만 분비샘을 말한다. 갑상샘으로도 불린다.

우리 몸의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에도 여러 종류의 질환이 발생하는데, 경우에 따라 갑상선의 크기가 커지는 수가 있어서 쉽게 눈에 띄거나 잘 만져질 수도 있다.

혈중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상승돼 있는 상태를 ‘갑상샘 중독증’이라고 하며, 흔한 원인으로는 몸의 항체가 갑상선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호르몬이 많이 생성하도록 하는 그레이브스병, 갑상샘 호르몬 분비를 하는 기능성 결절, 염증으로 인해 갑상샘 세포가 손상 받으면서 갑상샘 호르몬이 혈중으로 새어나와 일시적으로 혈중 호르몬 수치가 상승하는 갑상샘염 등이 있다.

갑상샘 기능 중독증과 항진증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 말하자면 혈중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상승돼 있는 것을 통틀어 갑상샘 중독증이라 하고, 중독증의 원인 중에 갑상샘에서 호르몬 생성이 과다하게 증가돼 있는 상태를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라고 한다.

갑상샘 중독증의 증상은 대개 체중이 감소하고 심장이 빨리 뛰게 되며, 손발이 떨리고 불면증이 생기고 불안감을 호소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 월경량이 줄어들고 간격이 길어질 수 있다. 갑상샘이 커져 목 아래쪽이 튀어나와 보이거나 안구돌출이 동반되기도 한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은 갑상샘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의 갑상샘 호르몬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상태로, 여자에게 많이 생기고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갑상샘이 염증에 의해 서서히 파괴되는 갑상샘염이다. 증상으로는 흔히 쉽게 피로하고 추위를 많이 타며, 의욕이 없고 눈꺼풀이나 손발이 부을 수 있고, 심한 경우 행동이 느려지거나 기억력 감퇴를 초래하므로 중풍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월경량이 증가하고 불규칙해지며 임신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치료는 갑상샘 호르몬을 적절하게 보충해주는 것이고, 출산 후 갑상샘염이나 아급성 갑상샘염에 의한 일시적인 갑상샘 기능 저하증은 어느 정도 치료한 후에 갑상샘 기능이 회복되므로 갑상샘 호르몬의 복용을 중단할 수 있으나, 하시모토 갑상샘염은 평생 복용해야 된다. 김이나 미역, 다시마와 같은 요오드가 풍부한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갑상샘 기능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균형 잡힌 일상식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상샘 결절은 인구 100명 중 3~5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질환이고, 최근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받는 환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갑상샘 결절은 양성과 악성(갑상샘암)으로 나뉘며, 80% 이상이 양성이다. 결절의 크기가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졌을 때,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질 경우, 임파선이 같이 커져 있으면 암의 가능성이 크다.

박근규<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