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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은 지금 힐링 열풍중

호젓한오솔길 2013. 6. 24. 20:50

 

지구촌은 지금 힐링 열풍중

 

 

■선진국 사례 통해 본 힐링 트렌드

 

힐링 선진국 독일은 산림힐링에 소요되는 숙박비 등 주요 경비를 정부에서 의료보험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유명 자연휴양림을 힐링캠프로 특화해 정책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야기를 통한 마음치유를 겨냥한 TV 프로그램 ‘힐링캠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의식주와 문화, 그리고 일상생활에까지 ‘힐링’이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파고들도록 했다. 요즘 국내에서 입시와 취업에 골몰하는 20~30대 젊은층은 물론, 스트레스와 건강에 관심이 높은 50~60대까지 힐링에 매달린다.

특허청에 따르면 힐링관련 브랜드 출원건수는 2008년 26건, 2009년 40건, 2010년 65건, 2011년 72건에 이어 올해 7월말 현재 86건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사회 전반에 ‘힐링’이 대세로 자리잡은 데는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이 힐링을 선도한 것이 동력이 됐다.


獨·日, 산림치유 롤모델

관련 의료보험까지 갖춰

국내도 휴양림 등 통해

힐링 프로그램 운영

병원은 에코환경으로


◆독일, 산림힐링을 의료보험화

독일은 산림 힐링(치유)의 원조 나라다.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물론, 일본의 산림힐링 기지의 모델이 되고 있다. 독일은 1800년에 기후요법이 시작됐으며, 이를 토대로 산림힐링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산림을 활용한 지형요법, 자연건강 조양법 등 휴양촌 형태의 산림치유를 진행하고 있다.

기후요법은 산림지대를 천천히 걷는 것이다. 여기서 한 단계 발전한 지형요법은 1865년 처음 시작된 것으로 10도 안팎의 경사가 있는 숲을 걸으며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또 자연건강 조양법은 산림힐링에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의학적 개념을 합친 것이다.

독일의 대표적 산림힐링 기지로는 바이에른주에 있는 뵈리스호펜을 들 수 있다. 이 도시는 대도시 뮌헨에서 철도로 한 시간 걸리는 곳에 있다. 연간 100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부분 중년부터 고령자가 찾으며 순환기나 신경계 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이곳을 힐링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고 있다.

게다가 독일은 산림힐링 관련한 의료보험제도도 갖춰놨다. 2000년부터 직장인들이 4년에 한번씩 3주일동안 쉬도록 법을 만든 것. 이때 산림힐링에 들어가는 숙박비와 의료비 등은 나라에서 의료보험으로 지원한다. 이 제도는 산림힐링의 참여율과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획기적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도 일찍이 힐링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농촌살리기 운동본부(CPRE, Campaign to Protect Rural England)다. 전국 단위의 조직을 두고 농촌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유지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영국 전역의 ‘고요함 지도’도 힐링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이밖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알프스를 끼고 있는 유럽의 나라도 전국 곳곳에 치유의 숲을 통한 관광과 휴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주, 경주 등 힐링 치료 도입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국내서도 힐링을 통한 치료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상주는 성주봉자연휴양림을 한방치료로 특화했다. 휴양림 인근엔 한방산업단지가 있다. 최근 산업단지 내 한방건강센터가 들어서 사우나, 찜질방, 한의원 등을 마련해놨다. 이곳에 있는 한의원은 관절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고, 마사지실은 한방피부 마사지를 실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산림청은 치유의 숲인 양평 산음자연휴양림과 장성 축령자연휴양림도 숲체험 등을 통해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주시도 최근 들어 세계적인 힐링 메카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엔 경주시와 동국대 경주병원이 국제 양·한방 의료관광 및 힐링센터 착공식을 가졌다.

동국대 경주병원 부지 내 조성되는 국제 양·한방 의료관광 및 힐링센터는 내외국인 대상 건강검진과 힐링을 위한 시설로, 부지면적 813.59㎡(246평)에 건축연면적 4천589.94㎡(1천389평)로 지하 1층, 지상 6층 철근 콘크리트조 건물이며, 총 사업비 70억원(도비 20억, 시비 20억, 병원 자체자금 30억)을 투입해 올해 말쯤 준공할 예정이다.

센터내 주요시설로는 지상 1층에 관계치유 및 통합기능의학 연구소, 연구시설, 2층에서 4층까지는 지역민의 건강증진과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위한 건강증진센터가 있다. 5층과 6층은 힐링센터 공간으로 5층에는 대체보완요법을 이용한 통합기능의학센터와 관계치유센터를 개설한다.

독일에서 효과가 입증된 산림 힐링은 국내에서도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연휴양림뿐 아니라 숲치유·삼림욕·숲 태교·숲 유치원 등 건강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선 ‘제11회 산의 날’(10월19일)을 맞아 ‘2012 산림휴양·치유박람회’가 열렸다. 산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힐링 박람회다. 산림휴양문화와 산림치유를 주제로 5개 지방산림청을 비롯한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국립산림과학원·숲 유치원협회·숲 해설가협회·산림문화콘텐츠연구소 등 30여개 기관과 단체 등이 참여했다.

◆병원, 요가치료·에코 건축 도입

병원에도 힐링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수원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아주푸른공간’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환자가 둘러앉아 함께 명상과 요가를 하는 곳이다. 주로 암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스트레칭과 음악·미술 치료 등 의학 외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 건축이나 디자인에도 힐링이 트렌드다. 별이 보이는 병실, 숲같은 검진실 등 정신적 안정을 고려한 디자인 등 소위 ‘에코 환경’으로 병원이 바뀌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관동의대 명지병원 5층 건강검진센터에 들어서면 폭포수가 나타나고 작은 개울이 이어진다. 메타세쿼이아 숲을 이룬 정원에선 새소리도 들을 수 있다. 병원이 마치 식물원처럼 지어진 것이다. 이런 공간 속에 혈액 검사실과 건강 상담실, 유방촬영실과 엑스레이실이 마련돼 있다.

싱가포르에 있는 쿠 텍 푸아트 병원은 대표적인 에코 병원이다. 건물이 ‘ㄷ’자로 배열된 병원 중앙 공간에 숲과 대형 폭포를 만들고 새와 나비 2천여마리를 키우고 있다. 병실 환자가 잔잔한 폭포 소리와 새 소리를 듣게 하려는 목적이다. 의료전문가들은 “환자를 자연 속 치유 환경에 놓이도록 하는 것이 미래 병원의 주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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