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호남정맥 4구간- 호남정맥 맛보기(강정골재~ 주화산~ 곰티재)
솔길 남현태
절기는 우수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 봄이 그리워지는 2월의 마지막 주말, 어느 양지바른 산골짜기에 피어 있을 하얀 바람꽃과 노란 복수초 여인을 찾아 훌훌 떠나고 싶은 산꾼의 마음은 설렌다. 그러나 토요일은 출근을 해야 하고, 일요일은 작년 6월에 팀산행으로 시작하여, 한동안 낙동정맥을 하느라 찾지 못 하다가 최근에 다시 시작한 금남호남정맥 길을 마무리하러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오늘 산행하게 될 금남호남정맥 마지막 4구간은 지난 번에 산행을 마친 전북 진안군 진안읍 강정골재에서 시작하여 부귀산, 우무실재, 질마재, 가정고개, 오룡고개, 턱골봉을 거쳐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의 갈림길인 진안군 부귀면 주화산(조약봉)에 이르는 약 16Km 구간을 마치고, 시간이 나면 다음에 가야 할 호남정맥을 잠시 이어가기로 한다.
새벽 3시에 이동 사거리에서 다섯 명이 만나기로 약속되어 새벽 2시에 알람을 맞추어두고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기 위해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니 마눌이 먼저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다. 느긋하게 산행 준비를 하여 2시 20분경에 집을 나서니, 작은 차를 타고 가는 장거리 팀산행이 늘 걱정이 되는지 음주운전 하지 말고 너무 달리지 못하게 하라고 당부를 한다.
일찌감치 이동사거리에 도착하여 잠시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산이좋아님 차가 도착하여 차에 오르니, 아직 한 사람이 늦잠을 자고 있다가 이제 일어났다고 한다. 전화를 했더니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고 혼자 빼놓고 그대로 출발하라고 아구다리를 틀고 있어, 차를 몰고 집 앞까지 가서 잠시 기다려서 3시 50분경에 함께 포항을 출발한다.
늘 그렇듯이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도중에 함양휴게소에 들려서 쇠고기국밥과 청국장을 시켜 느긋하게 아침을 먹으니, 어느새 함양휴게소는 우리들이 단골이 되어 있었다. 남은 청국장을 산에서 점심 도시락과 같이 먹으려고 포장을 좀 해달라고 했더니, 청국장을 새로 끓여서 한 통 가득 담아준다.
아침 7시 40분경에 강정고개에 도착하여 주차할 곳을 찾다가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아 폐허로 변해가는 그랜드모텔 옆 청솔 한방병원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산행 준비를 하고 나오다가 보니, 강정고개 산행 들머리에 주차를 할 만한 곳이 있어 차를 옮겨놓고, 강정고개 절개지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금남호남정맥 마지막 산행길이 시작 된다.
절개지 쪽으로 가다가 우측에 리본이 걸린 길을 따라 작은 봉우리에 오르니, 나지막한 봉우리에 시멘트 구조물 정자가 세워져 있고 주위에는 잡초 우거져 있다. 어린이 놀이터처럼 생긴 정자를 뒤로하고 다시 나지막한 고개를 내려서는데, 아마도 이 곳이 국도(26호)가 생기기 전에 옛날 진짜 강정골재인 듯하다.
강정골재를 건너 잠시 오르막길 이어지고 시원한 소나무 숲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능선 길에서 멀리 맹수가 엎드린 형상을 한 오늘의 최고봉인 부귀산 모습이 하늘과 경계를 이룬다. 좌측으로는 벌목을 하여서 조망이 트인 능선길 따라 작은 봉우리들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능선 길 갑자기 앞쪽에 마루금이 뚝 잘려나간 곳에 시멘트 임도가 생겨있고 등산로는 아래로 내려갔다가 올라야 하고, 지나가서 돌아보니 잘려버린 능선의 상처가 아치럽다.
부귀산 정상이 1.8Km 남았음을 알리는 고개 위에 이정표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나무계단길 따라 가파르게 오른다. 절골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낙엽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촉촉한 낙엽길이 발바닥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우측으로는 철조망이 처져있고 진양군 산림조합에서 산양삼 집단재배지로 출입금지 구역이라며, 무단 출입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벌을 받게 된다는 진안경찰서장을 사칭한 무시무시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움막이 있는 산양산 재배지를 지나 부귀산(806m) 정상에 올라선다. 복잡한 이정표가 여러 개 세워진 부귀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정상주와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 걸음은 내려가는 길에 잠시 방심을 하여 우측으로 알바를 하게 된다. 부귀산 정상에 있는 아찔한 절벽 상사바위에서 바라본 금남호남정맥 마루금 길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이곳에서 길을 잘 못 들어 우측으로 잠시 알바를 하고 다시 돌아 올라오니 좌측으로 내려가는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정맥길이 보인다.
부귀산의 명물 상사바위와 노송 수직 바위에 찰싹 달라붙어 엄동설한 모진 삭풍과 한여름 뙤약볕에 기근을 견디며 연명하는 노송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다부진 가지 끝에도 어느덧 기다리는 봄이 오는지 먼산을 바라보는 멀건 눈빛이 푸르러 오른다. 상사바위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잠시 머물던 걸음은 아늑한 정곡리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부귀산을 내려선다.
절벽에 가까운 내리막길 따라 안전로프 메어진 길 내려서니, 낙엽 쌓인 능선 길 오르락 내리락 무명 봉우리와 고개를 지난다. 우무실고개. 질마재로 이어지는 능선길 걷다가 따뜻한 곳을 골라 낙엽 위에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간다. 좌측 골짜기에 들어선 마을 풍경은 좁은 골짜기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여느 산골 마을 풍경과 다를 바 없다.
자동차 소리 점점 가까워지는 능선길 정상에 돌무더기 있는 봉우리 가시밭길 지나고 오룡재 동물 이동 통로 위로 살며시 내려선다. 오룡재를 알리는 이정표에는 금남호남정맥의 종점인 주화산 조약봉이 5Km 남았음을 알리고, 발아래 4차선 국도(26호)에는 자동차들 바쁘게 달린다.
가시나무 우거진 양지바른 길을 따라 오르니, 포근한 산새둥지가 눈에 띄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겨누어 본다. 가파른 낙엽 오르막 차곡차곡 밟아 오르고 이어지던 능선 길 다시 한 번 솟구치더니, 트랭글이 울리며 턱골봉(620.9 m)이라는 바위 두 개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준,희님의 팻말이 달린 턱골봉에서 서로 기념사진 찍어주며, 바위 위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잠시 쉬어간다.
시멘트 덩어리 같은 바위 두 개가 있는 턱골봉에서 우측으로 바라본 골짜기에는 농가 몇 채와 작은 저수지가 머물고, 이어지는 오르락 내리락 기복이 있는 능선 길, 리본이 펄럭이는 무명 봉우리에 올라서니, 낙동정맥(635.7m)을 알리는 준.희님의 팻말이 달려있다. 다시 이어지는 오르락 내리락 빨래판 같은 능선 길은 조약치를 건너 잠시 오르막 길 올라서니, 금남호남정맥의 종점 주화산(563.5m)에 올라선다.
주화산 정상의 삼거리 이정표 우측 운장산(서봉)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길은 작년에 종주를 하였고, 좌측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길은 아직 가야 할 숙제로 남은 길이다. 3정맥 분기점을 알리는 주화산 정상에서 금남호남정맥 종주를 마치고 또 하나의 정맥 호남정맥을 시작하게 된다. 금남호남정맥 종주 기념사진을 찍혀보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오후 2시가 조금 지난 이른 시간이라 곰티재까지 호남정맥을 이어가기로 한다.
주화산에서 머물던 걸음은 모래재 쪽으로 가는 길에 편백나무 숲 이정표를 지나고 오늘의 종점 계획이었던 모래재 이정표를 지나 호남정맥길을 따라 곰티재로 향한다. 모래재에서 잠시 가파른 길 치고 오르니 평온한 낙엽 길이 오르락 내리락 고도 차를 보이며 이어지고 낙엽 오르막 길 올라서면, 다시 내리막 길이 반기고 다시 오르막길 말로만 듣던 호남정맥답게 오르내림의 기복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온한 느낌이 드는 능선 길 지나 잠시 가파르게 치고 오르더니, 트랭글이 울리며 짐마봉(570.6m)이라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잠시 가파르게 내려서는 능선 길 낙엽 바스락거리며 걷다 보니 곰티재를 알리는 커다란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옛 길이 가로지르는 이 고개가 곰티재인 줄 알고 우측으로 탈출하려고 하다가 지난 번 택시 기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곰티재까지 택시가 올라온다고 하여 또 다른 곰티재가 있다는 걸 알고 서둘러 걸음을 이어간다.
다시 이어가는 낙엽 능선 길 멀리 앞에 만만치 않아 보이는 뾰쪽한 봉우리를 올랐다가 우측으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안부에 곰티재인 듯한 고개가 보이더니 잠시 후에 웅치전적비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무명 봉우리 올랐다가 내려서니 웅치전적비 앞에 내려서고, 웅치전적비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임진왜란 웅치전적비 앞에서 잠시 기다리니, 도착한 택시 기사가 소리를 들었는지 아래서 빵빵거리는 경음기 소리가 들린다. 곰티재에 내려서니 방금 도착하였다고 하면서 택시가 기다리고 있어 곰티재 이정표 앞에서 택시기사님 덕분에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아침 7시 50분경에 강정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약 23Km 거리에 약 9시간 정도 소요된 산행을 마치고, 오후 5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지난 번에 이용한 택시기사아저씨가 기다리고 있는 곰티재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고 서둘러 강정고개로 돌아오니 택시비가 16,000원이 나온다. 기사 아저씨가 친절하여 2만원을 지급하고 잔돈은 되었다고 하니, 우리가 짐을 정리하는 동안 기다렸다가 고속도로 입구까지 친절하게 앞에 가면서 안내를 해주신다.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영천시에서 고속도로를 잠시 내려, 맛 집으로 알려진 기사식당에 들러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은 후 포항으로 돌아와 대이동에서 내려 내 차를 타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 즐겨 보는 TV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마지막 회를 보면서 금남호남정맥 마지막 구간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7.02.26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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