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수필

고운산정 금남정맥 3구간 (백령고개~ 대둔산~ 물한이재)

호젓한오솔길 2017. 7. 21. 20:35

 

 

고운산정 금남정맥 3구간 (백령고개대둔산물한이재)


 

                                                           솔길 남현태


 

바탕 꽃샘추위가 소란을 피운 3월도 어느덧 중순을 넘기니봄의 전령사 매화는 이미 한 물이 지난 듯하고, 아파트 담장의 개나리도 노란 꽃망울을 하나 둘 터트리기 시작한다만삭이 된 뽀얀 목련도 부풀대로 부풀어 오늘 내일 하면서 봄바람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듯하다. 


절기상으로 춘분인 3월 셋째 주 일요일은 고운산정 산악회를 따라 금남, 금강정맥 산행을 가는 날이다. 이번 금남정맥 3구간 산행은 충남 금산군 백령고개에서 출발하여 인대산, 배티재, 대둔산, 무수재, 월성봉, 바랑산을 거쳐 충남 논산시 물한리재에 도착하는  27Km의 거리에 고도 차가 심하여 금남정맥 중에 제일 어려운 코스라고 한다. 


산행 거리가 조금 먼 이번 구간은 후미 대원들의 산행 시간이 많이 지체될 듯하여하산 후 포항으로 귀가하는 시간을 감안하여 무박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토요일 밤 12시에 포항시 남구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연하재에서 탑승하기 위해  11 50분에 약속한 집 근처에서 재무국장님 차로 연하재까지 함께 가기로 한다. 


재무국장 조아님 차로 뜸달님과 함께 연하재에 도착하여 잠시 기다리다 도착하는 버스에 오르니, 버스 안이 훌빈한 것이 오늘 산행이 조금 빡시다고 소문이 났어 인지참여한 인원이 겨우 16명이라고 한다이런 저런 개인적인 사유로 불참을 하는 대원들이 늘어나 겨우 16명의 대원들이 무박 산행으로 낙남정맥 3구간 종주길에 오른다. 


사늘한 자정의 밤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버스 안에서 모두 잠을 청하며 가는 도중에 휴게소에 한 번 들렸다가 백령고개에 가까워질 쯤에 갑자기 버스 앞에서 꽝 소리가 들려 펑크가 났나 했더니버스 출입문 유리가 어디 부딪친 것도 없는데 저절로 박살이 난다. 다행이 선탠이 되어 있는 관계로 으스러지지는 않아 당장 운행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 추운 날도 아닌데, 출고한지 1년도 안된 버스의 유리가 달리는 도중에 저절로 깨진다는 것이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백령고개에 도착하니, 산행 출발 시간이 너무 이른 것 같아 모두 버스 안에서 눈을 붙이며 아침 5시가 되기를 기다린다.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면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준비해간 주먹밥으로 아침을 먹고 행장을 꾸려 차에서 내리니 날씨가 생각보다 그리 차갑지 않고 살살한 기분이 드는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사방이 깜깜한 것이 방향 감각이 없는데, 랜턴에 비친 안내판이 지난 번에 내려온 백령성 방향과 오늘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앞서가는 랜턴 불빛을 따라 촉촉한 낙엽 밟으며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능선 길은 사늘한 아침 공기가 폐부를 파고드니 기분이 상쾌하게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 금남정맥 622.7m 봉임을 알리는 준.희님의 팻말과 산님들의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바람골산에 올라서니, 잠시 내리막 길과 능선이 이어지다가 우측으로 식장지맥 분기점을 알리는 팻말이 달린 봉우리를 지난다. 


빼곡한 나무 사이로 멀리 뾰쪽하게 보이는 인대산 봉우리를 바라보며 잠시 가파른 낙엽길 미끄러지듯 내려갔다가 다시 우측으로 휘어지는 가파른 오르막 길을 할딱거리며 오른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조금 벗어나 앉은 인대산으로 향하니, 금남정맥 인대산(666m) 을 알리는 팻말이 달려있다. 


인대산(662m)은 충청남도 금산군의 진산면 삼가리, 석막리, 오항리, 엄정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조선 시대 진산읍치로 이어지는 주맥의 흐름에 속하는 산으로 이 산으로 인하여 큰 인물이 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여지도서(진산) "인대봉은 금산 진악산에서 왔는데 군 남쪽 15리에 있다."고 하여 관련 기록이 처음 등장한다이후 대동지지, 호남읍지, 해동지도, 1872년지방지도 등에서 계속 인대봉으로 기록되었는데, 한국지명총람에서 인대산이라는 한자 표기가 등장한다. 


정상석이 없는 인대산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잠시 민생고를 해결하고 가기로 한다. 인대산에서 내리꼽는 듯한 내리막 길 달려 능선을 오르는 길에서 등 뒤에 해가 뜨는 느낌이 들었지만 인대산과 수목이 가려 일출 사진을 찍을 기회가 없다. 헬기장 봉우리에 올라서 걸어온 인대산 위에 걸린 늦은 일출을 사진에 담아 본다. 


헬기장 봉우리에서 일행들 기념사진을 찍고, 이어지는 확실한 마루금 능선 길은 우측에 채석장이 있는 아스팔트 포당 된 고개 길을 건넌다. 고개 건너 오르막길은 496봉우리에 올랐다가 우측으로 꺾이면서 낙엽 미끄러운 급경사로 떨어진다. 다시 조금 전에 도로와 만났다가 헤어져 작은 언덕을 올랐다가 다시 도로에 내려 서서 잠시 따라 걸으니 우측에 정자가 있고, 산벚꽃마을 오항1(춘경동)를 알리는 커다란 표지석이 있는 고개에 도착하여 잠시 과일을 먹으며 쉬어간다. 


이어지는 동네 뒷산 같은 낙엽 능선길 오르락 내리락 하던 걸음은 가야할 대둔산이 훤히 보이는 삼거리 봉우리(570m)에 올라선다. 배티재 건너 대둔산의 아름다운 바위 능선은 빨리 오라하고, 골짜기에 잠든 하얀 구름은 아직 잠을 덜 깬듯하다. 멀리서 기다리는 대둔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는 안전 로프가 매어진 가파른 낙엽 길을 달려 내려가니, 이동 통신 중계탑이 있는 작은 목쟁이를 건너고 잠시 촐랑대던 마루금은 배티재를 향하여 고개를 푹 숙인다. 


권율장군 이치대첩비가 있는 넓은 배티재 옆에는 임란순국 무명 사백 의병비 비석 주위에는 얼마 전에 추모제를 올렸는지 하얀 조화가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다. 


배티재(349m)는 충청남도 금산군과 전라북도완주군 사이의 경계를 이루는 대둔산 남쪽 사면의 중허리를 넘는 교통의 요지이다. 산골짜기가 길고 깊어 매우 험한 이 재는 임진왜란 때 골짜기에 배나무가 많아 이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임진왜란 때 고바야카와 다카카게가 거느린 2만 병력의 왜군이 경상도와 충청도를 휩쓴 뒤 군량미 확보를 위해 호남평야로의 진출을 목적으로 이 배티재를 넘으려 하다가 권율에게 대패한 지역이다

권율은 동복현감 황진과 1,500여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이 재를 지키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었다. 비록 수적으로는 왜적이 우세하였으나 권율이 이끄는 전 병력은 결사적으로 싸워 전주성과 호남평야를 지킬 수 있었다. 임진왜란의 첫 승리를 장식한 이 싸움을 이치대첩 또는 이치싸움이라고 하며, 여기에 힘입어 이후 권율은 행주대첩과 웅치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숯불 갈비집까지 있는 넓은 배티재 휴게소를 지나 대둔산으로 오르는 산행 들머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가파른 나무계단으로 시작하는 대둔산을 오르기 전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고 있는데오늘 산행에 참여하지 못하고 아침에 연하재까지 나왔던 재무이사 조아님이 대전에 볼일이 있어 가는 도중에 우리를 보고 차에서 내려 다가와 잠시 이야기 나누고 조아님의 도움으로 네 명이 단체사진을 찍어본다. 


가파른 바윗길과 계단으로 이어진 대둔산 오르는 길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640봉우리에 올라 바라본 대둔산과 가야 할 마루금이 아름답게 펼쳐진다함께 올라온 낯선 산님의 도움으로 네 명이 대둔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혀보고 잠시 고도를 낮춘 마루금은 쉼터가 있는 고개를 지나고, 다시 이어지는 낙엽 오르막길 대둔산은 결코 호락호락하게 내어주지 않는다. 


부드러운 산죽길 잠시 걷다가 이어지는 돌계단 바위길 올라 능선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낙조대에 다녀오기로 한다. 석양이 아름답다는 낙조대에서 바라본 조망은 옅은 운무가 끼어 흐릿하고, 걸어온 능선 쪽 풍경 고요하다. 낙조대에서 낯선 산님의 도움으로 기념사진을 찍혀보고, 낙조대에서 바라본 마천대 쪽 조망은 수목이 가리었다. 


좌측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대둔산의 암봉들을 바라보며 마천대 쪽으로 가는 도중에 앞서 가다가 다시 돌아오는 알파인 님을 만났는데산행 방향을 잘못 알고 삼거리에 배낭을 두고 왔다며 도로 가지러 가고 있단다. 언 땅이 녹아 질퍽한 길을 지나 산님들 붐비는 마천대를 향하여 오르는 길은 전에 없던 계단을 따라 개척탑이 있는 마천대에 올라선다. 


대둔산(878m)은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논산시 벌곡면과 전북 완주군 운주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부근의 오대산, 월성봉, 천등산 등과 함께 노령산맥의 북부 잔구군을 형성하며, 수십 개의 봉우리가 6km에 걸쳐 솟아 있다.

이 산은 북쪽으로 흐르는 유등천, 서쪽으로 흐르는 장선천, 남쪽으로 흐르는 벌곡천 등 금강의 여러 지류에 의하여 화강암반이 동,,북의 3면에서 오랜 두부침식을 받아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다. 즉 동쪽과 남쪽은 배치재를 분수령으로 하는 유등천과 장선천이 비교적 깊은 협곡을 이루고 이 골짜기를 전주~대전 간 국도가 지난다.

대둔산에는 태고사, 안심사, 신고운사 등의 사찰이 있었으나 6·25전쟁으로 소실되었고, 최고봉인 마천대, 낙조대, 월성고지, 매봉, 깃대봉 등의 경승지가 있으며, 충청남도 대둔산도립공원, 전북 대둔산도립공원 등으로 나뉘어 지정되어 있다. 동쪽 산기슭에는 옛 고을인 진산이 있고 산중에는 산장과 구름다리, 케이블카 등의 관광시설이 있다. 


마천대에서 바라본 가야 할 대둔산의 암릉 길 병풍처럼 펼쳐지고, 발 아래 아름다운 암봉들 사이에는 산님들 꼼지락거리는 케이블카와 구름다리 방향의 아름다운 암봉들은 대둔산의 백미인 듯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대 위의 개척탑 아래서 다른 산님에게 부탁하여 기념사진을 찍어보고는 대둔산 마루금을 따라 가다가 조용한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산죽 아름다운 길 따라 가다가 조망이 좋은 호젓한 바위가 있으면 밥 먹으려 했는데뒤에서 배가 고프다고 자꾸 보채는 바람에 바람 조용한 목쟁이에 둘러앉아 도시락을 펼치고 점심을 먹으니알바를 한 알파인님이 따라와서 같이 점심을 먹고 출발 한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나니 무거워진 발 걸음은 서각봉에 올라선다. 


서각봉에서 돌아본 대둔산 방향 풍경은 바위 전시장 같은 느낌이다. 서각봉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일행들 기념 사진을 찍고 지피지기님 덕분에 나도 한 장 찍혀본다. 다시 바위길 오르내리며 조망 시원한 암릉을 따라 무수재로 향하는 길은 돌아본 대둔산 풍경 아련히 멀어지고, 아름다운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산님들 옆을 지나 고도를 팍 낮추는 발걸음은 깔딱재에 내려서더니,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 길과 내리막 낙엽 길은 한 무리의 산님들이 쉬고 있는 무수재를 지난다.


무수재(399m)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오산리와 벌곡면 수락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양촌면 오산리와 벌곡면 수락리의 경계를 이룬다. 북쪽으로는 노령산맥에서 뻗어내린 산 줄기가 바랑산(555m)과 월성봉(650m) 등을 형성하고 있다. 북쪽의 기반암은 화강석을 포함한 응회암이 주성분이나 고개 부분은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침식에 의해 고개가 형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원래는 이곳 무수재가 3구간 탈출 지역인데, 구간을 물한이재까지 연장하여 무딘 발걸음은 월성봉과, 바랑산 쪽으로 향한다. 선두팀 세 명을 앞에 보낸 중간팀 후미에 따라 가면서 사진을 찍기로 한다. 월성봉으로 향하는 길은 으스러질 듯한 커다란 바위가 참 아름답다. 걸어온 능선과 멀리 대둔산 마천대가 가물거리기 시작하고, 가야 할 능선 너머로 월성봉이 구름 아래 고개 들고 기다린다. 


가파른 계단에서 돌아본 대둔산 쪽 풍경과 발아래 물오른 솔 빛이 더욱 푸르게 보인다. 월성봉으로 향하는 바위 능선에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풍광이 일품이다. 전망대에서 대둔산과 걸어온 능선과 좌측 완주군 쪽 풍경을 둘러 보고, 가야 할 월성봉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이어지는 암릉길은 아름다운 바위와 어우러져 거친 바람을 안고 살아가는 노송들 모습이 마치 분재처럼 아름답다. 


까칠한 바위 봉우리 올라 부드럽게 이어지는 암릉길은 오금이 저리는 천길 절벽 아래 펼쳐지는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노송 사이로 마루금은 절묘하게 이어진다. 돌아본 대둔산 풍경은 자꾸만 멀어지고, 절벽 끝에 엉거주춤하게 앉은 노송들이 봄 바람에 위태롭게 보인다.


이어지는 낙엽 오르막 길은 월성봉을 향하여 가쁜 숨을 토해내게 한다. 소나무 그늘 시원한 벤치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월성봉을 향하여 무거운 발걸음을 재촉하는 길가에 바위 벼랑 위에 노송들은 하나 같이 명품이다. 벼랑 위에 커다란 바위가 흔들 바위라고 하는데, 발로 밟으니 끄떡거린다. 흔들바위에서 바라 본 발 아래 조망 아찔하고, 가야 할 바랑산과 이어지는 능선길이 멋지게 펼쳐진다.


월성봉(650m)은 전라북도 완주군에 있는 산으로 대둔산도립공원에 속하며 동쪽의 대둔산(878m)·오대산(569m), 남쪽의 천등산(707m) 등과 함께 노령산맥의 북부 산군을 이룬다. 대둔산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산행은 보통 수락리에서 출발하여 무수재를 지나 정상에 오른 뒤 바로 옆의 바랑산 정상을 거쳐 채광리로 내려오는 데 4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대둔산 월성고지 전적지" 안내판에는 6.25 사변 때  유엔군의 인천상륙 작전으로 퇴로가 차단되어 월북하지 못한 북한군 1,200여명과 빨치산 1,000여명이 은거하여 인명과 재산을 약탈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도중 지역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전투대를 조직하여 공비와 대작전을 시작하였고, 양촌 면민은 이곳 월성고지를 구축하고 공비와 처절한 전투를 벌인 장소라고 한다 


월성봉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알파인님과 자리 바꾸어 나도 한 장 찍혀본다. 월성봉에서 내려다 본 골짜기와 마을 풍경, 바랑산으로 향하는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중간 봉우리에서 잠시 발걸음 멈추니 발 아래 아름다운 마을 풍경이 펼쳐지고, 작은 능선들이 바랑산에서 드리워진다. 아름다운 노송들 사이로 가쁜 숨소리 흘리며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바랑산에 올라선다. 


바랑산(555m)은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산으로 산의 생김새가 바랑(걸낭)같이 생겼다 하여 바랑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노령산맥으로부터 남서쪽으로 뻗어내린 대둔산 줄기에 월성봉(650m)과 함께 자리잡고 있다. 대둔산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월성봉-바랑산 능선은 거대한 암벽과 암봉이 돋보이며, 대둔산의 낙조대에서 서쪽으로 뻗은 능선과 함께 그 사이에 조성된 멋진 협곡과 수락폭포 등 구경거리도 많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계룡산, 연천봉, 살개봉, 천황봉, 향적산이 보이고 금남정맥 연봉들이 바라보인다.
월성봉과 바랑산을 따로 떼어서 산행하면 시간도 너무 짧고 중간에 내려올 길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두 산을 연결하는 산행코스가 대부분이다. 양촌면 중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위령탑과 동쪽 길을 지나 명주바위(용바위)와 수락재를 거쳐 월성봉과 바랑산을 오른 다음 남쪽 능선을 따라 중리로 내려오는 코스는 4, 5시간 정도 걸린다. 대둔산·월성봉과 연결하여 3개산을 종주할 수도 있다.
 


바랑산에서 잠시 머물며 기념사진을 찍어보고 원전고개를 향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좌측으로 트인 은은한 조망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바랑산이 마지막 봉우리인 줄 알았는데다시 만만치 않는 봉우리가 앞을 막아서니 모두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낸다. 마지막 봉우리 오르는 전망대에서 잠시 가쁜 숨 가다듬으며, 산님들 리본만 펄럭이는 만만치 않았던 오늘의 마지막 무명봉을 지나고 내려선 마루금 길엔 아직은 철 이른 가녀린 진달래가 몇 송이 보인다 


물한이재가 보이는 급한 비탈길 내려서고, 물한이재 도로 위를 다시 덮어 금남정백 마루금을 연결한 터널 위를 건너면서 바라보니 논산시 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 버스가 보인다. 아침 5시경에 백령고개를 출발하여 약 27Km의 거리를 10시간 30분 정도 소요된 결코 만만치 않은 산행을 마치고 물한이재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물한이재(298m)는 충청남도 논산시의 벌곡면 덕곡리 중버실 마을에서 양촌면 반암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남쪽으로 바랑산이 위치한다. 물한산 남쪽에 있는 고개로 이 고개를 넘을 때면 한 겨울에도 땀을 흘려야 하는 험한 고개라 하여 '물한이재'라는 지명이 유래한다. 일명 물한티라고도 하며, 물한이재 아래에 있는 긴 골짜기를 물한잿골이라 부른다. 조선지지자료(연산) '물한이'지명이 수록되어 있다. 


버스기사님이 실어다 놓은 물로 간단하게 머리 감고 옷 갈아입은 후 재무이사님이 준비해온 치킨과, 족발 안주로 소맥 폭탄주를 마시면서 대원들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린다. 2시간 정도 기다려 대원들이 모두 하산을 완료하고 금산 시내로 버스를 이동하여, 삼계탕 집에서 삼계탕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2차로 하산 주를 나눈다. 


일찍 내려와서 소맥 폭탄을 마시다가 삼계탕 집에서 폭탄에 막걸리까지 마셨더니, 하산 주를 짬뽕으로 너무 많이 마셨는지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은 비몽사몽이 되어버린다. 


와촌휴게소에 차를 세웠는데도 그냥 모르고 계속 자고 있으니, 잠결에 와촌휴게소를 지났다고 뜸달님이 깨우기에 급히 마눌에게 마중을 나오라고 전화를 한다. 도착 시간이 몇 시쯤인지도 모를 정도로 취한 상태에서 연하재에 나와 있는 마눌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고운산정 15명의 산우들과 함께 걸은 금남정맥 3구간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6.03.20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