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더운 마두봉

호젓한오솔길 2017. 8. 27. 14:59

 

 

더운 마두봉

 


                  솔길 남현태

 


바람 없는 후덥지근한 비탈

거친 너덜겅 더듬어 올라가는

숨막히는 산행 길

멧돼지 낙엽 헤집어놓은

어두침침한 숲 속 그늘


뱃속은 다 썩어 문드러진

텅 빈 몸통에 근육 키워

창공을 활갯짓하며 살아가는

당당한 고목은

속살 녹이는 고통 즐기고


곱기만 하던 초록 융단

어느덧 가을빛 스며드는데

호젓한 능선 오르내리는

하찮은 육신은

비지땀 쏟으며 헐떡인다.

 


(2017.08.06)

내연산 마두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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