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마두봉
솔길 남현태
바람 없는 후덥지근한 비탈
거친 너덜겅 더듬어 올라가는
숨막히는 산행 길
멧돼지 낙엽 헤집어놓은
어두침침한 숲 속 그늘
뱃속은 다 썩어 문드러진
텅 빈 몸통에 근육 키워
창공을 활갯짓하며 살아가는
당당한 고목은
속살 녹이는 고통 즐기고
곱기만 하던 초록 융단
어느덧 가을빛 스며드는데
호젓한 능선 오르내리는
하찮은 육신은
비지땀 쏟으며 헐떡인다.
(2017.08.06)
내연산 마두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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