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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금북정맥 7구간 (구례고개~ 보현산~ 소속리산~ 쌍봉초교)

호젓한오솔길 2017. 8. 27. 15:25

 

 

한남금북정맥 7구간 (구례고개~ 보현산~ 소속리산~ 쌍봉초교)



                                                 솔길 남현태



계절은 어김 없이 입추, 말복을 지나고 처서를 며칠 앞둔 아직은 더워야 할 8월 중순의 날씨가 연일 비가 내리면서 이상하리만치 선선한 기분이 든다. 식물이 성장하는 시기 비가 필요한 여름에는 그렇게도 비가 오지 않아 가뭄으로 애를 태우더니, 최근에 비가 제법 내려 가뭄은 해갈된 듯 하고, 오곡 백과가 영글어가는 햇살이 필요한 지금에 와서는 아무런 쓰잘데기 없는 비가 장마처럼 연일 내리고 있다.


인간이 바라는 맘대로 되지 않고 엇길로 나가는 자연과 같이, 핵개발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대며 미국 본토를 위협하던 북한(김정은)이, 잠자는 사자의 약을 올리다가 사자(트럼프)가 으르렁대자, 지난 좌파 정부가 햇볕 정책을 꿈꾸며 허세를 부리다 생쥐 꼴이 된 남한을 볼모로 잡고,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면서 미국과 위험한 도박 게임을 펼치고 있는 듯하다.


코끼리 같은 김정은의 발 아래 눌려 꼼짝도 못 하면서, 전쟁은 안 된다고 애걸복걸 평화 회담만을 부르짖으며 주변 국가들의 눈치나 보아야 하는 가련한 처지의 남한은 뚜렷한 대책도 없이 왔다 갔다 형광등처럼 껌벅거리는 좌파 정부의 정책에 혈맹 우방국인 미국과의 관계마저 뻐뻘줌해지고, 사드 배치를 놓고 우물쭈물하는 동안 북한의 혈맹 국인 중국에 무역 보복을 당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안보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형제 간에 살육도 서슴지 않는 또라이 같은 김정은이 순간적인 오판으로 서울 한복판에 미사일 이라도 한 발 떨어지는 날이면, 그 동안 좌파 정부가 질질 끌어 우려 먹으며 추대하고 있는 세월호 사건은 '조족지혈' 이요. 또 다시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보상해야 할 엉터리 국가 유공자는 천배 만배로 늘어날 것이 뻔한 사실이 아닌가 싶다.


수입산 계란에서 유독성 살충제 성분이 발견되고, 국내 양계농장에서 닭장의 진드기를 죽이는 맹독성 살충제를 마구 뿌린 '살충제 계란'이 유통되고 있는 동안, 국산 계란은 괜찮으니 안심하고 먹으라는 정부의 발표만을 믿고 계란을 먹던 국민들은 국산에도 살충제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하니, 이미 먹어버린 살충제가 찜찜하고 속이 아리지만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 되어버렸다. 어딘가 모르게 버벅거리며 민첩성이 떨어지는 얼빠진 정부가 모든 과오를 지난 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한심한 꼴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개망나니가 핵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꼴이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안보 위기와 살충제 계란 파동이 겹쳐진 상황에서, 좌파의 하루살이가 아닌 모든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는 와중에 국민에게서 거둔 세금으로 공무원 숫자나 늘리고, 선심성 퍼주기 식 정책에 일관하던 현 정부는 출범 100일을 맞아 뭐가 그리도 잘한 것이 많은지 대대적인 자화자찬 홍보 쇼를 펼치고 있다.


세상 민심이 아무리 시끄럽고 흉흉해도 우리네 산꾼들은 때가 되면 산으로 간다. 8월 셋째 주인 이번 주에는 고운산정 산악회의 정기산행으로 한남금북정맥 제 7구간 산행을 가기로 하였는데, 또 비가 온다는 날씨가 관건이다. 지난 달에도 산행을 하던 충북 괴산군에 호우주의보가 내린 물폭탄 속으로 밤새 야간 산행을 했는데, 이번 주에도 산행 예정지인 충북 음성군에 일기 예보를 보니, 일요일 아침 6시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계속 많은 비가 온다고 한다.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한남금북정맥 8구간은 지난 달에 산행을 마친, 충북 음성군 음성읍에 위치한 구례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보현산, 부용지맥 분기점, 백야재, 소속리산을 잇는 해발 500미터 이하의 낮은 산봉우리들을 오르내리다가 고속도로 지하 터널을 건너고, 이어지는 길은 200m 이하의 야산과 도로를 따라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 위치한 쌍봉초등학교까지 걷는 약 24km 거리의 조금은 너절브레한 산행 길이 예상된다.


토요일 자정에 포항시 북구 장량동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3명이 타고 출발한 버스는 부산프라자,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천령산 막걸리, 양학 육교, 한방병원, 승리아파트, 공대정문, 지곡 롯데마트에서 마지막 대원들을 태우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인원이 지난 달과 같은17명이라고 한다.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문경휴게소에 잠시 들렸다가 03시 17분경에 캄캄한 구례고개에 도착하니, 내리던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 보현산 약수터를 알리는 삼거리 표지석을 지나 임도를 따라 새벽 이슬 축축한 보현산 자락을 오르면서 한남금북정맥 길은 이어진다.


어둠 속으로 잠시 이슬 축축한 가파른 등산로를 밀고 올라 벤치 두 개 설치된 보현산 정상에 올라서고 이어지는 걸음은 오르락 내리락 능선 길을 이어간다. 보현산 정상을 오를 때까지 잠시 멈추어주던 비가 능선 길에서 다시 내리기 시작하여, 비를 맞고 그냥 걷는 것이 시원하고 좋을 것 같았지만, 카메라 때문에 우의를 입고 걸으니 답답하게 느껴지며 땀이 흐른다.


어둠 속에서 한남금북정맥을 알리는 표지목이 보이고, 내리는 비속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한남금북정맥 마을 이야기 음성읍 감우리 마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된, 부용지맥 분기점 봉우리에 도착한다.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는 부용지맥 분기점 봉우리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대원들이 모두 도착할 때까지 걸음을 멈추고, 어둠 속으로 이리저리 셔터를 눌러본다. 


막강 여전사들은 내리는 빗줄기가 마냥 즐겁기만 하고, 수풀이 우거진 여름철 이렇게 비가 내리는 어두운 밤에는 GPS 트랙이 아니면 길을 찾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약 200년 전에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그리실 때 집신 발로 어떻게 이런 산줄기들을 다 찾아 다녔을까 싶다.


분기봉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어두운 빗속은 오르내리는 봉우리 마다 잠시 머뭇거리며, 따라 오는 후미와의 거리를 확인하면서 더위를 식혀주는 밤비를 즐긴다. 캄캄한 야간산행에 비까지 내려 사방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사진을 찍을 것도 없고 찍을 수도 없어 휴식 시간에 잠시 카메라를 꺼내 우의 자락으로 가리고 한 장씩 찍는 것이 전부다.


해발 고도 400m 전후의 산봉우리와 능선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어두운 행군 길은 우의 속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그렇게 용을 쓰고 올라야 할 오르막이 없으니 그냥 우의를 입고 진행한다. 어둠 속의 행군은 끝나고 날이 훤하게 밝은 시간에 '백야재'에 내려선다. 날이 밝은 '백야재' 이정표에는 소속리산이 2.2Km 남았음을 알리고, 한남금북정맥 마루금 이야기 안내판에는 음성읍 동읍리 마을을 알린다.


잘록한 임도가 가로 지르는 백야재를 건너 칡넝쿨 우거진 절개지를 따라 돌계단 밟으며 오르니, 이어지는 능선 길은 잠시 출렁인다. 소속리산이 400m 남았음을 알리는 능선 삼거리를 지나 소속리산으로 향하는 길 빗줄기가 거칠어진다. 사방으로 수목이 우거져 아무런 조망이 없는 소속리산(431.8m) 정상에 도착하니 납작한 정상석이 앉아있다.

 

뜸달 대장님 기념사진 사진 한 장 찍어주고 나도 한 장 찍혀보고, 당산 총무님 한 장 찍은 후 십여 분 가다가 있을 정자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좁은 쉼터 정자에 들어가 옹기종기 모여 점심 도시락을 펼치니, 온 몸이 축축하고 끼꿉한 것이 배는 곱은데, 밥 정이 별로 나지 않는다.


그래도 걸어 갈 길을 위해 시원한 얼음 물에 말아서, 억지로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밀어 넣어 차곡차곡 뱃속을 다지니 속이 그리 편치는 않다. 후미 두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점심을 먹은 후 이 곳에서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어보고, 이어지는 능선 길은 빗속에 잠시 요동치더니, 능선 삼거리에서 금왕휴게소 쪽으로 급경사길 내려서서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설치된 육각 정자에 도착한다.


깨끗한 정자에 올라서니, 제천-평택간 고속도로 건너 가야 할 나지막한 야산들이 빗줄기 속에 납작 엎드려 있고, 발 아래 금왕휴게소에는 관광버스와 승용차 십여 대 머물고 있는 한산한 분위기다. 휴게소로 내려가는 길가 엔 금왕읍 향토시인들의 시를 담은 게시판이 줄지어 세워져 있고, 앙증맞은 그네 쉼터에는 오늘의 여 전사들이 앉아 카메라를 기다린다.

 

한남금북정맥을 알리는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 제천-평택간 고속도로를 건너는 터널 입구를 찾아 도로변을 따라 한참 내려갔다가 길이 없어, 다시 휴게소 쪽으로 돌아 올라와서 시멘트 담벼락이 끝나는 지점에서 위태로운 철망 울타리를 타고 넘어 칡넝쿨 우거진 수풀을 잠시 헤집고 걸어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잠시 내려가니, 고속도로 지하 터널에 도착하여 후미 대원들과 거리가 너무 멀어진 것 같아 비를 피해 터널 안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모두 배낭을 푼다. 터널 안에서 쉬고 있는 동안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가 소나기처럼 쏟아져 모두 비 구경을 하면서 즐기다가 젖은 몸으로 너무 오래 걸음을 멈추니, 추위를 느끼며 다시 우의를 입고 빗속으로 걸음을 이어간다.


바리고개를 지나 21번 국도변에서 야산 오르는 길은 한남금북정맥 등산로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내리는 빗속으로 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풀이 우거져 있고, 돌아보니 멀리 걸어온 산봉우리에는 안개 자욱하다. 야산 수풀 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던 등산로는 낡은 공장으로 들어가는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고 다시 도로 가에 우거진 등산로 초입을 찾아 수풀을 헤치면서 이어간다.


칡넝쿨과 수풀 우거진 능선 길 우측으로 트인 조망 최근 자주 내리는 비로 녹음이 싱그럽다. 수풀을 헤집으며 걷던 걸음은 등산로를 따라 오르내리는 아카시아 나무 우거진 길에서, 장수버섯이라고 하는 아카시재목버섯이 여기저기 무리로 피어 잠시 채취를 하니, 빗물에 퉁퉁 불은 버섯으로 배낭이 무거워진다.


오늘의 목적지 쌍봉초등학교가 8.6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경사길 내려서니 대로변에 내려서고 월드사우나 찜질방 앞을 지나 82번 4차선 대로변을 따라 이어지던 걸음은 대로를 건너고 우회전 좌회전하여 GS 칼텍스 주유소 앞을 지난다. 2차선 도로에서 골목길로 접어들던 걸음은 쌍봉초등학교가 6.5Km 남았음을 알리는 질퍽거리는 임도를 따라 야산으로 이어지던 걸음은 다시 임도를 따라 583번 지방도에 내려서서 따라 가다가 21번 국도 지하도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다시 야산으로 오르는 길 철망 울타리를 따라 오르는 걸음은 야산 길 오르내리다가 다시 583 지방도에 내려서고 좁은 포장도로를 따라 쌍봉초등학교로 향한다. 쌍봉 1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 마을 골목길을 따라 가는 비 그친 시골 마을 풍경 정겹고, 길가에 누렇게 익은 늙은 호박들이 어느덧 시골의 가을 향취를 풍겨준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니, 손톱에 물들이던 빨간 봉선화가 담장 아래서 반기는 옆을 지나, 오늘의 종점 쌍봉초등학교에 도착한다. 초등학교로 변해버린 한남금북정맥 마루금 정문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교문 안으로 들어서서 운동장 가를 둘러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겨운 교정을 뜰을 지나서 초등학교 후문에 도착하니, 버스가 후진해서 후문 쪽으로 오고 있다. 모두 여장을 풀고 샤워를 하기 위해 학교 안에 있는 수도가로 달려간다.


새벽 3시 17분경에 구례고개에서 보현산 자락을 오르는 산행을 시작하여, 수풀 우거진 길 빗속을 걷는 8시간 26분 정도 소요된 축축한 산행을 마치고, 정오가 가까워지는 이른 시간에 오늘의 목적지 쌍봉초등학교에 도착하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모두 초등학교 수도가로 달려가서 시원한 수돗물로 샤워를 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으니 날아갈 듯 개운한 기분이 든다.


버스를 타고 포항으로 오는 도중에 문경에 있는 식당에 들러 동태찌개와 된장찌개로 점심을 먹으면서 돼지고기 안주로 푸짐하게 하산 주를 나눈다. 하산 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휴게소에 여러 번 들려가면서 오후 5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포항으로 돌아와 시내를 경유하면서 대원들을 내리고, 장성동 두산위브 사거리에 도착하여 집으로 걸어오면서 고운산정과 함께한 한남금북정맥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 저녁을 먹은 후 느긋하게 주말 드라마나 보려고 TV를 켜니, 또 출범 100일을 맞이한 좌파 정부가 청와대 초청 자화자찬 정치 선전 쇼를 생중계 한다고 모든 지상파 방송을 동원하여 꼴값을 떨어 눈살 찌푸리게 하더니, 지연 된 주말 드라마는 밤 늦은 시간에 방영을 한다.

(2017.08.20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