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3구간 (서밧재~ 천운산~ 돗재~ 두봉산~ 개기재)
솔길 남현태
연이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여 남한을 볼모로 미국을 위협하며, 금방이라도 무슨 일을 낼 것처럼 잔뜩 열을 올리던 북한의 김정은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지, 한동안 잠잠한 것이 오히려 불안한 생각이 든다. 이러다가 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만한 큰 사고를 치지나 않을까 염려가 된다.
그 사이 아시아를 순방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2박 3일 동안 극 친한 아베와 골프를 치며 정겹게 밀담을 나누다가, 혈맹 국이라는 한국에 건너와서 독도 세우로 눈치 밥 얻어 먹은 후 겨우 하룻밤 눈 붙이고 서둘러 적국인 중국으로 건너가니, 시지핑이 자금성을 통째로 비우고 황제처럼 과분하게 환대를 하는 모습을 보니, 대국다운 외교가 새삼 부럽게 느껴진다.
북한의 핵 공격에 대응할 힘이 없어, 5천만 국민이 핵 인질이 되어있는 대한민국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우방 혈맹 국인 미국 대통령 방문길에 사드를 가지고 가라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물병을 던지는 광분한 반미 친북 세력들의 난동을 보고만 있는 좌파 정부와 경찰들 모습에 저기가 대한민국 서울이 아니고, 평양거리에서 김정은의 졸개들이 시위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국가 안보에 대한 무능한 의지를 보인 좌파 정부는 적폐청산을 별미로 지난 정권의 정적들의 숙청과 통치를 위한 언론사 장악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북한을 위해 어야든동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쫄딱 망하기만 바라며 국익을 해치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친북 세력들이 이번에도 나라 망신을 제대로 시키고 있는 꼴을 보니 괜스레 열이 뻗친다.
지난 시월 말에 중국 장가계 여행을 다녀오고 지난 주에는 대소가 친척이 상을 당하여 가을 단풍 산행을 하지를 못하였는데, 계절은 어느새 입동을 지난 날씨가 제법 살살하게 느껴진다. 포항 주위에도 높은 산에는 이미 단풍이 따 떨어지고 골짜기로 몰린 끝물 단풍이 조금 남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번 주에는 토요일에 팀산행으로 진행 중인 호남정맥길을 이어가기로 한다.
토요일 새벽 2시에 평소처럼 포항시 남구 이동사거리에 모여서 출발하기로 하여 일찌감치 산행 준비를 하고, 미리 도착하여 차 안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약속 장소로 나가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가 차갑게 느껴진다. 잠시 후에 도착하는 산이좋아님 차에 5명이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강천산 휴게소에 들러 제육덧밥으로 아침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6시 40분경에 목적지인 전남 화순군 남면에 위치한 서밧재에 도착한다.
서밧재에 도착하여 자동차에서 내리니, 일기예보상으로는 이 곳 기운이 영상 4도라고 했는데. 차가운 새벽 바람에 귀가 시릴 정도로 추위를 느끼니, 체감온도는 영하로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각자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하고 아침 6시 50분경에 지난 산행에서 시간이 늦은 관계로 남겨두었던 천운산을 향하여 출발을 한다.
산행 준비를 하고 잠시 기다리니 몸이 추워서, 일행들이 준비를 하는 동안 먼저 출발하면서 돌아본 서밧재는 도착할 때 어두침침하더니 금방 날이 밝아온다. 언덕에 올라서며 돌아본 전남 화순군 남면 벽송리 마을 풍경은 멀리 산위에서 금방 해가 올라오려는지 동녘이 벌겋게 밝아온다.
광주 광역시 학생교육원 건물이 늘어선 곳으로 들어서서 바람이 막힌 곳을 찾아 출발이 늦은 일행을 잠시 기다리는 동안 앞이 가린 곳에서 아침 해가 솟아 올라버린다. 호남정맥 중간지점을 알리는 팻말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이어지는 잘 단장된 등산로를 따라 걷는 발아래 새롭게 내려앉아 바스락바스락 소근거리는 낙엽들의 넋두리 소리 들린다.
무덥던 여름 밤 배고픈 벌레들에게 파 먹혀 구멍 숭숭 뚫린 놈들이 허다하고, 팔월 태풍에 멍들어 얼굴이 일그러진 놈들과 나중에 피었다가 미리 떨어진 곱은 참나무의 마른 잎들이 구시렁거린다. 모든 것을 버린 듯 길바닥에 흩어져 저마다 빤히 쳐다보며 발길에 채여 아프다고 바스락거리는 길 성덕마을 갈림길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화사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천운산 제2봉을 지난다.
바위 흩어진 길에 낙엽 덮인 미끄러운 길 지나 평온한 능선 길 걸어 통신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오늘의 첫 봉우리 천운산(601m) 정상에 올라 잡초 속에 숨은 정상석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본다. 정상을 내려와서 따뜻한 곳에 모여 앉아 과일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제법 그럴듯한 거친 바위 길도 지나고, 바위에 내려앉은 낙엽 미끄러운 길, 멀리 가야 할 잿빛으로 변한 산봉우리들 바라보며, 근처에 놀이 시설이 있어 단풍을 가꾸어 놓은 곳 2차선 도로 가로 놓인 돗재에 내려선다.
가을 흠뻑 무르익어버린 돗재이는 놀이 시설로 들어가는 입구에 넓은 주차장이 있고, 돗재 표지석 주변에 단풍나무들은 곱게 물이 들어 잎을 지우고 있다. '남도오백리 역사숲길'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된 주차장 주변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있다. 잠시 한 바퀴 둘러보고 길을 건너 절개지 언덕배기 오르면서 돌아본 단풍 곱게 어우러진 돗재 풍경 한가롭다.
이어지는 낙엽 융단 능선길, 좌측에는 벌목을 하여 편백나무와 소나무 묘목을 심어 놓은 조망 시원한 능선 길 산허리 아래 깊은 골짜기에는 아직 고운 단풍이 남아있는 듯 울긋불긋하고, 멀리 화순군 남면 풍경과 모후산이 아스라히 펼쳐진다. 방금 걸어온 천운산과 알록달록 이어진 능선길이 돌아보고, 이어지는 낙엽 길은 태악산(524m) 정상에 올라서서 리본을 달고 기념사진 찍어본다.
가을 흠뻑 내려앉은 태악산 정상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낙엽 깔린 융단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화사한 가을빛 따라 이어진다. 남도오백리 4공구 이정표를 지나 정겹게 이어지는 오솔길 가에 찬바람에 진달래 꽃잎 하나 애처롭게 피어 있어 가까이 다가가 접사를 해본다.
능선 길에서 내려다본 골짜기 단풍과 동가리 마을 풍경 가을 걷이가 끝난 풍요로운 산골 마을은 언재나 한가롭기만 하다. 빨갛게 물든 고운 단풍이 남아 있는 곳에 걸음 멈추고 사진 몇 장 담아보고, 거친 바위길 오르는 걸음은 바스락거리는 낙엽 길 이어간다. 발아래 바스락거리는 낙엽들은 제각기 가지 끝에 붙어 살아남기 위해 아웅다웅 해바라기 경쟁하던 지난 여름 날의 부질 없었던 행동들이 지금은 적폐청산의 대상이 되어 새삼 부끄러운 듯 해탈한 마음들 땅바닥에 흩어져 누워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오색 가을 여운 속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소나무에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노인봉 정상에 올라서고, 햇살 다사호운 산정에서 배낭을 풀고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휴식을 취한 후 바위에 낙엽 덮여 미끄러운 능선 길 이어간다. 잠시 내려갔다 올라선 봉우리에 성재봉을 알리는 팻말이 달린 봉우리 지나고, 이어지는 낙엽 능선 길, 좌측 골짜기는 벌목을 하여 소나무를 심어놓은 곳 진달래 꽃잎 하나 곱게 피어 갈바람에 팔랑인다.
말라가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는 언덕길 오르내리던 걸음은 잘록한 옛길 말머리재에 내려선다. 말머리재 안내판을 지나 이어지는 능선 길 깊은 산중 숲 속에서 잡목들과 키를 겨누느라 멀쑥하게 자란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아직 완전히 홍시가 되지 않은 땡감이라 따먹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냥 사진만 몇 장 찍고 돌아선다.
이어지는 능선 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이라 조금 까칠하게 느껴지다가, 다시 좌측에 벌목을 하고 어린 소나무 묘목을 심어 놓은 곳을 지난다. 양지가 아닌 음지에 참나무 등 잡목을 베어내고 소나무를 심었는데, 과연 소나무가 음지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수종인지 의문이 든다.
커다란 참나무에 팻말이 달린 촛대봉에 도착하여, 우리 리본을 하나 달아놓고 이어지는 능선 길은 등산로가 분명치 않다. 고운 단풍이 남아 있는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다가 이어지는 능선 길은 작은 옛 고개들을 건너면서 오르락 내리락 이어진다. 산죽이 자라고 있는 오르막 길 밟아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이자 최고봉인 두봉산(631m)에 올라서니, 수목이 무성하게 자란 정상은 겨우 몇 사람이 앉을 공간이 있을 뿐 비좁게 느껴진다.
서둘러 내려서는 능선길 오르락 내리락 잠시 지루하게 이어지는 능선에서 택시를 불러놓고 걸음을 서두른다. 참나무의 노란 단풍이 곱게 남아 있는 곳, 마지막 개기재를 향하여 고도를 낮추는 곳에는 아직 찐한 가을 여운이 남아 있고, 이어 가파르게 떨어진 길은 밭둑으로 내려서는데, 다 내려와서 밭둑길이 제일 험한 것 같다. 칡넝쿨 잡고 까다로운 비탈길 내려서니, 택시가 기다리고 있는 개티재에 도착하여,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단체사진을 찍으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서둘러 택시를 타고 아침에 출발한 서밧재에 돌아오니 택시요금이 4만 5천원 정도 나온다. 땀이 식어서인지 택시에서 내리니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모두 벌벌 떨면서 신축 공사를 하는 곳에 수돗물이 있었지만 씻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배낭에 남은 물로 간단하게 세수만하고, 모두 차에 올라 포항으로 향한다.
8시 30분경에 포항에 도착하여, 대이동에 있는 24시간 해장국 집에 들러 뼈다귀탕으로 저녁을 먹은 후 차를 몰고 10시가 넘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니, 아파트에 주차 할 공단이 없어 뱅글뱅글 돌다가 아파트 단지 박으로 나가서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들어오면서, '에이고 주차하기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원' 구시렁 거리며 호남정맥 13구간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7.11.11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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