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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 2구간 (엽돈재~ 부소령~ 성거산~ 태조산~ 천안분기점)

호젓한오솔길 2017. 12. 6. 00:59

 

금북정맥 2구간 (엽돈재~ 부소령~ 성거산~ 태조산~ 천안분기점)



                                        솔길 남현태



지난 11월 15일(수요일) 오후 2시 29분 포항에서, 우리 나라 지진관측 사상 두 번째로 큰 진도 5.4 지진 발생과 이어지는 여진으로 포항시민들의 삶을 완전히 불안하게 바꾸어 놓았다. 작년 9월에 경주에서 발생한 진도 5.8 지진 보다 진도는 약하다지만, 지표면 가까이(약 9Km)에서 발생하여 단층을 상하로 흔들어 놓은 지진이라 진동이 더욱 심하게 느껴지고 더 많은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

 

많은 건물들이 붕괴되어 부상을 당한 사람들과 이재민 발생으로 사상 유래 없이 대입 수능시험이 일주일간 연기되는 등 나라 안의 분위기가 어수선하기만 하다. 집집 마다 아파트와 건물이 흔들려, 집안에 방문과 서랍들이 모두 열리고 살림살이가 마구 흩어져 있으니, 마치 도둑을 맞은 집 같이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진앙지가 우리 집에서 겨우 몇 킬로 떨어진 흥해읍 들판에서 발생하여, 근처 한동대학교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특히 건물 허가 조건인 주차장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1층을 기둥으로만 세우는 필로티 공법으로 지은 다세대 건물이 지진에 취약하여, 집 근처 장성동 원룸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아직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정리되지 않고 있는 북한의 핵 위협과, 5년짜리 내로남불 좌파 정부는 적폐청산을 한답시고 과거 정부의 업적들을 모조리 망가뜨리는 망나니 칼춤 추듯 나라를 송두리째 흔들어 대고 있는 꼴 보기 싫은 정치 혼란 속에 찾아온 자연의 대 재앙으로 어수선해진 마음은 어디로 갈 수만 있다면 조용한 나라를 찾아 이민이라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세상이 시끄러운 속에서 찾아온 11월 셋째 주말, 토요일은 시골집에 가족들이 모여서 1년간 먹을 김장을 하고, 일요일에는 고운산정 산악회에서 진행 중인 급북정맥 2구간 산행을 가는 날이 돌아오니, 불안하게 흔들리는 대지 위에 부초처럼 얹혀 살면서 인간에 의해 다 파헤쳐진 정맥을 찾아 산으로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싶지만, 그래도 산꾼은 때가 되면 저절로 산으로 가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행을 가는 이번 주 일요일이 이번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로 서울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고 바람도 심하여 체감온도가 한 겨울 날씨보다 춥다고 한다. 산행지 천안시 날씨를 찾아보니, 포항 보다 5도 정도 낮은 영하 7도까지 떨어졌다가 낮 최고 기온이 영상 2도에 머문다고 하여 두툼한 겨울 복장으로 단단히 준비를 한다. 


일요일 새벽 4시에 평소처럼 집 근처 장량동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출발하기로 되어 있어,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을 먹은 후 마눌이 싸주는 도시락으로 배낭을 꾸리고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파트가 흔들거리는 여진이 또 발생하니, 마눌은 혼비백산 이런데 나 혼자 두고 산에 가야 되나 한다.


일요일 새벽 04시에 포항시 북구 장량동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2명이 타고 출발한 버스는 부산프라자,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천령산 막걸리, 양학 육교, 한방병원, 승리아파트, 공대정문, 지곡 롯데마트에서 마지막 대원들을 태우니, 참여한 인원이 지금까지 산행 중에서 제일 적은 14명이라고 한다. 포항 지진 여파와 이번 달 15일부터 내년 5월 15일까지 실시되는 산불경방 기간 동안 산불 감시원으로 신청한 대원들로 인하여 인원이 줄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고속도로를 달려 가는 도중에 천안휴게소에 잠시 들렸다가, 아침 8시경에 지난 번에 산행을 마친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엽돈재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니, 날씨가 차갑기는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산행준비를 하고 들머리에서 단출하게 기념사진을 찍은 후 낙엽 내려 앉은 길 따라 부소산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한다.


절개지를 오르면서 돌아본 엽돈재 풍경은 가을빛이 바랜 산천은 어느덧 싸늘한 겨울 속으로 접어들고, 잠시 오르막 길 올라 만뢰지맥 분기점이 있는 낙엽 쌓인 삼거리 봉우리에 올라서니, 어느새 몸이 달아오르고 대부분 겉옷을 벗기 시작한다. 만뢰지맥 분기점 삼거리에서 이어지는 낙엽 길은 잠시 후 오늘의 첫 봉우리 부소산(459m) 정상에 올라선다.


부소산에서 바라본 아련히 펼쳐지는 경기도 안성시 전경 살짝 당겨본 안성시 입장면과 입장저수지 풍경 사진에 담아보고, 선두팀 기념사진을 찍은 후 이어지는 걸음은 부소령으로 내려선다. 포장도로가 가로 지르는 부소령에는 부소산 부소령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고, 천안 성거산과 백제의 첫 도읍지 위례성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천안 금북정맥 등산로를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 돌아본 부소령 전경, 위례성이 있는 성거산에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듯 등산로가 잘 단장되어 있다. 깨끗하게 잘 단장된 등산로를 들어서니 저절로 걸음이 빨라져 잠시 선두에 서서 산행 속도를 높여,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위례산은 건너 편에 따로 있는 것 같아 성터가 있는 낙엽 길을 지난다.


은 산정에 위례산성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고, 뒤쪽에 삐딱하게 설치된 위례산 정상석 앞에서 따라온 봉석님 기념사진 찍어주고, 나도 한 장 찍힌 후 선두 대원들이 올라오기를 잠시 기다린다. 위례산 정상에서 안성시 쪽으로 트인 조망과 위례산 정상의 이정표, 선두 대원들 기념사진 찍는 모습 사진에 담아보고 알파인님과 같이 걸음을 서두른다.


좌측에 작은 봉우리를 끼고 지나가다가 트랭글이 울리기에 궁금하여 올라가보니, 유성농장으로 내려가는 삼거리 이정표에 누군가가 매직으로 촛봉(463.8m)이라고 적어놓았다. 건너 성거산을 바라보며 촛봉을 내려선 걸음은 서낭당이 있는 우물목 고개에 내려선다. 


커다란 물푸레나무 성황당이 있는 우물목 고개에서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공군부대로 올라가는 포장도로가 있는 사리목삼거리에 도착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군부대 쪽으로 올라간다. 가벼운 걸음으로 산보하듯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우측으로 천안시 방향에 천흥저수지 풍경 눈에 들어 살짝 당겨본다.

 

성거산 순교성지를 알리는 표지석을 지나 이어지는 포장도로는 군부대 앞에서 좌측으로 등산로를 따라 접어든다. 낙엽 내려앉은 등산로를 따라 군부대를 좌측으로 돌아 우회하는 길 골짜기를 건너는 나무 다리도 지나며 잠시 오르막 길을 오르니, 우측에 겹겹이 철조망이 쳐진 공군 부대가 보이고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갔다가 이어지는 길은 성거산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실질적인 성거산 정상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군부대 밖에 있는 봉우리에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다. 성거산 정상에서 돌아본 군부대 쪽 풍경은 수목 사이로 보이는 것이 이곳 보다 조금 더 높아 보인다. 정상석 뒤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있는 두 사람의 지역 산님에게 부탁하여, 선두팀 기념사진을 찍혀보고, 점심 먹을 곳을 살피면서 성거산을 내려서는 길은 천안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끝이 매섭다.

 

성거산 아래 만일고개에 내려서서 좌측으로 바람이 없는 양지쪽을 찾아 낙엽 위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데, 느닷없이 산악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 올라와 앵앵거리며 먼지를 날려댄다. 점심을 먹고 지나가는 능선길에서 돌아본 성거산은 우람하게 보이고, 이 근처에서는 그래도 높은 산으로 꼽히는지 찾아 드는 등산객들이 자주 보인다.

 

나무계단으로 잘 단장된 등산로를 따라 유왕골 사거리 이정표를 지나고, 백제의 시조 온조왕과 고려태조 왕건의 전설이 서려있는 유서 깊은 유왕골 안내판 앞에 잠시 멈추었던 걸음은 소나무 우거진 나지막한 봉우리에 도착한다. 태조산 '제2솔바람길' 쉼터를 알리는 작은 봉우리에 잠시 멈추었던 걸음은 태조산 정상을 향하여 잠시 선두에서 걸음을 재촉한다.


산님들 발 아래 낙엽이 다져진 햇살 다사로운 길 따라 잠시 가파른 숨 몰아 쉬며 팔각정 정자가 있는 태조산420m) 정상에 올라선다. 태조산 팔각정 안내판과 고려태조 왕건이 군사를 상주시켰다는 태조산의 유래가 적힌 안내판을 잠시 드려다 보고, 팔각정에 올라서 바라본 드넓은 천안시 풍경 살짝 당겨보니, 오밀조밀한 콘크리트 더미들이 복잡하게 흩어져 있는 모습이다.


조망 시원한 팔각정에서 천안시 풍경 둘러보고 아래로 내려와 태조산(421.5m) 정상석과 정자 주위를 둘러보고, 낯선 산님에게 부탁하여 선두팀 기념사진 찍혀본다. 태조산 정상에서 모두 방심하여 리본이 달린 엉뚱한 길로 잠시 내려가는 알바를 하고 올라와서, 올라올 때와 같이 좌측에 울타리가 쳐진 좋은 길을 따라 걸음을 이어간다.

 

취암산 4.6Km 남았음을 알리는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남은 가을 향기가 흐르는 정맥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정겨운 발걸음은 이어진다. 태조산을 지나 고도가 많이 낮아지니, 아직 가을 여운이 남아 있는 길은 발걸음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낙엽 바스락거리는 능선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걸음은 운동 시설과 통나무 벤치가 놓여진 곳에서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이어지는 걸음은 돌무더기가 있는 취암산 봉우리에 올라 바라본 천안시 풍경은 누군가 조망이 가린다고 소나무 가지를 잘라내어 조망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 곳이 취암산인 줄 알았는데, 트랭글이 조용한 것을 보니, 다음 봉우리인 것 같아서 걸음을 재촉한다. 다시 내리막 길 내려갔다가 오르막길 걸어 오른 봉우리, 삼룡동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 이 곳도 취암산이 아니고, 다시 잠시 내려갔다가 오르는 길에서 트랭글이 울리더니, 취암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취암산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취암산을 내려서는 길은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좌측으로 야산과 마을이 정겹게 어우러진 너머로 멀리 독립기념관 지붕이 보이고, 앞쪽에 나지막한 바위 봉우리가 마치 능선을 기어 올라오는 고슴도치처럼 멋지게 보인다.


앞쪽으로 멀리 가로지른 오늘의 종점 경부고속도로가 보이는 발걸음 가벼운 능선길은 앞에 보이던 작은 바위 봉우리는 우회하여 잠시 가파르게 내려서더니, 좌측에 동우아파트를 끼고 이어지는 마루금 길은 사람 사는 모습 살피면서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21번 국도와 경부고속도로가 가로막은 가파른 절개지 계단을 내려선다. 

철계단을 내려서서 뒤에 오는 대원들 모습 담아보고, 21번 국도변을 따라 고속도로를 건너기 위해 천안 분기점까지 걸어 내려가는데, 우리 버스가 빵빵거리며 날머리 쪽으로 올라 오고 있어 다시 돌아오면서 산행길은 종료된다.

 

아침 8시 8분경에 경기 안성시 엽돈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낡은 빨래판처럼 대체로 완만하게 느껴지는 능선길 따라 약 23.57Km 거리에 6시간 51분 정도 소요된, 오후 3시경에 충남 안양시 21번 국도에서 선두팀 산행을 종료한다. 날씨가 추운 관계로 배낭에 많이 남은 물로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입은 후 하산주를 마시며 약 1시간 30분동 정도 기다린, 4시 30분경에 후미 대원이 모두 하산을 완료한다.


모두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오는 도중에 어린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를 불러 왜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는 유명한 천안 아우내 장터에 있는 소문난 순대 맛집에 들려 천안의 향토 음식인 따끈한 순대국밥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맛있는 순대와 수육으로 푸짐하게 하산주를 나눈다.


모두 거나하게 하산주를 나누고 오는 도중에 영천 휴게소에 들렸다가 포항에 도착하여, 아침에 역순으로 시내를 경유하며 대원들을 내리고, 종점인 두산위브 사거리에 내려, 저녁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고운 산정과 함께 한 급북정맥 2구간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7.11.19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