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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개복숭아 ..................(시서문학 29호)

호젓한오솔길 2018. 10. 26. 22:15

 

개복숭아


           솔길 남현태


첩첩 산중으로 숨어들어

하늘만 바라보고 살던

옛사람 떠나간 좁은 골짜기

봄이면 어김없이

한 맺힌 복사꽃 핏빛 토하니


복상은 호롱불 끄고 먹어야

얼굴 예뻐진다며

어두운 방에 둘러앉아 먹던

벌레 먹은 개복상

달콤한 추억 아련한데


꽃잎 떨어진 두어 달

어린 씨알 여물기도 전에

도륙 난 무릉도원의 꿈

깔끄러운 털옷 벗고

설탕 품에 백일기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