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꼬지 추억
솔길 남현태
헬리콥터 놀이 한다며
잠자리 잡아 꼬리 자르고
지프라기 꼽아 공중에 날려보내면
마지막 죽을 힘으로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모습보고
깔깔대던 시절
의사놀이 한다며
멀쩡한 엉머구리 때려잡아
사지 벌려 반듯이 뉘어놓고
하얀 배위에 풀잎 뜯어 십자가 붙여
가운데 침 뱉어두면 낫는다고
찰떡같이 믿던 시절
교미 붙어 떨어지지 않는
두 마리 개를 막대기로 후들기고
나무 꼭대기에 한 쌍이 노래하며
사랑을 하는 꼴을 못보고
확대로 떨어트린 매미 잡던
철딱서니 없던 시절.
(2019.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