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비학산 날개능선

호젓한오솔길 2019. 11. 2. 18:45

 

비학산 날개능선


                     솔길 남현태


며칠 전 지나간 태풍 마탁으로

들판에 누렇게 익은 벼들이

곳곳에 쓰러져 추수를 기다리고 

일그러진 코스모스들은

궁색한 몰골로 어렵게 꽃 운다

  

창공을 떠도는 흰구름이

솜털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파란 가을

빼곡한 신갈나무 숲 속을 오르는 길 

우거진 잎새는 단풍 들기 위해

노릇한 연둣빛으로 변해간다

 

부드러운 비학 날개능선 

가을진달래 한 송이 바람에 떨고

하얀 구절초 가을볕이 즐거운 표정 

뭉게구름 아래 가야 할 마루금

그림처럼 정겹게 펼쳐진다.

 

(201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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