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오솔길

호남정맥 13구간 (서밧재~ 개기재) 솔길 남현태 새벽 바람 귀 시린 서밧재 호남정맥 중간지점 지나 잡목 사이로 솟은 일출 받으며 미끄러운 천운산 오른 발걸음 단풍 어우러진 돗재 건너 산허리 아래 깊은 골짜기 물들인 가을빛 내려앉은 태악산 낙엽 깔린 융단길 이어진다 가을걷이 끝난 ..

호남정맥 13구간 (낙엽길) 솔길 남현태 발아래 내려앉아 바스락바스락 소근거리는 낙엽들의 넋두리 무덥던 여름 밤 벌레 물려 구멍 숭숭 뚫린 놈들이 허다하고 태풍에 일그러진 멍든 얼굴들 체념한 듯 길바닥에 널브러져 빤히 쳐다보다 발길에 채여 아프다고 몸부림치는 고엽들 제각기 ..

호남정맥 12구간 (어림고개~서밧재) 솔길남현태 걸어온 산봉우리 돌아보는 바람 시원한 목쟁이 쪽빛하늘 머리에 이고 낑낑대는 뭉게구름 하얗게 사색되어 흐르고 쓰러진 고사목들 가로막은 호남 등산로는 장애물 경기하듯 넘다가 잠시 한눈팔면 띵해진 골통 욱신거리는 길 잘록한 삼거..

호남정맥 12구간 (별산 화순풍력단지) 솔길남현태 바람개비 행렬 멈추어선 조망 트인 별산 능선 무심한 세월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 고운데 미련 남은 녹음 능선 얼룩진 그림자 따라 구른다 가야 할 정맥 길 풍차들은 시월 더위 숨죽인 체 부동자세로 열병식 기다리고 햇살 아래 납작 ..

호남정맥 12구간 (어림고개) 솔길남현태 가을빛 살포시 내려앉은 굽은 고갯길 아침 햇살에 졸고 깊어가는 계절 품에 황금빛 논 도가리 정겨운데 바람기 없는 무더운 시월 끓어오른 열기 콩죽 땀 흘리니 쪽빛 멍든 파란하늘가 한가로운 몽실구름 떠다닌다 수풀 속으로 들어선 산길은 태풍..

호남정맥 12구간 (가을 야생화) 솔길남현태 가을 전령사 노란 감국은 진한 향기로 꿀벌들 불러 모으고 잡초 사이 자주색 용담은 부끄러운 듯 드러누워 오수 즐긴다 어리숙한 옅은 자줏빛 쑥부쟁이 시골티 나는 하루 해가 분주하고 귀티 흐르는 하얀 구절초 바위에 다소곳이 길손 기다리니..

호남정맥 11구간 (유둔재~ 무등산~ 어림고개) 솔길 남현태 더운 안개 오르내리는 저삼봉 능선 백남정고개 건너 북산 가는 길 드넓은 하얀 구름 바다 위에 고개든 건방진 산봉우리들 유영하고 선잠 깬 잠자리 젖은 날개 말린다 주상전리 좁은 바위 덩어리 위에 무덤 하나 잠든 신선대 건너 ..

호남정맥 10구간 (과치재~ 유둔재) 솔길 남현태 연산 오르는 정맥 마루금 물기 머금은 안개 넘나들고 풀섶에 맺힌 이슬 아랫도리 적셔오는 능선 따라 고개 숙인 걸음 방아재 건넌다 안개 덮인 산봉우리 바라보며 전망바위 잠시 머물던 걸음 땀과 이슬 범벅이 된 몸 만덕산 할미봉 단장된 ..

호남정맥 9구간 (방축재~ 과치재) 솔길 남현태 바람기 없는 후덥지근한 새벽 달리는 자동차들 거친 숨소리 흘리는 팔팔 고속도로 포개진 마루금 안개 짙은 가지마다 함박눈처럼 드리운 은은한 밤꽃 향기 코끝 진동 한다 밋밋한 오르막 길 이어지던 걸음 조망 없는 나지막한 봉황산 송지농..

호남정맥 8구간 (오정자재~ 방축재) 솔길 남현태 어둠 서서히 걷히는 시각 앞을 막아서는 거친 바위봉우리 잔뜩 찌푸린 날씨 금방이라도 비 쏟을 기세로 바람 스산하게 불어온다 단장된 등산로 접어들어 강천산 왕자봉 미끈한 정상석 열어 놓은 조망 화려하지 않아도 멀리 가야 할 무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