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룡산(961M)에 노닐다가..
* 위 치 : 경북 영천시 자양면
* 일 자 : 2007.01.20(토요일)
* 동행자 : 호젓한오솔길 홀로
* 산행코스 : 묘각사- 시루봉 갈림길- 기룡산- 시루봉 갈림길- 묘각사
* 산행거리 : 약 6 Km
* 산행시간 : 3시간 30분 소요(눈을 기다리며 노닐다가)
오늘은 아침 부터 뭔가 자꾸 꼬이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있는데 인터폰이 울린다.
마눌이 받더니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내 차에 실내등이 켜져 있다고 경비 아저씨에게서 연락이 왔다며 서둘러 밥먹는 동안 마눌이 내려갔어 꺼놓고 왔지만 출고 이후 한번도 교체하지 않은 베터리가 금년 겨울을 넘길까 하고 늘 염려하고 있던 터라 내심 불안하다.
베낭을 챙겨들고 내려가 시동을 걸어보니 끼릭끼릭 거리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것이
정말로 김이세는 순간이다.. 몇 번을 재 시도 해보지만 허사다.
집으로 전화하여 마눌 보고 좀 태워 달라고 했더니 올때는 어떻게 하느냐고 하며..
보험회사 긴급 출동 서비스를 불러준다.
한참을 기다려 긴급 출동 서비스에서 와서 점프시켜 시동을 걸어준다.
참 좋은 세상이다.
기다리는 동안 보험 회사에서 수시로 연락이 와서 서비스가 이루어 졌는지 확인까지 해주며 마지막엔 긴급 서비스를 이용해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한다..ㅎㅎ
만약에 산에가서 시동이 안걸리면 큰일이다.
쪽 바로 현대차 서비스 공장으로 달려가 잠시 기다려서 거금 십만천원을 주고 베터리를 교체해버린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10시가 넘어 버렸다..
오늘은 뭔가 아침부터 패가 꼬이는것 같다.
하여 산행지를 가까운 기룡산의 짧은 코스를 간단히 다녀 오리라 마음먹고 죽장 쪽으로 차를 몰아가다가
죽장 휴게소를 지나 내리막 길에서 좌회전하여 영천 자양댐 상류를 거처 묘각사 계곡입구로 들어가니 산불감시 초소에는 입산금지 표지판이 있다.
운곡지 제방 아래서 잠시 차를 멈추고 망설인다.
여기에 차를 두고 좌측 능선을 오를까 하다가 시계를 보니 시간이 벌써 11시 20분이나 되었다.
낮선 곳에서 산불 감시원의 눈초리도 겁이난다..하여 묘각사 아래 주차장까지 그대로 깊숙히 차를 몰고 들어가 텅빈 주차장에 홀로 주차를 하고 가볍고 한적한 산행길에 오른다.
* 주차장에 세워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작으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ㅋ
*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묘각사 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너무나 한적하다.
* 오늘이 제일 춥다는 대한인데.. 하늘은 맑고 날씨 또한 다사롭다..
* 뒤돌아 본 능선의 아름다움도 잠시..
* 묘각사에 다다르니 전기톱의 굉음소리가 산천을 울린다..
아마도 오늘은 부처님도 귀를 막고, 눈도 감고 계시는 듯 하다.
아니면 주위에서 벌어지는 허무한 꼴이 보기싫어 멀리 출타 중이신지도 모른다..
* 묘각사 주위에는 아름드리 참나무들이 마구 잘려 나가고 있다.. 아마도 사찰을 확장 할려는지는 몰라도 부처님도 이렇게하여 새 집을 지어 주시는 것은 원치 않으시리 라는 생각을 해보며..넘어진 참 나무들로 막힌 등산로를 찾아가면서 무거운 발길을 옮긴다..
* 돌아보는 묘각사 골은 아름답기만 한데..
* 낙엽의 사면 골짜기 길을 따라서..
* 능선에 오르니 낙엽 또한 곱기만 한데..
* 군데군데 능선길은 잔설이 남아있다..
* 깊은 사랑을 나누는 낙낙장송..
* 보현산 쪽 조망.. 어느덧 날씨는 점점 흐려지고..
* 멀리 면봉산과 베틀봉도 보이고..
* 기룡산 정상모습..
* 멀리 꼬깔봉과 능선길..
* 깊숙한 묘각사 골짜기..
* 오밀조밀 한 봉우리 위에 짙은 구름이 몰려오고..
* 놀면서 가는길에 기룡산도 점점 가까워지고..
* 싸락눈이 폴폴 날린다..
* 바위에 달라붙은 소나무는 한것 푸르름을 더하고..
* 멀리서 밀려오는 눈 구름이 점점더 가까워진다..
* 보현산 위에도 눈 구름이..
* 기룡산 정상의 산불감시 카메라..
* 자양댐과 꼬갈봉의 모습..
* 하늘은 점점 짙은 구름이 덮힌다..
* 바위에 덜터 않아 점심과.. 커피 한잔으로..
* 함박눈이 내리기를 기다려 본다..
* 그러나 하늘은 흐렸다 개였다..
* 이놈의 속만 태운다..
* 기룡산 정상에 다시 돌아와..
* 올라온 능선길로 내려선다..
* 암릉길에서 혹시나 눈이 많이 와주기를 기다리며 꾸물거려 본다..
* 멀리서 눈보라가 밀려오는 듯 하지요..
* 이쁜 가지에는 눈 꽃이 피엄즉도 하지만..
* 보이는건 구름꽃 뿐이로다..
* 아름다운 옛 추억의 그 자리에도..백설 가루라도 뿌려 줫으면..
* 아름다움을 잉태한 가지들은 새 봄을 기다린다..
* 살았을까 죽었을까..??
* 바위에 쪼그리고 봄을 기다린다..
* 심중에는 새 생명이 움트고..
* 싸래기 눈을 맞으며...걸음을 멈추니 한기를 느낀다..
* 지루함을 달래며 오늘도 자작으로...ㅋ
* 이제 싸락눈이 제법 내린다..
* 커다란 바위의 위용 앞에..
* 달라 붙은 노송의 한 많은 생애를 바라보다..
* 금방 이라도 머리위로 무너져 내릴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
* 저 위에서 부터 그냥 뒹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ㅋ
* 끈질긴 생명 위에도 싸락눈이..
* 이제 방향 감각을 잃을 정도로 거센 눈보라가 친다..
* 눈보라속의 시루봉 삼거리...
기룡산 정상부 능선을 오를 때 부터 날씨가 차차 흐려지더니 싸래기 눈이 내렸다 개었다 를 반복하며 기온도 떨어져 살살해 진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를 기다리며 정상에 바위에 걸터 앉아 자작으로 사진도 몇장 찍어보고 이모저모 찾아가며 시간을 끌어보다 바로 묘각사로 하산 할려다..
눈 오는 기룡산에 더 머물 욕심으로 올라 온 능선길로 싸락눈을 맞으며 내려온다..
시루봉 삼거리에서 눈보라가 치는 가운데 알바를 하고 올라오는 산꾼을 만났는데 돌아 올라오던 길을 가리키며 이리가면 용화리 길이 맞느냐고 뭇는다..
내려 가다 이상하여 30분간 알발를 하고 올라 왔다고하며.. 내민 지도를 보니 국제신문 근교산에서 카피 해온 개략도인데 상세 하지가 못했다 시루봉 쪽 길은 아예 나오지 않고.. 지도에 나온길과 그사람이 올라온 길과 지형이 하도 비슷하여 맞는것 같다고 대답 했다..포항에서 왔다고 하기에..시간이 오래 걸리면 묘각사 아래 내차가 있으니 함께 내려가자고 했더니 망서리는 듯 하다가 처음 계획대로 가겠다며 올라오던 길로 다시 내려갔다.... 그러나..ㅉㅉ
헤어져 조금 내려오니 용화리 갈림길이 따로 있었다..
아풀싸..
아까 그 사람은 시루봉 가는길로 들어간 것이다..
같이 용화리로 이어지는 길은 있지만 시간이 엄청 더 걸린다..
눈이 개여 시야가 트이면서 확연한 능선이 나타난다..
건너다 보고 야호야호 하며 고함을 쳐 보았지만 기척이 없다..
그렇다고 따라 갈수 있는 거리도 아니고 달리 연락할 방법도 없고하여 걱정만 하면서 하산해야 했다..
자동차에 돌아오니 오후 3시가 조금 지났다.
조금전에 만나 길을 잘못 들어간 포항의 산꾼을 생각하니 또 걱정이 된다..아마도 시루봉으로 두르는 길은 시간이 많이 지연되어 잘못하면 날이 저물수도 있는 거리이다..나를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눈보라 속에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허술한 지도만 드려다 보고 맞다고 맞장구 친것이 무척 후회 스러울 뿐이다.
오늘은 뭔가 되는것이 없다..무거운 마음으로 포항을 향하는 길에서 늘 그 생각 뿐이다..
2007.01.20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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