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무정추우

호젓한오솔길 2008. 9. 3. 19:11

 

 

무정 추우

 

 

           솔길 남현태

 

 

극성부리던 무더위 비켜간 자리

선선한 소슬바람

조석으로 가을 기별하더니

느닷없이 장대비 쏟아 내린다

 

뜨거운 햇살 한풀 꺾이고
깜짝 놀란 초목 성장 멈출 찰라

재바른 사람들 낫 들고 조상님 산소 올라

거친 풀 깎으며 추석 준비 서두른다

 

입 비뚤어진 모기 성화 추억되고 

들판에 익어오는 농심

어정칠월 건들 팔월 한숨 돌리며

다사로운 가을 햇살 풍년 기약할 제

 

처서에 궂은 비

독 안의 알곡 줄어든다 하건만 

무정한 저 비 여름 간 줄 잊었는지

바람 앞세워 소박한 농심 녹여 내린다.

 

 

(200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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