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추우
솔길 남현태
극성부리던 무더위 비켜간 자리
선선한 소슬바람
조석으로 가을 기별하더니
느닷없이 장대비 쏟아 내린다
뜨거운 햇살 한풀 꺾이고
깜짝 놀란 초목 성장 멈출 찰라
재바른 사람들 낫 들고 조상님 산소 올라
거친 풀 깎으며 추석 준비 서두른다
입 비뚤어진 모기 성화 추억되고
들판에 익어오는 농심
어정칠월 건들 팔월 한숨 돌리며
다사로운 가을 햇살 풍년 기약할 제
처서에 궂은 비
독 안의 알곡 줄어든다 하건만
무정한 저 비 여름 간 줄 잊었는지
바람 앞세워 소박한 농심 녹여 내린다.
(2008.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