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풍에 지는 꽃
솔길 남현태
두마리 고개 넘어 하얀 보현산
설레는 맘 달려간 상봉엔
다사로이 흐르는 불청객 맞으며
눈물짓는 상고대
얄미운 봄바람 꼬임
마지막 아리따운 자태 녹여간다
앙상한 가지 끝 대롱대롱
비지땀 흘리며 매달린 채 바동대는
영롱한 얼음 꽃
임종 앞둔 애처로운 모습
카메라 눈 비벼 가며
때늦은 아쉬움 조마조마 담아본다
하얀 겨울 치마 사이로
갈색 몸뚱이 슬며시 드러내는 보현산
파랗게 질려버린 늙은 소나무
가지 끝 봄빛 영글고
발밑 낙엽 속 꿈틀대는 숨소리
골자기 굽이굽이 초록향기 맴 돈다
(2009.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