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춘풍에 지는 꽃

호젓한오솔길 2009. 2. 26. 00:49

 

 

춘풍에 지는 꽃 

 

 

                솔길 남현태

 

 

두마리 고개 넘어 하얀 보현산

설레는 맘 달려간 상봉엔

다사로이 흐르는 불청객 맞으며

눈물짓는 상고대

얄미운 봄바람 꼬임

마지막 아리따운 자태 녹여간다

 

앙상한 가지 끝 대롱대롱

비지땀 흘리며 매달린 채 바동대는

영롱한 얼음 꽃

임종 앞둔 애처로운 모습

카메라 눈 비벼 가며

때늦은 아쉬움 조마조마 담아본다

 

하얀 겨울 치마 사이로

갈색 몸뚱이 슬며시 드러내는 보현산

파랗게 질려버린 늙은 소나무

가지 끝 봄빛 영글고

발밑 낙엽 속 꿈틀대는 숨소리 

골자기 굽이굽이 초록향기 맴 돈다 

 

 

(2009.02.21)

 

 

'♥ 오솔길 문학방 ♥ > 솔길 구시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낚시  (0) 2009.03.14
파도는 구른다  (0) 2009.03.12
괘령의 심설  (0) 2009.02.11
주왕산 가메봉  (0) 2009.02.01
웃는 돼지머리  (0) 2009.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