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주면 좋은 나이
솔길 남현태
단체 이탈한 산행 욕심
홀로 하산길 못 찾아
오르락내리락 열심히 달려가는
주흘산 부봉 암릉길
정답게 산행하는 부부
물 좀 여유 있어요?
배낭 들이대며 뽑아드시라 한다
연배쯤 보이는 아저씨
젊은 분 확실히 산 잘 탄다며
마흔 되었느냐 물어온다
물 한 모금 많이 깎아주네
아서라 아줌마
마흔은 아니고 삼십 대 같은데
몇 살이냐며 더 후한 인심 쓰신다
우쭐한 기분 로프 잡고
암벽 길 뛰어오르니
멍하니 쳐다보며 흔드는 손 인사
쉽게 찾은 하산길 남긴 물소리
다 주지 못한 마음
부봉의 아쉬움 되어 남는다.
(2006.05.13 )
주흘산 부봉 산행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