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오는 산길에
솔길 남현태
아침 이슬 흠뻑 먹음은 상큼한 붓꽃
오동나무 화사한 꽃 가지 드리우니
송홧가루 흘리는
솔가지 매달려 바람 따라
그네 타고 노는 자벌레
부지런한 거미 밤새 쳐놓은 하얀 그물엔
미련 한 얼굴만 연방 걸린다
검은 벌래 떼 지어 덜꿩나무꽃
깔가먹는 횡포
어린 메뚜기 아쉬운 듯 지켜보며
가는 뒷다리 구르고
이름 모를 분홍 꽃 아름다움은
피 빨리는
모진 고문 미소 띤 모습이어라
훤칠한 오동 새순 활기찬 데
몸통 비틀어 곱사등 된
괴목 기구한 사연 애달프다
아카시아 향기 맡으며
클로버꽃 한가로이 노니는 길가
도망가던 도마뱀
놀란 눈알 대록대록 눈치만 살핀다.
(2006.05.20)
운주산 산행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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