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여름 오는 산길에

호젓한오솔길 2009. 8. 8. 11:23

 

 

여름 오는 산길에

 

 

                   솔길 남현태

 

 

아침 이슬 흠뻑 먹음은 상큼한 붓꽃

오동나무 화사한 꽃 가지 드리우니

송홧가루 흘리는 

솔가지 매달려 바람 따라

그네 타고 노는 자벌레

부지런한 거미 밤새 쳐놓은 하얀 그물엔

미련 한 얼굴만 연방 걸린다

 

검은 벌래 떼 지어 덜꿩나무꽃 

깔가먹는 횡포 

어린 메뚜기 아쉬운 듯 지켜보며

가는 뒷다리 구르고

이름 모를 분홍 꽃 아름다움은

피 빨리는

모진 고문 미소 띤 모습이어라 

  

훤칠한 오동 새순 활기찬 데 

몸통 비틀어 곱사등 된

괴목 기구한 사연 애달프다

아카시아 향기 맡으며

클로버꽃 한가로이 노니는 길가

도망가던 도마뱀

놀란 눈알 대록대록 눈치만 살핀다. 

 

 

(2006.05.20)

운주산 산행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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