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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산, 오리온목장 억새 산행

호젓한오솔길 2010. 9. 26. 21:30

 

 

무장산, 오리온목장 억새 산행

 

* 위   치 : 경북 포항시 오천읍, 경주시 암곡동 

* 일   자 : 2010.09.26 (일요일)

* 날   씨 : 흐림

* 동행자 : 토끼와 거북이

* 산행코스 : 경주시 왕산마을 - 무장사지 - 오리온목장 - 왕산마을

* 산행거리 : 약 9.4 Km 

* 산행시간 : 약 4시간 소요 (느린 거북이 수준)

 

징검다리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마눌과 산행을 하기로 하였으나, 이제 막 여름 더위가 끝나고 단풍산행도 철 이른 지금 마땅히 산행 갈 곳이 없는 시기다. 하여 매년 이맘때쯤 가는 억새 산행으로 무장산에 다녀오기로 한다. 포항시와 경주시의 경계 선상에 있는 동대봉산의 무장봉은 옛날 오리온 목장 터로 포항 근처에서 가장 쉽게 가을 억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몇 년 전에 갈 때만 하여도 인기척이 없는 호젓한 목장 억새밭을 한 바퀴 돌면 낮잠을 즐기던 고라니와 장끼를 몇 마리나 만나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 야생 동물들의 낙원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알려져 가을부터 산꾼들의 발길이 이어지니 암곡동에는 전용 주차장이 생기고 멀리서 관광버스도 몰려와 억새밭은 인파들로 북적인다.

 

오늘은 아침 6시 50분부터 월드컵 청소년 여자 축구 결승전이 있는 날이라 일찌감치 일어나 축구를 보고, 축구가 끝나는 시간인 아침 아홉 시에 바로 출발하기로 했는데, 전반전에 어렵게 2 : 2 무승부로 끝나는 걸 보고 아침을 먹고 후반전을 보고 있는데, 마눌은 도시락을 준비해놓고 기다린다. 결국, 일본과 3 : 3 무승부로 전후반이 끝나버리니 계획에 착오가 생긴다.

 

부득이 한 사정이지만, 약속을 어겨가며 조바심 나게 연장전을 보고 있는데 마눌은 빨리 갔다 와야 한다고 슬슬 보채기 시작한다. 할 수 없이 연장전 전반이 끝나고 TV를 끄고 집을 나와 자동차 시동을 걸고 라디오를 켜니 SBS 방송사 독점 중계라서인지 라디오 중계도 없고. 네비에도 나오지 않는다. 할 수 없이 궁금함을 접어두고 천북을 지나 덕동댐 상류의 왕산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이미 자동차들로 꽉 들어차 있어 도로변에 주차하고 슬슬 산행 준비하고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무장골로 올라간다.

  

 * 왕산마을 넓은 주차장에는 이미 자동차들이 꽉 들어차 있다.

 

 * 길가에 주차하고 차도를 따라서 슬슬 올라간다.

 

 * 황금빛 들판을 따라서. 저 위에 아줌마들 논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다.

 

 *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개울 건너 도로를 따라서 올라간다.

 

 * 길가에 아름다운 토종 꽃들을 잘 가꾸어 꾼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 과꽃(당국화)

 

 * 맨드라미.

 

 * 백일홍.

 

 *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

 

 * 입산통제소를 지나서 골짜기로 들어서니 커다란 징검다리 든든하다.

 

 * 아직 초록이 짙은 골짜기 가을을 찾아가면서 올라간다.

 

 * 작년보다 길도 잘 정비되어 있고, 특히 돌다리가 잘 놓여 있다.

 

 * 날씨가 흐리니 덥지 않고 기분 좋은 산행길은 이어진다.

 

 * 갈림길. 골짜기로 바로 올라갔다가, 우측 능선으로 내려올 요량이다.

 

 * 이어지는 발걸음들 분위기가 그만이다.

 

 * 맑은 물가에 빨간 물봉선화도 곱게 피어 있고.

 

 

 * 돌아보니 거북이 마눌도 열심히 따라오고 있다.

 

 * 옛날 목장에 자동차 다니던 길이 태풍 매미로 쓸려 내려가서 작년까지도 길이 험했는데 올해는 잘 정비가 되어 있다.

 

 * 앞쪽에는 발길이 이어지는데.

 

 * 돌아보니 마눌은 혼자 고군분투 하는 듯하다.

 

 * 무장사지 삼층석탑 갈림길이 있는 곳.

 

 * 마눌은 작년에 갔다 왔다고 안 간다고 하기에, 앞쪽으로 걸음이 되는데 까지 계속 올라가라고 하고.

 

 * 혼자 무장사지 3층 석탑으로 향한다. 매년 보니 별로 볼 것은 없지만. 그래도...

 

 * 표지판에서 석탑 쪽으로 먼저 간다.

 

 * 사람들이 많이 와 있네요.

 

 

  

무장사지 삼층석탑 [鍪]

 

경상북도 경주시 암곡동() 무장사 터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화강석 석탑.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126호로 지정되었다. 높이 약 4.94m, 기단() 너비 약 3.21m이다. 쓰러져 있던 것을 1962년에 복원하였다. 그 중 기단 위의 3층 석탑으로, 지대석()과 하층기단은 중석()을 붙여서 8개의 돌로 짰고, 중석은 우주형()으로 되어 있으며 각 면에 2주식()의 탱주()가 있다. 갑석()도 8개의 돌로 짰으며 윗면에는 약간의 경사를 두고 그 중앙은 각형()과 호형()의 몰딩(쇠시리)으로 상층을 받쳤다.

 

상층기단의 중석 역시 8개의 돌로 구성하였고, 각 면에는 2좌식()의 원에 가까운 형태의 안상()을 조각하였을 뿐 우주와 탱주는 표출하지 않았다. 갑석은 4장의 판석()으로 덮었고, 밑에는 부연()이 있으며 윗면 중앙에는 2단의 각형() 몰딩이 있어 일반 석탑의 기단구조를 따랐다. 그러나 상층기단 중석의 각 면에 새겨진 안상은 특이한 장식이다.

 

탑신부()는 옥신()과 옥개석()을 각각 하나의 돌로 짰는데 높고 큰 첫층의 옥신에는 4귀에 우주가 있을 뿐 다른 장식은 없다. 2층 이상은 체감비율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각층의 옥개석은 건실한 비율로 작아졌다. 각층의 받침은 5단이고 첨하(檐)는 직선이며 전각()의 낙수면()부터는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있다. 첫층 옥신의 윗면 중앙에 1변이 27.5cm, 깊이 23cm의 네모난 사리공()이 있으나 사리는 없어졌다.

 

보수 때 없어졌던 하층기단의 갑석, 상층기단의 중석과 갑석 등 부재()를 새로 만들어 보충하였고, 상륜부()는 모두 없어진 것을 노반()과 복발()만을 새로 만들어 얹었다. 이 탑은 첫층의 탑신이 약간 높은 편이나 단순화가 심하지 않은 점과 기단부의 안상으로 보아 9세기 이후에 조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 울타리 박으로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어본다.

 

 * 매년 같은 방법이다.. 올해는 비가 많이 왔으니 작년보다 석탑이 많이 자랐는가 보다 하면서....ㅎ

 

 * 그런데.. 어디를 가나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곳에는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꼭 잘난 체 하며 들어가, 이리저리 들여다보면서 전문가인 척, 관심이 있는 척하며 만져보고 하는 약간 덜떨어진(2% 부족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 석탑을 뒤로하고.. 귀부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 '무장사 아미타불조상사적비 이수 및 귀부' 전경.

 

 

 * 여기에도 찾아오는 발길이 이어진다.

 

 

귀부 []

 

거북 모양의 비석 받침돌. 삼국시대부터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부 위에 비신을 세우고 비신 위에 두 마리 용으로 장식된 이수(螭)를 씌우는 것이 보통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용의 모습 외에 해태 모습을 한 것도 있고, 사실적인 거북 모양에서 점차 변형되어 장중한 것, 패기에 넘치는 것, 우아한 것 등 형태를 달리한 것이 많다. 태종무열왕릉비()의 귀부와 이수는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높이 평가된다.

 

 * 석탑을 뒤로하고 다시 골짜기 산행길로 돌아옵니다.

 

 * 이제 목장 입구에 들어선다.

 

 * 억새를 보러오는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 작년에는 다래가 많이 달렸던데.. 올해에는 몇개 안보이네요.

 

 * 무장산 정상이 보이는 곳 본격적인 억새 군락으로 들어선다.

 

 * 길을 넓게 확 정비해버렸어. 걸어가기는 좋지만. 어쩐지 억새의 운치가 못한 건 사실이다.

 

 * 목장 시설이 있는 곳 풍경.

 

 * 열심이네요.

 

 * 포항 쪽으로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조망이 별로입니다.

 

 * 억새의 융단 물결.

 

 * 무장산으로 향해 올라 갑니다.

 

 * 사진을 찍는 동안 마눌이 앞서 간다.

 

 * 무장산 정상 쪽 억새.

 

 * 아직은 대궁이가 싱싱한 것이 조금은 이른 듯하지만. 때가 묻지 않고 은색이 깨끗합니다.

 

 * 포항 쪽 풍경. 흐리다.

 

 * 길이 넓으니 운치가 없다.

 

 * 억새 물결.

 

 * 바람이 별로 없으니 모두 조용히 다소곳하다.

 

 * 무장산 올라가는 길. 작년에는 좁은 오솔길이었는데. 포크레인으로 새로 넓힌 것 같네요.

 

 * 길이 넓으니 다니기는 편하네요.

 

 * 무장산 정상 풍경.

 

 * 정상석 잠시 차지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군요.

 

 * 무장산 정상에서 바라본 억새밭.

 

 * 산꾼들이 참 많네요.

 

 * 살짝 당겨 봅니다.

 

 * 여기도..

 

 * 조금더 있어 억새가 하얀 은빛을 띠면 더욱 아름다울 듯하네요. 하지만, 그때는 단풍 구경 가야지요..ㅎ

 

 * 발길은 이어진다.

 

 * 억새 사이에서 여기저기 밥을 먹는 사람들.

 

 * 바삐 돌아가는 사람들.

 

 * 복잡한 무장산 정상을 뒤로하고.

 

 * 밥먹을 만한 곳을 찾아 내려오다가.

 

 * 억새밭에서 사진 한 장 찍어주고.

 

 * 보조 찍사에게 찍혀도 보고.

 

 * 억새 하늘거리는 곳에 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 몇 년 전에 혼자 왔을 때의 호젓한 분위기와는 억새밭 풍경이 사뭇 다르다..

 

  

 

 

억새밭에서

 

 

           솔길 남현태

 

 

가을바람 비명 흘리는 

촘촘한 은빛 억새 틈으로

스며들 듯 헤집을 때

졸린 눈으로 줄행랑치는 고라니

허공에 솟구치는 벌건 장끼 

놀란 가슴 콩닥 인다 

 

억새 사이로 고개 든 쑥부쟁이

카메라 겨누어 다가서는

후미진 발아래

겨울 잡초 새싹 움트는 곳

배곯은 야생 동물들의 안식처

 

은빛 바람에 머릿결 날리는

가는허리 자태 담으며

잠깐 노닐던 꿈

아쉬움이 하얀 마음  흔들 제 

무정한 중년의 세월

저만치 훌쩍 멀어져 가네.

 

 

(2006.09.16)

오리온 목장에서..

  

 

 

 * 4년 전에 혼자 왔을 때 적막하던 억새밭이 이제는 구석구석 꾼들로 북적인다.

 

 * 밥 먹으면서 바라본 무장산 풍경.

 

 * 마치 가을소풍 행렬같이 줄지어 오고 간다.

 

 * 억새 너머로 바라본 영일만.

 

 * 살짝 당겨보지만, 오늘은 날씨가 너무 흐리다.

 

 * 하얀 손 흔드는 억새들을 뒤로하고.

 

 * 목장 길 따라서 하산길을 서두른다.

 

 * 내려오는 오솔길 가에는.

 

 * 밤나무에 밤송이가 주렁주렁 달려있지만.

 

 * 금년엔 계절이 늦은 관계로 아직 아구가 벌어지지 않아서 나무 아래는 알밤이 없네요.

 

 * 무슨 열매인지는 몰라도.

 

 * 빨간 자태가 고와서 몇 장 담아본다.

 

 * 멀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장이 있는 목장이 보인다.

 

 * 휴~ 이제 비탈길을 다 내려왔네요.. 돌아보니 의기양양한 듯하네요..ㅎ

 

 * 이제 평탄한 임도를 따라서 잠시 내려가면 된다.

 

 * 참한 버섯들이 자꾸 눈길을 끈다.

 

 * 물 흐르는 개울가에서 애써 가을을 찾아보니. 빨간 햇잎 이파리가 먼저 얼굴 붉힌다.

 

 * 올라가던 길로 다시 내려오는 개울 길.

 

 * 메마른 바위 위에서 먼저 가을이 오고 있다.

 

 * 바위에 걸쳐진 가을. 살짝 당겨보니 담쟁이넝쿨이 수줍은 듯 얼굴 붉힌다.

 

 * 입산통제소가 있는 개울가에서 잠시 손도 씻어보고.

 

 * 내려오는 길가의 황금빛 논에서는

 

 * 농심이 알알이 영글어간다.

 

 * 아침에 올라가던 꽃길에서 다시 몇 장 담아본다.

 

 * 코스모스

 

 * 맨드라미

 

 * 과꽃(당국화)

 

 * 자동차 출입금지라 해도 아래 주차할 곳이 없으니 많이 올라 왔네요.

 

 * 가을 황금빛 들녘.

 

 * 바라만 보아도 배부른 농심. 올해도 풍년인 듯하다.

 

 * 콩도 꼬투리가 오지게도 열렸네요.

 

 * 김장 채소가 가을빛을 먹고 자라는 길 따라 주차장에 돌아오면서 오늘 무장산 억새 산행길을 마무리해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축구 결과가 궁금하여 컴퓨터를 켜고 스포츠 뉴스를 검색해보니 연장전 후반에도 비겨서 승부차기하여 5 : 4 로 어렵게 우승을 하였단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우승이라니 참으로 대단한 어린 선수들이다. 저녁 뉴스 시간은 대부분 축구이야기로 전국이 들썩인다. 하여간 아침에 축구를 그만 보고 마누라 눈치 살피며 산에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2010.09.26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