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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산 우척봉 ~ 청하골의 화려한 가을

호젓한오솔길 2010. 11. 8. 21:14

 

 

내연산 우척봉 ~ 청하골의 화려한 가을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청하면

* 일   자 : 2010.11.07 (일요일)

* 동행자 : 토끼와 거북이 

* 산행코스 : 보경사주차장 - 천령산(우척봉: 775m) - 삼거리 - 청하골(갑천 계곡) - 보경사주차장

* 산행시간 : 약 8시간 소요 (단풍 따라 유유자적하면서, 느린 거북이 기준)

 

어제 비학산을 다녀온 단풍 사진을 보고 마눌이 아직 단풍이 참 곱다고 하면서 내일은 어디로 데리고 갈 거냐고 물어오기에, 매년 시월 말에 가다가 올해에는 아직 못 간 팔각산 산성골을 가든지 아니면 보경사 청하골 골짜기의 단풍이 고울 것 같다고 했더니, 산성골은 너무 자주 가니 이제 조금은 싫증이 나는 눈치다.

 

보경사 주차장에서 우척봉으로 올라 청하골의 상류인 삼거리로 하산하여 청하골(갑천 계곡)을 구석구석 감상하면서 타고 내려오는 코스는 두 번을 가보았지만, 최근에 갔다 온 것이 2007년 12월에 우척봉을 거쳐 삼거리 꽃밭 등으로 향로봉을 가려고 하다가 삼거리에서 수목원 산불감시원에게 걸려서 청하골로 쫓겨내려온 기억이 있는데, 그때 단풍이 들면 골짜기가 참 곱겠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막상 단풍철이 되면 여기저기 갈 곳이 많으니 잊고 지나가버린다.  

 

마눌의 걸음을 고려하면 약 7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아서 아침부터 좀 서둘러서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출발하여, 보경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직은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주차장이 여유가 많다. 주차장 입구에 멀찌감치 주차하고 행장을 챙겨 정각 10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 반대측 주차장 입구에 주차하고 한 참을 걸어 올라왔어 돌아보고..

 

 * 벚나무 가로수 단풍이 곱게 들어 떨어지고 있는 길을 따라 보경교를 향하여 걸어 올라간다.

 

 * 보경교를 건너니 멀리 우척봉을 오르는 산꾼들이 보인다.

 

 * 무서리를 견딘 가을 코스모스가 화사하다.

 

 * 우척봉 오름 길에 돌아보고.. 오늘 7시간이 걸린다고 했더니 겁을 단단히 먹은 눈치다.

 

 * 화사한 단풍이 물들어 숲 속은 온통 황금 물결로 이어진다.

 

* 올라가면 갈수록 곱던 단풍이 점점 말라 오그라들고.

 

 * 정상이 가까워질 때는 바스락 낙엽길로 바뀐다.

 

 * 능선에 올라서니 날씨는 참 포근한데, 낙엽이 모두 떨어져 바스락대니 완전한 겨울 산행을 하는 기분이다.

 

 * 오늘은 군말 없이 열심히 따라온다.

 

 * 천령산 정상 헬기장. 휑하니 겨울 분위기다.

 

 * 천령산 표지판.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계리에 위치한 천령산(775m)은 조선 후기 가지는 신구산이라 했고 하늘같이 높다 하여 일명 "하늘재"라고 부르던 것을 일제시대에 천령산으로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이 산의 주봉은 우척봉이다. 천령산의 남쪽에는 옛 청하현의 진산인 호학산이 있다."

 

 * 천령산(우척봉) 정상.

 

 * 우척봉에서 바라본 수목원과 매봉 쪽 풍경은 안갯속에 흐릿하다.

 

 * 우척봉을 바로 질러 삼거리로 가는 길은 낙엽이 일품이다.

 

 * 삼거리와 시명리로 가는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 가다가 낙엽 위에서 점심 먹고, 삼거리로 가는 멋진 낙엽 오솔길에서 돌아보니.. 아직은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꼬부랑 오솔길

 

 

                 솔길 남현태

 

   

조잘대는 산새들 노래 따라

콧노래 흥얼흥얼

벙어리 냉가슴 세상사

바람결에 훌훌 털어내며

올라탄 산 등어리 꼬불꼬불 끝에

자욱한 안개 봉우리 맺힌다 

 

다람쥐 도토리 줍다 달아난

졸참나무 아래 바스락 낙엽 쌓이면

돌부걷어차고 시치미 떼다 

시린 발 비비며 

하얀 비탈로 미끄러지듯

비스듬히 산자락으로 흘러내린다

 

아침 이슬 말라가는 솔 향기 

숲 속으로 흘러다니다

때론 화난 듯 엉키고 설키어

곤두박질도 치지만

언제나 꼬부랑 허리 비틀며 다소곳이

계곡 품 속으로 숨어들어 안긴다

 

 

 * 골짜기 떠들썩한 사람 소리를 들으며 한 참을 비탈로 내려오니 나무 사이로 건너편 꽃밭등 자락에 쉼터(정자)가 보인다.

 

 * 정자가 보이는 골짜기에는 사람 소리가 왁자지껄하다.

 

 * 바람에 흔들리는 용담 어렵게 잡아 본다.

 

 * 삼거리 풍경이 발아래 보인다.

 

 * 삼거리에서 내연산 수목원 방향 임도. 가을이 무르익었다.

 

 * 삼거리에 세워진 이정표.. 4거리다.. 여기서 시명리 가는 길을 따라 골짜기로 내려간다.

 

 * 돌아본 삼거리 풍경. 가을빛 곱다.

 

 * 잔뜩 무르익은 청하골을 따라 내려오는 맞은편 향로봉 자락에도 단풍 곱다.

 

 * 돌아보니 가을에 취해있다.

 

 * 곱은 단풍 한 자락.

 

 * 철하골의 가을.

 

 * 발아래 묵은 낙엽 속에서.. 도마뱀이.. 깊은 낙엽 속으로 파고들면 올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듯하다.

 

 * 단풍과 낙엽이 어우러진 풍경은 완숙한 가을 그 자체다.

 

 * 낙엽 속에 숨은 물을 피해 가면서 살살 내려온다.

 

 * 마눌은 또 지난번 절골 보다가 더 좋다고 한다.

 

 * 하여 돌아보고 한 장.

 

 * 하기야 복잡한 골짜기보다는 이렇게 호젓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으니..

 

 * 보조 찍사에게 처음으로 카메라를 건네고 한 장 찍혀본다.

 

 * 물과 낙엽 그리고 단풍의 조화.

 

 * 뒤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을 보니 오늘 산행지는 제대로 적중한 모양이다.

 

 * 오색 낙엽의 공간을 앙상한 가지 그림자가 메운다.

 

 * 마지막을 사르는 단풍과.

 

 * 쌓여가는 낙엽 위에 가을은 그렇게 그렇게 살며시 내려앉는다.

 

 * 오늘은 자갈길도 마다치 않고 잘 따라오네요.

 

 * 고운 단풍이 하나하나 떨어져 낙엽으로 쌓여가는 청하골.

 

 * 화사한 단풍 뒤에 어른거리는 바위의 정체.

 

 * 그대 이름은 선바위. 향로봉 너머 고향 둔세동에 있는 촛대바위처럼 뾰쪽하게 생긴 바위가 단풍 속에 가려 있어 잘못하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 오색 단풍 위에 고개 내민 선바위 얼굴.

 

 *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무리의 산꾼이 올라오더니 아저씨 바위는 다 같은데 뭘 그리 열심히 찍으시느냐고 한다.

 

 * 자세히 숲 속을 보면 뾰쪽하게 바위가 서 있어서 선바위라고 하며, 이곳 청하골의 명물 중의 하나라고 하니, 그제야 다른 산꾼 하나가 포항의 18경 중의 하나라는 선바위가 이것인 모양이네 하며 모두 카메라를 들이댄다.

 

 * 물과 낙엽이 어우러진 골짜기.

 

 * 때로는 낙엽이 잔잔한 수면을 메우고.

 

 * 때로는 차가운 개울 물이 포근한 낙엽의 품 속을 헤집으며.

 

 * 면경 지수 위에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 고메이 등으로 향로봉 오르는 갈림길이 있는 시명리 삼거리.

 

여기서 올라오는 부부 산꾼을 만났는데, 보경사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하면서 거꾸로 올라오고 있다. 아래로 물길 따라 계속 내려가면 보경사가 나온다고 하며 우리도 그리로 가는 길이니 앞서 가자고 하면서 우리는 물가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 물가에 앉아 쉬는데 물길이 재미있게 흘러간다.

 

 * 웅크리고 흐르는 물살을 몇 장 사진에 담아 본다.

 

잠시 쉬고 내려가는데 아까 아줌마가 다시 올라온다. 앞서 내려가다가 보니 같이 간다던 우리가 따라오지 않고 앞에 사람이 아무도 없고 하니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걱정되어 다시 찾아 올라온 모양이다. 같이 내려오면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니 포항에서 왔다고 하며, 다른데 살다가 두 달 전에 포항으로 왔어. 내연산 지리를 잘 모른다고 하여, 나는 내연산을 수없이 왔으니 걱정 말고 내려가자고 한다.

 

 * 우와~ 멋지게도 익었다.

 

잠시 내려가니 아까 아줌마가 또 서서 기다린다. 아저씨가 목이 말라 현기증이 난다고 하며, 물이 여유가 있느냐고 하길레, 마침내 배낭 속에 한 병이 남아 있을 것 같아 마눌에게 등을 대고 배낭을 열어보라고 하니 아직 한 병이 남아 있어 건네주니, 고맙다고 하면서 앞서 내려간다. 사진을 찍다가 잠시 후에 내려가니 아저씨가 기다리다가 산에서는 물을 주지 않는데, 고맙다고 다시 인사를 한다. 물 한 병으로 여러 번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샘이다.

 

 * 가을이 제대로 물들었다.

 

 * 오색 물결에 한참을 제자리에 서서 열심히 눈알 굴리며 사진에 담는다.

 

 * 형형색색 그림 같이 물들었다.

 

 * 이런 길에서는 그저 발걸음이 가벼울 뿐이다.

 

 * 사방이 온통 오색 물결이다.

 

 * 쳐다보니 아슬아슬한 너덜겅 위에도 단풍이 곱다.

 

 * 금방 와르르 가을이 무너질 것 같은 황홀한 기분이다.

 

 * 단풍 색깔의 조화.

 

 * 자꾸 걸음은 더디어진다.

 

 * 은은한 단풍 길.

 

 * 멋진 풍경에서.

 

 * 돌아보고 한 장 찍어준다.

 

 * 오막한 물소리 정겨운 곳.

 

 * 골짜기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의 조화.

 

 * 3년 전에 왔을 때 처음 보았던 구름다리.

 

 * 무섭지 않단다.

 

 * 고목에 핀 멋진 단풍.

 

 * 무르익은 청하골.

 

 * 화사한 단풍 길.

 

 * 꼰드랍은 바위,

 

 * 곧 머리가 떨어질 것 같이 위태롭다.

 

 * 은폭포 위에서 바라본 청하골.

 

 * 깊은 은폭포 가뭄으로 물줄기가 가늘다.

 

 * 오금 저리도록 시원하네요.

 

 * 폭포 옆에 말벌 집이.

 

 * 풍경이 좋은 벼랑에 멋지게도 지었네요.

 

 * 은폭포 풍경. 주위에 단풍이 무르익어 후광이 화려하다.

 

 * 높은 곳에 말벌 집. 호화로운 별장이네요.

 

 * 살짝 당겨 봅니다.

 

 * 조용한 골자기 이제 연산 폭포가 다 되어 가는가 봅니다.

 

 * 연산폭포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

 

 * 골짜기의 단풍이 익어도 제대로 익었다.

 

 * 오색 물결 속에 꼼지락 거리는 사람들 여유롭다.

 

 

 

청하골  

 

 

     솔길 남현태

 

 

낙엽 쉬어 가는 길 따라

살랑이는 계곡 속에 

앙상한 산 그림자 석양에 머물고

상상 속 단풍 추억 

선바위 모습 절경이어라 

 

저녁 햇살 흘리는 시명폭포

오묘한 골짜기

 

명경지수에 낙엽 노닐며 

마른 가지마다

오색 부채 펼친다 

 

연산폭포 벼랑에 선 노송

아래 절경 오금 저리고 

 

심산유곡 깊은 물에

산수화 한 폭 수놓으니

얄미운 실바람 조각배 띄운다 

     

(2007.12.01)

 

 

 * 우측에 암봉들 가히 절경일세.

 

 * 오색 단풍과 푸른 소나무가 어우러진 멋진 암봉.

 

 *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 좌측의 바위와 노송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

 

 * 이곳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의 추모 비석인가 봅니다.

 

 * 관음폭포와 주위 풍경. 연산 폭포로 가는 구름다리.

 

 * 암벽과 어우러진 단풍. 청하골의 하이라이트다.

 

 * 물가에 노니는 사람들 마음 평화롭다.

 

 * 연산폭포로 올라가는 계단과 구름다리..날이 가물어 폭포에 물도 별로 없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많이 늦어져 주위에 어두운 그림자가 짖게 드리워지고 있어 연산 폭포 사진은 포기하고 마눌에게 걸음을 재촉하면서 서둘러 골짜기를 빠져나오는데, 아직도 여유로운 사람들과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 우측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바위가 단풍 옷을 입으니 장관이다.

 

 * 수면에 물기둥 드리운 상생폭포.

 

 * 물이 적으니 상생이 아니고, 한쪽은 거의 말라가네요.

 

 * 단풍이 고운 상생폭포 아래 찍사 부부들 정겹다.

 

 

 

내연산 청하골 

 

 

                솔길 남현태

 

 

고요한 가을빛 머무는 골짜기 

다정한 부부 산꾼 추억 거닐고

여위어진 상생폭포

바위에 새긴 정성 옛사랑 어린다

 

연산폭포 휘감은 바위 병풍

틈바구니 구비 돌아

자맥질하는 하얀 물보라

오금 저려 놀란 비명 지른다

 

향로봉 가던 걸음 머문 곳

맑고 깊은 은폭 아래

피라미 떼 여유로운

청하골 맑은 물에 가을 고인다

 

시명리 옛터 고메이 등 따라

구절초 향기에 애잔한 매미 소리

바동대는 참나무 꼭대기 

흰 구름 모여앉아 갈바람 즐겁다.

  

 (2007.10.06)

 

 

 * 이제 어두워서 사진도 잘 안 찍기고 하여 본격적으로 서둘러 골자기를 빠져나온다.

 

 * 보경사에 도착하니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다.

 

 * 오늘 산행지도.

 

보경사에 들러서 시원한 생수 한 바가지 마시고 나니 완전히 날이 어두워져 가로등과 상가의 불빛을 받으며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자동차에 돌아오니 저녁 6시. 사방은 아주 캄캄하다. 아까 늦게 올라간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산에 대한 경험 없이 그저 무작정 폭포까지만 갔다 오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걸어 올라가던 사람들 아마도 날이 어두워 험한 청하골에서 고생을 많이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동을 건다.

포항으로 나오는 7번 국도가 많이 밀리어 월포 사거리에서 해안 도로로 접어들어 월포, 이가리, 칠포, 죽천을 따라 꼬불꼬불 포항으로 돌아오면서 저무는 가을 내연산 청하골의 화사한 단풍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다음날 어제저녁에 보경사 골짜기에서 등산객이 실족하여 출동한 119구급대 들것에 실려왔다고 TV 뉴스에 나왔다는 마눌의 전화를 받고 역시 어제 나의 불길한 예감이 적중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2010.11.07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