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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학산 탑골, 화사한 단풍을 찾아서

호젓한오솔길 2010. 11. 6. 21:55

 

 

비학산 탑골, 화사한 단풍을 찾아서

 

 

* 위   치 : 경북 포항시 기북면 탑정리, 신광면 상읍리, 기계면 미현리

* 일   자 : 2010.11.06(토)

* 날   씨 : 맑음

* 산행 코스 : 탑정 저수지 - 탑골(자연휴양립) - 비학산 정상 - 능선(골짜기) - 탑정지

* 산행 시간 : 약 4~5시간 소요 (단풍에 취하여 어울렁 더울렁..)

  

가을은 소리 없이 왔다가 지난주에 설악산에 눈이 내리고, 전국이 두어 차래 영하로 떨어지는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호들갑에 늦게 찾아온 가을이 바짝 서두르니, 느지막이 여유를 부리며 초록을 뽐내든 단풍이 강추위에 얼어서 마지막 스타일을 꾸기었지만, 지금은 가을이 남쪽으로 타고 내려가서 내장산의 단풍이 십 년만의 제일 아름답다고 하여 인파가 몰려든단다.

 

포항 근처의 단풍은 지난주에 절정을 이루어 지금은 대체로 따듯한 아파트 주위의 벚나무잎이 발갛게 물들고, 시내 가로수 은행나무잎이 노랗게 물들어가며 낙엽을 흘린다. 높은 산에는 이미 단풍이 다 지고 황량한 겨울 채비를 마친 듯하여, 골짜기 단풍을 찾아서 오늘은 제일 가깝고 비교적 따뜻한 비학산으로 찾아가기 위해 느지막이 출발하여, 작년 10월 말경에 절정의 단풍을 마음껏 구경한 비학산 탑골로 마지막 단풍을 잡으러 간다.

 

전국적으로 안개가 끼어 비행기가 결항한다고 하더니 막상 밖으로 나오니 늦은 시간인데도 안개가 대단하다. 주위의 산봉우리들은 모두다 안갯속에 머리를 감추고 있어 대관절 단풍이 어느 정도 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기계면을 지나고 기북면 탑정리로 들어서니 어느 정도 안개가 걷히고 주위의 산들이 울긋불긋 가을치장을 보여준다. 탑정지 옆 길가에 주차된 여러 대의 승용차 곁에 주차하고 서둘러 탑골로 들어간다.

  

 * 탑정지 옆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상류에서 돌아보고 사진 한 장 담아둔다.

 

 * 자연 휴양림 시멘트포장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 비학산 자락도 이제 단풍이 들어 있네요.

 

 * 자연 휴양림 및 생태숲을 조성한다고 하더니.. 돈이 떨어졌는지 어찌 휑한 기분이 든다.

 

 * 하다 말 거면 차라리 그냥 두지.. 개발은 무슨 얼어죽을...

 

 *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면 좋아한다.

 

 * 어찌 설렁한 곳을 지나서..

 

 * 옛 길이 있는 대나무 숲에서 오른쪽으로 골짜기를 따라 올라간다.

 

 * 이제 좀 자연 분위기가 난다.

 

 * 주위에 초록은 모두 추위와 서리에 폭 삭았는데, 감국화는 화사하게 꽃을 피운다.

 

 * 쑥부쟁이도 아직은 건재하게 가을 들국화를 대표한다.

 

 *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 돌아본 생태공원 설렁하다.

 

 * 화사한 단풍길.

 

 * 때깔이 곱다.

 

 * 말라버린 잡초 속에 배초향도 아직은 생생합니다.

 

 * 추위를 잘 견디는 가을꽃인가 봅니다.

 

 * 역시 노란 감국이 제일 생기가 돈다.

 

 * 그래서 사군자 중에 가을을 대표하고, 옛 선비들이 많이 칭송을 했나 보다.

 

 * 화사한 단풍 길.

 

 * 햇살에 눈이 부신다.

 

 * 걸음을 멈추고.

 

 * 바람을 피하여 열심히 사진에 담아본다.

 

 * 곱다.

 

 * 그냥 곱다.

 

 * 쉬어가는 벤치에 낙엽만 쌓인다.

 

 * 호젓한 낙엽 단풍 길.

 

 * 한물이 살짝 지난 듯하지만.

 

 * 그래서 낙엽이 있으니.

 

 * 바스락 거리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으매 더욱 좋다.

 

 * 화사한 가을.

 

 * 만추의 즐거움이다.

 

 * 앙상한 가지 사이로.

 

 * 불타는 단풍.

 

 * 눈이 시리도록 곱다.

 

 * 바람에 일렁이는 가을.

 

 * 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진다.

 

 * 골짜기에도.. 물위에도..

 

 * 가을은 그렇게 쌓여만 간다.

 

 * 임자 없는 벤치에서.

 

 * 잠시 머물다 고픈 곳.

 

 * 화사한 낙엽 융단.

 

 * 황홀한 단풍 길.

 

 *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

 

 * 숲 속에도 저마다 분주히 익어간다.

 

 * 세월아 네월아.

 

 * 발걸음이 더디기만 하다.

 

 * 가다가 또 돌아보고.

 

 * 너무 빨리 가고나면..

 

 * 미련이 남는 길.

 

 * 그래서 발걸음은 더욱 더디다.

 

 * 외톨이 용담이.. 구슬붕이 처럼 생겼다.

 

 * 비학산 오르막길에도 가을이..

 

 * 돌아보니 거기도 화사하다.

 

 * 바스락 소리에 놀라 내려다보니. 도마뱀이 도망가다 째려본다.

 

 * 능선에서 바라본 비학산 정상은.. 말라 비틀어진 초록이 노리땡하게 변하여 완전 겨울이다.

 

 * 비학산 정상.

 

< 비학산 > 산의 형상이 학이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르는 형상을 하고 있는 비학산은 경북 포항시 신광면과 기북면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산 정상에 봉우리가 있고 동편 중턱에 작은 산 모양의 불룩한 봉우리가 있는데 이것을 등잔혈이라 하며, 산 정상부와 등잔혈에 묘를 쓰면 자손이 잘된다고 하였으며, 특히 등잔혈에 묘를 쓰고 가까이 있으면 망하고 멀리 떠나야 잘된다는 전설과 묘를 쓰면 날씨가 가문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비학산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정상에 올라가 암장한 시체를 찾아내곤 했다. 특히 비학산 동쪽일대는 봄이면 고사리,더덕,드릅나무가 지천에 깔려있어 나물산행과 곁들이면 일거양득이다. 비학산에 오르려면 동쪽의 신광면 법광사에서 오르는 코스와 정상 서쪽에 있는 기북면 탑정마을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인근에 신광온천이 있어 산행 후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

 

 * 산에서 고사를 지내고 제물을 그대로 버리고 간 사람들이 있어.. 보기가 흉하다.

 

 * 비학산 정상 풍경.

 

* 아직 안개가 있어 조망이 영 흐리다.

 

 * 성법령으로 가는 능선에도 안개가 흐릿하다.

 

 * 따듯한(약간 더운) 비학산 정상을 뒤로하고..

 

성법령 쪽으로 가다가 늘 다니던 능선길을 버리고 지나가서 다른 골짜기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보지만, 길을 찾지 못하고 옛길이 있는 능선 비탈을 타고 내려가다가 골짜기로 떨어진다.

 

 * 그냥 비탈을 타고 내려가는데.

 

 * 노란 단풍에 눈이 부신다.

 

 * 노란 느티나무 단풍.

 

 * 헤집고 내려오는 숲 속은 온통 황금 물결이다.

 

 * 생강나무의 노란 단풍에 제일 많고 곱다.

 

 * 황금빛 속으로..

 

 * 한 발 한 발 옮기면서 비탈을 내려선다.

 

 * 정신이 없을정도로 천지가 다 노랗다.

 

 * 골짜기에 내려와 황금빛 속에서 옛길을 만난다.

 

 * 내려온 비탈을 돌아보니.

 

 * 옛날 사람이 살던 흔적이 있는 곳에도 노란 낙엽이 융단처럼 떨어져 쌓인다.

 

 * 얽히고설킨 골짜기..자연 그대로가 좋다.

 

 * 엉망진창으로 제대로 엉키어 제마다 가을 색깔을 토해낸다.

 

 * 가슴이 쏴 한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데.

 

 * 이것이 무엇인가..? 노루를 잡기 위한 올무가 설치되어 있다.

 

 * 여기저기 여러 군데 올무가 있어.. 잘못하다가 사람잡겠네...

    한 40년 전에 어릴 적에 내가 즐기던 수법인데, 지금은 어면 한 불법이다.

 

 * 올무를 살펴가면서 골짜기를 빠져나오니, 골자기 입구에 넓게 터를 잡고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승용차도 한 대 세워져 있고 별장처럼 사람이 사는 듯하다.

 

 * 인기척이 있어 한참을 나와서 돌아보고 사진을 찍어본다.

 

 * 아담한 소루지에 단풍이 비친다.

 

 * 소루지 바로 위에 별장 컨테이너가 설치되었다.

 

 * 컨테이너로 가는 길을 따라 솔숲을 지나온다.

 

 * 입구에 나와서 돌아본 가을 풍경..

 

 

 

 

저무는 가을

 

 

              솔길 남현태

 

 

철 잃은 가을 진달래

이른 아침 찬바람 파르르 떨고

가는허리 흔들어 

길 막은 구절초 무리 

미련 남아 아쉬운 눈길 머문다

 

여름내 어물쩍거리다 

빨 갖게 익어가는 망개

보라색 투구꽃 바람 흔드니

천남성 빨간 열매

알알이 품 안 가득 품는다 

 

마른 창공 휘저은 소슬바람

늙은 초록 단풍 들어

낙엽 깔린 오솔길

처진 용담 드러누울 제

기별 없는 가을 저물어 간다. 

 

(2007.10.20)

비학산, 괘령산, 장구재 종주길에서..

 

 

 

 * 알이 잘 배어가는 김장배추 너머로 오덕리 마을의 가을이 평화롭다.

 

  * 탑정지 재방 옆으로 하산하면서, 오늘 저무는 가을 신광 비학산에 올라 마지막 자태를 사르는 화사한 단풍에 취하여 허우적 대면서 이리저리 마음껏 허대다가 돌아온 단풍산행 길을 갈무리 해본다.

 

 * 오늘 산행한 비학산 지도.(하산 길은 좀 이상한 곳으로 내려옴.)

 

2010.11.06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