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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산의 상고대 (마두봉- 향로봉- 삼지봉- 동지봉- 동대산)

호젓한오솔길 2011. 3. 5. 23:58

 

 

 

내연산의 상고대 (마두봉- 향로봉- 삼지봉- 동지봉- 동대산)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 일   자 : 2011.03.05(토요일)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마두교- 마두봉(867m)- 향로봉(930m)- 삼지봉(710m)- 동지봉(778m)- 동대산(791.3m)- 마두교

* 산행시간 : 7시간 30분 소요 (눈길 걸어서)

 

영원히 봄은 없을듯한 무서운 기세로 겨우내 꽁꽁 얼려 붙이던 매서운 날씨가 설을 쇤 2월 한 달은 이상 기온으로 따뜻하게 풀어지니, 모두 기다리던 봄이 빨리 온 줄 알고 봄 노래를 불렀는데, 3월 들어 갑자기 한겨울 날씨로 돌변하여 극성을 부리는 꽃샘추위가 주말에는 잠시 누그러지다가 다음 주에는 또 추워진다고 한다.

 

다음 주 아버님 제사가 있어 제사 장거리를 봐서 시골에 가져다 드릴 겸. 가는 길에 내연산 산행을 하고 올 계획으로 아침 7시 40분에 포항에서 출발하여 상옥으로 가는데, 쑥밭을 지나니 아직 음지 길가에 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이 포항과는 전혀 다른 별천지다. 시골집에 잠시 들러서 짐을 내려 드리고, 서둘러 산에 가려고 하니 어머니께서 '야야 커피라도 한잔하고 가거라' 하시기에 마루에 걸터앉았다가 출발한다.

 

'산에 갔다가 언제쯤 올라오노' 하시기에 오후 4시는 넘어야 할 것 같고, 낼 모래 제사 때 또 들어오므로 오늘은 산에 갔다가 바로 포항으로 갈 테니 신경 쓰시지 말고 경로당에 놀러 가시라고 한다. '오냐 알았다. 이따가 전화 할께' 하시는 모습을 뒤로하고, 하옥으로 내려가는 둔세동 골짜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차량이 한 대도 없고 조용하기만 하다. 아침 9시가 조금 지나 마두교 앞에 도착하여 잘 정비된 주차장에 주차 후 산행준비하고 9시 1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생각과 달리 산을 쳐다보니 음지에는 아직 눈이 제법 붙어 있어 어느 쪽으로 먼저 오를까 망설이다가 언 눈이 녹아 미끄럽기 전에 음지에 있는 마두봉으로 먼저 오르기로 한다. 마두봉 오르는 길은 처음 올려다보면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너덜겅 길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들머리 길이 까다롭다. 그래서 도로를 따라 위로 조금 올라와서 쳐다보고 괜찮다 싶은 곳으로 무작정 들어서서 올라가니 거기도 마찬가지로 급경사 너덜겅 길이라 우측으로 비스듬히 그냥 치고 올라서 마두밭 쪽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 마두교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바로 옆에 리본이 달린 들머리가 조금 어설퍼 보여 도로를 따라 잠시 거슬러 올라간다.

 

*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무작정 치고 올라가니.

 

* 고로쇠 수액체취. 이웃집 형님 솜씨인 것 같다.

   길이 너무 경사지고 너덜겅이라 계속 올라가기가 좀 그래서 우측으로 삐딱하게 허우적거리며 치고 올라간다.

 

* 능선에 올라서니 주차해 둔 동쪽으로 제법 괜찮아 보이는 길과 리본이 보이니, 괜스레 싸서 고생한 기분이 든다.

 

* 첫 번째 봉우리를 지나니 생각이 적중하여 기분 좋게 뽀드득거리는 눈길이 펼쳐진다.

 

* 경사가 심하지 않은 곳에는 발바닥에 와 닿는 촉감이 참 좋다.

 

* 심심치 않은 풍경 경사 길을 올라 두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니.

 

* 약간 내리막 뽀송한 참나무 사이로 멀리 산봉우리가 보인다.

 

* 올라갈수록 급경사 길에는 눈 위에 얼음이 얼어서 상당히 미끄러워진다.

 

* 미끄러워 등산화 끝으로 콕콕 찍으면서 걸어야 할 정도다.

 

* 평지에는 뒤꿈치에 힘을 주고 걸으니 무난하다.

 

* 이제는 아주 반들반들한 빙판길이 이어진다.

 

* 이런 오르막에서는 이리저리 살피면서 올라가니 걸음걸이가 느려진다.

 

* 나무 사이로 향로봉 능선이 보인다.

 

* 하얀 눈 위에 마른 단풍이 고운 길.

 

* 마두봉 오르는 미끄러운 눈길에서 나무 사이로 하얀 반가운 것이 보인다.

 

* 우와~ 상고대다.!

 

* 당겨보니.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 눈 덮인 하얀 마두봉 정산.

 

* 마두봉 정상 목. 어느 임의 정성인가.!

 

 

* 위를 쳐다보니 강한 바람에 상고대가 부딪치고 떨어지는 소리가 주위에서 좔좔 흐르는데, 나무들이 너무 높아서 자세히 광경을 구경할 수가 없다.

 

* 당겨보니. 강한 바람과 맞서 다치고 지친 몸으로 안간힘을 쓰고 매달려 있다.

 

* 바람의지가 되는 능선 동쪽으로 강한 북서풍을 피해 상고대가 하얗게 숨어 고스란히 살아남아 있다.

 

* 햇살에 비치니 눈이 부신다.

 

* 하얀 눈꽃 정원. 얼음 꽃을 단 가지들은 무거워 고개를 떨구고 있다.

 

* 가지마다 달린 영롱한 빛이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 이쯤 되니 오늘 산행길에는 별 관심이 없어진다..ㅎ

 

* 몇 자나 쌓인 눈 위에 상고대를 보니, 아직 봄을 노래하기 아쉬운 마음 또한 욕심이런가.

 

* 멀리 가지 끝에도.

 

* 일렁이는 상고대.

 

* 가지마다 칼날 같은 영롱한 얼음은.

 

* 간밤의 매서운 추위를 말해준다.

 

* 창공에 빈 가지 끝을 보니,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더 멋진 상고대를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도 든다.

 

* 사간 가는 줄 모르고 셔터를 눌러댄다.

 

 

 

* 진달래 나무도 그냥 하얀 얼음 꽃을 피워벼렸네요.

 

* 이제 아쉬움을 뒤로하고 산행길에 오른다.

 

* 향로봉 삼거리 풍경.

 

* 향로봉 오르는 길에 쌓인 눈.

 

* 향로봉 정상 풍경. 한 사람이 올라와 있네요. 우척봉 시명리로 올라왔단다.

 

* 향로봉 정상 도착. 마두교에서 2시간 20분 소요.(빙판길과, 상고대 구경하느라 예정 시간보다 약 20분 초과된 듯하다.)

 

* 올해 들어 처음 마주하는 향로봉 정상석.

 

* 우척봉 쪽 풍경.

 

* 여기도 지다가 남은 상고대가 있다.

 

* 향로봉에서 바라본 동해.

 

* 바람 찬 향로봉 정상을 뒤로하고.

 

* 내연산으로 가는 길에도 하얀 눈길은 이어진다.

 

* 이렇게 쌓인 눈이 언제나 다 녹으려나.

 

* 이런 반가운 길도 있네요.

 

* 이제 눈이 녹아 물기를 머금고 부스럭거리기 시작한다.

 

* 바람 잔잔하고 햇살 다사로워 포근한 우척봉 정상 풍경.

 

* 양지쪽에 점심 먹는 산꾼들이 보인다.

 

* 덕골로 내려가는 삼거리.

 

여기 따듯한 곳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갈까 하다가, 부른 배로 동지봉 오르는 것이 부담될 것 같아 잠시만 쉬어 가자는 다리를 달래고, 불만이 가득한 입에 사탕 한 개 찔러넣으며 둥지봉을 오른다.

 

* 입안에 사탕이 다 녹기 전에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 커다란 버섯 발견.

 

* 부채만 한 버섯. 주먹으로 툭 치니 떨어진다.

 

* 바람 찬 눈길 능선은 이어진다.

 

한번 점심 먹을 기회를 놓치고 나니. 적당한 장소가 없어 살피며 가다가 할 수 없이 능선 아래 바람을 의지에서 추위에 떨며 따뜻한 도시락을 해결하고 서둘러 동대산을 향하여 걸어간다.

 

* 동대산 삼거리가 보인다.

 

* 동대산 입구의 이정표.

 

* 동대산의 방공호 돌무더기들이 무너지니 돌탑으로 변해간다.

 

* 동대산 정상 오름길.

 

* 동대산 정상 풍경.

 

* 홀로 하얀 눈물 자국 얼룩진 동대산의 정상석.

 

* 동대산에서 바라본 영덕 쪽 풍경.

 

* 동해 풍경.

 

* 잠시 둘러보고 다시 오던 길로 돌아선다.

 

* 멀리 올라온 향로봉이 보이고, 앞에 보이는 하얀 능선을 좌에서 우로 따라 하산하다.

 

* 눈 위에 내 발자국이 찍힌 돌아오는 능선 길.

 

* 여기저기 나무 가랑이 사이에 돌을 끼워놓은 봉우리가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다.

 

* 올라가다 신기하여 돌아보니 나뭇가지 사이마다 오래전에 끼워놓은 듯한 돌이 박혀있다.

 

* 돌무더기가 있는 이 봉우리에서 우측 능선을 따라간다.

 

* 버스럭 눈길은 이어진다.

 

* 양말이 축축해져 오니, 올겨울 마지막 눈 산행인 듯한 눈길도 이제는 지워진다.

 

* 옛날 온돌방에 쓰이던 얇은 구들장을 쌓아놓은 듯 옆으로 쪽쪽 갈라진 바위.

 

* 눈이 없는 포근한 뒷터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 여기서 폭닥한 뒷터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처음 계획처럼.

 

* 눈 덮인 하얀 능선을 계속 따라간다.

 

* 이 첩첩산중에 있는 산소에 잔디가 정성 들여 잘 가꾸어져 있고, 납작한 자연석 두 장 주워다 상석을 만들어 놓았다.

 

* 아까는 비가 올 듯 흐리고 바람 세차게 불던 날씨가 어느덧 맑아져 쳐다본 하늘 참 맑다.

 

 * 돌덩이를 주워다 모은 듯한 오똑한 봉우리.

 

 * 여기서 좌우로 살펴보다가 좌측으로 따라 내려간다.

 

 * 소나무 울창한 능선을 따라가다가.

 

 * 봉우리에서 좌측 능선을 따라갔더니, 골짜기로 뚝 떨어지는 잘못 내려온 길이이라. 다시 돌아 올라가는 알바를 잠시 한다.

 

 * 다음 능선으로 내려선다.

 

 * 멋진 고목들이 어우러지는 능선으로 내려선다.

 

 * 속이 빈 참나무.

 

 * 소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진 능선.

 

 * 참나무와 소나무가 비비 틀면서 올라간 사랑나무 신기하여.

 

 * 위를 쳐다보니 과도한 사랑으로 소나무도 참나무 따라 잎이 다 떨어지고 혼자 말라 죽었다.

 

 * 호젓한 비탈 능선을 내려서니 전망 바위가 나온다.

 

 

 

봄 그리는 마음

 

 

                 솔길 남현태

 

 

가까울 듯 가마득히

발아래 나뒹굴다 납작 드러누운 

잿빛 봉우리

겨우내 뫼 덮던 이불

흰빛 아직 눈부신데

 

봄 그리는 마음엔

하마부터 

골짜구니 푸르러 오른다

 

길섶으로 흘러 흘러

낙엽 품 헤집고 스며드는

여울 가엔

개구리 합창소리 들릴 듯

철 이른 물소리 살얼음 녹이는데

 

봄 오른 젖 망울

하마부터

숭고한 사랑 울리어 퍼진다.

  

(2008.04)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하옥산장 풍경. 마두교 건너 내 자동차도 보인다.

 

 * 바위와 괴목이 어우러진 풍경.

 

 * 거친 바위 위에서 세월 따라 바람 따라 신기하게도 변해버린 기구한 운명이다.

 

 

 

숨어 오는 봄

 

 

          솔길 남현태

 

 

왼종일 서러운 듯

눈물 짜더니

밤새

하얀 넋두리

소복 흘려놓고

 

쑥스러운 듯 돌아보고

갈듯

말듯

딸막거리는 미련

 

하얀 꽃샘추위

겨드랑이 속으로

슬며시

연분홍 내음 숨어든다.

 

(2010.03.26)

 

 

 * 소나무 사이로 마두교 풍경을 바라보고.

 

 * 덕골 입구에 내려서서 돌아본 날머리 풍경.

 

  * 마두교로 돌아오면서 오늘 내연산 눈길 산행을 마무리해본다.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어진 오후 4시 40분에 자동차에 돌아오니, 오늘도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는 쉬지않고 꾸준히 걸어서 무려 7시간 30분이나 소요된 꽤 먼 거리 산행이 된듯하다. 잠시 젖은 신발 털면서 한숨 돌리고 서둘러 올라오는 길에 둔세동에서 향로봉 올라가는 산행 들머리를 지나오는데, 119구급차가 두 대나 주차되어 있다. 주위에 다른 차들이 몇 대 세워져 있고, 사람들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아 향로봉에서 등산객 눈길에 부상을 당하여 구급대가 구출하러 모두 올라간 모양이다.

   

2011.03.05 호젓한오솔길

 

* 오늘 걸은 내연산. 허접한 지도.

 

2011.03.05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