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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단석산

호젓한오솔길 2011. 6. 19. 23:12

 

 

경주 단석산

 

* 위   치 : 경북 경주시 건천읍, 산내면

* 일   자 : 2011.06.19 (일요일)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송선지 - 홈골지 - 방대리마애불 - 단석산(827.2m) - 송선지

* 산행시간 : 약 5시간 소요, 산딸기 따먹으며 어울렁더울렁

 

지난주에는 초등학교 동기들과 삼척으로 대금굴, 환선굴 관광을 다녀오느라 산행을 하지 못하여 허전한 마음으로 일주일을 보냈는데, 이번 주는 어제 토요일은 방학을 한 큰아들이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간다고 하여 짐을 챙기러 갔다 오고 주말을 맞아 모처럼 가족이 다모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늦게까지 놀던 두 아들은 자고 있고, 혼자 배낭을 챙겨들고 느지막히 찾아간 곳이 경주시 건천읍에 있는 유서 깊은 단석산 이다.

 

단석산은 몇 번 가본 곳이지만, 늘 다니던 코스가 아닌 송선지에서 능선을 따라 단석산을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은 포항 산친구들이 여러명 다녀와 산행기를 올려놓은 것을 보고 늘 한번 다녀오리라고 생각하고 꼬불쳐둔 코스다. 아침 11시경에 한가한 송선 저수지에 도착하여, 옛날 낚시 다닐 때 주차하던 공터에 주차하니 옆에 몇 대의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고 송선지 물가에는 꿈을 낚는 강태공 몇 명 보이고, 가벼운 골짜기 산행을 하고 돌아 나오는 몇몇 산님들이 보인다.

 

* 그 옛날 밤낚시 즐겨하던 송선지 상류에 주차하니.

 

* 낚시꾼과 산꾼들이 타고 온 차들이 몇 대 주차되어 있다.

 

* 초록햇살 따가운 임도를 따라가는 길가에.

 

* 노란 기린초 피어 배고픈 벌레들과 소곤거리고.

 

* 길가엔 어느덧 산딸기 빨갛게 익어 입안에 군침을 돌린다.

 

* 파란 하늘엔 하얀 구름이 분칠을 하니 무더위가 느껴지는 날씨다.

 

* 길가에 한창 익어가는 산딸기 따먹으면서 어슬렁어슬렁 홈골지 쪽으로 올라간다.

 

* 돌아본 송선지 녹음 속에 졸린다.

 

* 바람기 없이 무더운 호젓한 임도를 따라.

 

* 홈골지 제방에 도착하니, 녹음 드리워진 풍광이 그만인데,

 

* 제방 한쪽에는 온통 산딸기 빨갛게 익어간다.

 

* 달콤한 산딸기 유혹에 산행이고 뭐고 잠시 잊은 체.

   햇볕 따갑게 내리쪼이는 저수지 둑에서 허전한 속새의 검은 뱃속을 빨간 별들로 차곡차곡 채워간다.

 

* 저수지 우측에는 가옥인지 별장인지 철문이 달린 집 한 체가 짙은 녹음 속에 숨어있다.

 

* 홈골지 제방에서 내려다본 송선지 풍경.

 

* 홈골지 상류 싱그러운 골짜기 풍경.

 

* 물결 위에 떠있는 초록 싱그럽다.

 

* 저수지 건너 개망초 피어있는 길.

 

* 한가로운 여름 풍경이다.

 

* 꿀꽃.

 

* 오막한 대나무 숲길.

 

* 너무 호젓하다.

 

* 저수지 옆으로 난 골짜기 길을 버리고 좌측 산자락으로 올라가다 돌아본 풍경.

   계절은 어느덧 비릿한 밤꽃 향기가 한창이다.

 

* 바람기 없는 무더운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며 길이 없는 급경사 비탈을 올라서니, 작은 봉우리(406m)에 도착한다.

 

* 봉우리에서 잠시 내려선 펀펀한 목쟁이는 여기저기 패인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는 멧돼지들의 진흙 팩 장이다.

   낮잠을 자다가 놀란 고라니 한 마리 손살 같이 가로질러 내뺀다.

 

* 잠시 비탈로 올라붙으니, 가로지르는 멋진 등산로를 만난다.

 

* 소나무 그늘에 초록 어우러진 오솔길.

 

* 좌측 서라벌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가시게 한다.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시원한 풍경.

 

* 살짝 당겨봅니다.

 

* 초록이 짙어가는 정겨운 풍경입니다.

 

* 바라본 서라벌 하늘.

 

* 다시 초록 사이로 걷는다.

 

* 월성이씨 묘라고 하네요.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송선지 건너 멀리 오봉산과 부산성 풍경.

 

* 멀리 당고개 쪽 풍경.

 

* 초록 어우러진 단석산 쪽 풍경.

 

* 전망 바위에 핀 야생화.

 

* 노란 꽃이 후끈후끈한 바위 위에서 햇볕에 고들어 있다.

 

* 이승과 저승을 오락가락 하는 바위의 부처손 무리 속에 야생화 초록 진하다.

 

* 초록 골짜기 아래 홈골지와 송선지 풍경.

 

* 당겨본 모습 정겹다.

 

* 꽤 걸은 듯한데 홈골지와 걸어온 능선이 가깝게만 보인다.

 

* 멀리 건천읍 쪽 풍경.

 

* 당겨보니 사람 사는 모습 정겹다.

 

* 바위에 노란 바위채송화.

 

* 이제 곳 꽃망울을 터트릴 자세다.

 

* 방대리마애불.

 

* 커다란 바위 아래쪽에 새겨진 인자한 불상이 주위에 그 흔한 안내판도 하나 없는걸 보니.

 

* 커다란 형상에 비해 석공의 솜씨가 좀 부족하였는지, 아니면 세월의 무게에 너무 많이 훼손 되었어 인지는 몰라도. 아마도 문화재 축에는 들지를 못하는가 보다.

 

* 쳐다보니 높은 바위에 달라붙은 초록.

 

* 햇볕에 달아올라 후끈거리는 바위에 붙어서 기근에 잘도 견디며 초록을 발산한다.

 

* 조금은 외로워 보이는 마애불을 뒤로하고 단석산으로 향한다.

 

* 방금 누군가 지나갔는지 옹달샘에 흙탕물이 지워져있다.

 

* 짙은 초록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볕 따가운 길.

 

* 목쟁이에 바람이 있어 시원하다.

 

* 방내지 삼거리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향한다.

 

* 멋진 소나무를 감아 올라가는 담쟁이넝쿨.

 

* 초록 길은 단석산 정상으로 향한다.

 

* 이제 마지막 정상으로 오르는가 싶더니.

 

* 올라서니 다시 정상이 저만치 보인다.

 

* 삼거리에~ 이정표~.

 

* 조용한 단석산 정상 풍경.

 

* 단석산 정상석과 바위들.

 

 

경주 단석산(827m)

 

경주국립공원 구역에 속하는 단석산은 백제의 침입으로부터 신라의 수도 경주를 지키는 자연산성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동쪽의 토함산(745m),서쪽의 선도산(381m), 남쪽의 금오산(494.4m), 북쪽의 소금강산(142.6m)과 함께 경주 오악 중 하나로 꼽혀온 단석산은 경주 일원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수도장으로서 화랑의 호연지기가 흐르는 곳이기도 하다. "돌을 갈랐다"는 의미의 산 이름도 화랑의 수련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김유신이 칼로 베어냈다는 고단석(古斷石)을 비롯하여 산 곳곳에서 칼로 베어낸 듯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단석산이란 지명이 잘 어울리는 산이다. 단석산은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석굴사원이기도 한 화랑의 수련장이 있다. 1969 년 신라 삼산(三山) 학술조사단이 단석산 우중골에서 미륵삼존불이 새겨진 자연석굴사원인 상인암을 발견한 것이다.

 

단석산은 삼국통일의 주도 역할을 담당한 김유신이 수련한 산으로 <삼국사기> 김유신열전에 나와있다. 김유신은 화랑이 된 지 2년째인 17세 때 외침이 잦자 뜻을 세우고 단석산의 석굴에 들어가 수양을 쌓고 있던 중 한 노인이 나타나 비법을 전수해 주고, 또 하늘에서 내린 영험한 빛이 그의 칼에 내리치면서 바위를 잘라낼 수 있는 보검이 되었다는 것이다. 김유신은 그러한 하늘의 힘을 얻어 백제와 고구려를 누르고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단석, 김유신이 물을 떠 마셨다는 장군수(將軍水), 김유신이 말에게 물을 먹였다는 음마지(吟馬池)등이 김유신의 설화와 연관된 것들이다.

 

* 굴러온 미끈한 검은 정상석이, 단석산 정상의 모든 토박이 바위들을 압도한다.

 

* 김유신이 보검으로 잘랐다는 '고단석'.

 

 

단석산과 김유신

 

출처:단석산 아랫마을 이야기

 

신라 왕성에서 30여리 안팎에 높은 산이 하나 있다. 이 산은 중악(中岳) 서라벌(徐羅伐) 근교에서는 가장 깊은 산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험하고 깊은 산 속에 찾아온 한 소년이 있었다. 비록 나이는 어렸으나 늠름한 용모와 초롱초롱한 눈빛, 꽉 다문 입술, 첫눈에 누가 봐도 예사스러운 소년같아 보이지는 아니 하였다. 무엇을 단단히 결심하고 입산한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소년은 산 정상 가까운 곳에 있는 바위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다시 나와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에 목욕제계를 하고 올라가 가장 큰 바위 밑에 앉아 향을 피우고 단정하게 꿇어 앉아 정성을 다하여 기도(祈禱)를 하기 시작하였다.

"적국들은 날로 무도하게 이 나라를 침범하여 언제나 편안한 날이 없습니다. 이 몸은 미천한 존재로서 재주도 용력도 없사오나 장차 이 환란을 없애고, 삼한을 통일하게 하는 간절한 힘을 저에게 주옵소서..." 이와 같은 내용의 기도를 정성껏 드리고 있었다. 해가 저물고 날이 밝아도 쉬지않고 계속 한 자리에 단정하게 앉아 눈을 감고 며칠이고 기도만 올리는 것이었다.

이렇게 밤낮 기도하기를 나흘째 되는 날, 마치 하늘에서 내려 온 것처럼 한 노인이 소년 앞에 홀연이 나타났다. 갈색의 옷을 몸에 걸치고, 흰수염을 가슴까지 길게 늘어뜨린 노인은 흡사 신선과 같기도 하고 도사처럼 위엄도 있었다. 소년은 눈을 번쩍 뜨고, 놀라서 이 노인을 쳐다 보았다. 노인이 먼저 조용히 입을 열어 소년을 향해 물었다. "여기는 깊은 산속이며 독한 벌레와 사나운 짐승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곳인데 두렵고 무서운 생각이 없이 뭣 때문에 이렇게 기도를 드리고 있는고?" 소년은 노인의 물음에도 대답을 하지 못하고, 한동안 정신을 빼앗긴 채 노인의 얼굴만을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어른께서는 어디서 오신 뉘시며 존명은 어찌되시는지 알고자 하옵니다."

소년의 당돌한 이 물음에 노인은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으면서 나는 일정한 거쳐가 없고, 인연에 따라 바람처럼 오고 가는 사람인데 이름은 난승(難勝)이라고 하지." 이말을 들은 소년은 예사스러운 노인이 아님을 직감하고는 자신의 신분을 공손하게 아뢰었다. "저의 이름은 김유신이라고 합니다. 이 나라를 늘 괴롭히는 적국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큰 포부로 기도를 드리고 있사옵니다. 장차 이 나라의 기둥이 되어 삼국을 하나로 통일하는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신명에게 기도를 올리는 중이옵니다. 바라옵건데 어른께서는 예사로운 분이 아니심을 짐작할수가 있습니다. 저에게 방술(方術)을 가르쳐 주시옵소서."

그러나 노인은 소년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아무 대답이 없었다. 소년은 마음 속으로 이 노인이 더욱 예사스러운 어른이 아님을 알고, 눈물을 흘리면서 간곡히 간청을 되풀이하였다. 이 간청을 한 번, 두 번, 세 번... 이렇게 여섯, 일곱 차례까지 매달리듯 하였다. 그러자 비로소 노인은 못이긴듯 입을 열었다.

"너는 어린 소년의 몸으로 삼국을 통일하겠다니 참으로 놀랍고, 그 기개가 가상하구나. 너의 뜻이 기특하고 정성이 갸륵하므로 내 힘이 닿는데까지 도와 주겠다." 소년 김유신은 그렇게 고맙고 감사할 수가 없었다. 수없이 고개를 조아리고 고마워하였다. 열흘, 보름, 스므날 소년은 노력을 다한 까닭에 놀라운 속도로 무예의 비법을 터득할 수가 있었다.

 

마지막 가르침을 다 했을 때 노인 난승은 소년을 불러 앉혀 놓고, 조용히 당부를 하였다. "너에게 내가 가르친 이 비법(秘法)은 삼가 써야하며 망령되게 남에게 함부로 누구에게 전해도 안되고, 또 옳다고 하는 일에만 반드시 써야지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해를 당할것이니 이것을 명심하여 새겨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는 난승노인은 이제는 더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고 하면서 떠나 버렸다. 유신 소년은 스승이 가는 뒤를 쫓아갔으나 이리(二里)쯤 가다가 갑자기 온데 간데 없이 산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놀라서 사방을 살펴 보았으나 보이질 않았다. 다만 없어진 산 위에 오색 안개가 자욱할 뿐이었다. 소년 김유신은 그때서야 그 노인이 자기를 가르치기 위하여 하늘에서 보낸 사자임을 비로소 깨달았다.

수도를 마친 김유신은 난승에게서 받은 보검을 써서 자신이 수도하는 곳에 있던 바위를 마치 두부를 쪼개듯 두쪽으로 갈라 놓았는데 그때부터 이 산을 단석산(斷石山)이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이 산에는 전설을 뒷바침하는 것과 같이 칼로 잘랐다고 밖에 볼수 없는 갈라진 큰바위가 있다.

 

* 단석산에서 바라본 선도산 풍경.

 

* 단석산 정상의 안내판.

 

* 멀리 올망졸망 엎드린 봉우리들 정겹다.

 

* 단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건천읍 쪽 풍경.

 

* 당겨본 건천읍 풍경.

 

* 당겨본 방내리 쪽 풍경.

 

* 단석산 정상을 뒤로하고.

 

* 신선사 쪽으로 가다가. 앞 쪽 봉우리로 올라 능선 길을 따라 하산한다.

 

* 산님들이 많이 찾지 않은 호젓한 능선 길.

 

* 초록이 어우러져.

 

* 가끔은 길을 찾아가면서 내려선다.

 

* 호젓한 능선 길 지루할 때면.

 

* 전망 바위가 쉬어 가란다.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당고개 쪽 조망.

 

* 석양 아래 초록 싱그럽다.

 

* 천연 비아그라 산 오디의 달콤한 맛.

 

* 까만 작은 알갱이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 고목 산뽕나무 오디가 참 달다.

 

* 잠시 오솔길을 따라 내려오면.

 

* 또 전망 바위가 나오고.

 

* 건너 쪽 오막한 골짜기 궁금하여.

 

* 바짝 당겨보니,  위쪽이 '영각사'이고 아래쪽이 '보현암'이란다.

 

* 절골로 내려가는 등산로를 버리고,

   자동차가 있는 송선지 방향으로 작은 봉우리 넘어 등산로가 없는 능선을 따라 내려온다.

 

* 내려올수록 숲은 점점 우거지고, 잔잔한 잡목 사이를 헤집고 내려온다.

 

* 이제는 완전히 밀림이다.

   양쪽 다리에 많은 할퀸 상처를 남기면서 수풀을 헤집고 나오니.

 

* 송선지 위의 아침에 올라가던 임도에 내려선다.

 

* 송선지 상류에 아침에 세워져있던 그 차가 아직도 있네요.

 

* 자동차에 돌아와 석양 드리워진 송선지 모습을 담아본다

 

아침 11시 경에 출발하여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한. 더운 날 무려 5시간을 천년의 향기가 숨 쉬는 초록 속으로 산딸기 오디 따먹으면서 어슬렁어슬렁 걸어본 단석산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 붉은 점선 따라 오늘 걸은 길.

 

2011.06.19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