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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특집 II 특집 "냉골 피서' 가이드] 통고산 중림골

호젓한오솔길 2011. 8. 18. 19:40

 

[시즌특집 II 특집 "냉골 피서' 가이드] 통고산 중림골
 
  • 글·신준범 기자 
  • 사진·염동우 기자 
 
 
본능적으로 오르는 아름다운 물길
햇네마을~중림골~937.7m봉~중림골~햇네마을 23km
▲ 쏟아지는 물살을 헤치고 중림골을 거슬러 오른다. 미끄러운 데가 많으므로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오지가 어디 있어’라고 생각한다면 통고산 중림골에 가야 한다. 36번국도에서 임도를 타고 왕피천으로 들어가는 산간 도로에서 이미 ‘여기가 오지구나’ 하고 생각을 고쳐먹게 될 것이다.


통고산 중림골은 울진군 서면 왕피천생태보호구역 안에 있다. 중림골은 등산로가 있다가 없다가 하지만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깊은 계곡이므로 혼자서 산행하다 사고나 조난을 당할 경우 구조될 가망이 없다. 초보자는 계곡 탐방만 적당히 하다 나오는 게 좋다. 표지기나 길은 없으므로 독도능력이 필수이며 GPS가 있어야 산행이 수월하다.


산행은 햇네마을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중림골을 따라 937.7m봉 남쪽 지능선 아래의 계곡 상류까지 들어가서 적당히 완만해지는 곳에서 능선으로 올려쳐 937.7m봉까지 가면 된다. 정상에서는 정맥길을 5분 정도 따르다 능선이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옛길을 따라 가면 된다. 옛길로 능선 따라가다 다시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들어 계곡으로 내려가면 된다. 계곡부터는 다시 옛길이 없어지므로 편하고 빠른 길을 본능적으로 골라 내려가면 된다.


▲ 1 중림골 최상류 물줄기. 쓰러진 나무와 가파른 경사의 계곡이라 다이내믹한 자세로 오른다. 2 들머리에서 3km 지난 지점의 협곡. 물에 빠지지 않으려 하면 중림골은 오를 수 없다. 다만 깊이가 얕아 즐기며 오를 수 있다.

포털 네이버에서 ‘햇네마을’을 치면 네이버 지도에서 정확한 위치가 표시된다. 돌나라행복마트 앞 공터 주차장이 산행 시작지점이다. 마트라 적혀 있지만 일반 가정집이므로 간식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임도를 따라 들어가면 양계장이 있고 풀이 높은 임도는 계곡 쪽으로 가 닿는다. 이곳 수심이 발목에 닿을 정도로 낮으므로 여기서 왕피천을 건너야 한다.


물에 발을 담그지 않고 계곡을 거슬러 오를 수 없으므로 발은 젖을 요량이어야 한다.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등산화는 배낭에 넣어 가는 게 좋다. 계곡 상류에서 능선으로 치고 오를 때 갈아 신어야 한다. 총 23km 산행 중 계곡산행만 16km가 넘으므로 샌들을 오래 신으면 발에 물집이나 상처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목이 짧은 등산화나 리지화가 있다면 그걸로 물을 텀벙텀벙 걷는 게 더 낫다.


▲ 통고산 개념도

중림골 입구에서 왼쪽 숲으로 들어가면 표지기가 있다. 무척 희미한 길을 따르도록 되어 있는데 이 길을 놓치지 말고 따라가면 첫 번째 지계곡이 나오는 지점까지 산행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이후 길이 조금 이어지다 등산로가 없는 계곡의 연속이다. 계곡 옆으로 풀을 헤치며 지나갈 만하다가도 금방 협곡이 나와 발을 물에 담가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차피 길은 없으므로 그때그때 지형에 따라 유연하게 올라야 한다. 깊은 데는 골반까지 물에 젖는 구간도 있으므로 바지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게 좋으며 팬티까지 젖을 각오로 가야 당황하지 않는다. 허벅지까지 오는 물을 피하려 가파른 경사면으로 우회하다 오히려 다치거나 시간이 배로 걸릴 수 있다.


▲ 여한없이 계곡에서 백패킹을 즐기고 싶다면 중림골이 제격이다. 적당한 깊이의 맑은 계곡이 더위를 잊게 한다.

길찾기는 물길이 갈라지는 계곡 합수점에서 왼쪽 오른쪽 선택만 하면 된다. 간단한 듯하지만 이 선택을 실수하면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빠질 수 있으므로 독도에 신경 써야 한다. 계곡 상류로 갈수록 쓰러진 나무와 낙엽의 늪이 많아 백패킹이 어려워진다. 능선으로 간다고 해도 어차피 길은 없으므로 지형도를 잘 살펴 완만하다 싶은 데서 능선으로 올라 개척산행을 해서 937.7m봉까지 가야 한다.


베테랑 산꾼이라면 비박장비를 준비해 능선에서 1박하고 다음날 내려오는 게 중림골의 매력을 맛보기 좋다. 정맥길에는 비박터가 없고 937.7m봉에서 북동으로 5분 정도 진행하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옛길로 내려가면 2인용 텐트 2동 정도 칠 만한 평평한 데가 나온다. 멧돼지가 새끼들과 함께 서식하는 지역이므로 홀로 비박하기보다는 3명 이상 하는 게 좋다.


▲ 통고산 위치도

차량을 통고산자연휴양림에 댈 수 있다면 937.7m봉에서 정맥을 종주해 통고산 정상 지나 휴양림으로 내려가도 된다. 정맥길이 편해, 발이 빠르다면 당일산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중림골 상류에서 937.7m봉까지 비등산로를 올려치는 구간이 무척 가파르고 힘이 든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거리에 비해 시간 소모가 큰 계곡이므로 무리하게 일정을 잡아선 안 된다. 총 거리는 23km이며 937.7m봉까지 7~8시간, 하산하는 데 6~7시간, 총 14시간 정도 걸린다


통고산 중림골은 개척산행이지만 수심이 낮아 백패킹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게다가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국립공원과 비교할 수 없는 진짜 오지청정골이라는 게 매력이다. 단점은 계곡이 너무 길어 질릴 정도라는 것이다. 거리에 비해 산행시간은 넉넉히 잡아야 한다. 계곡에 바위가 많아 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걸어야 하는 곳이 많아서다.


▲ 1 중림골의 물은 미지근하다. 골을 타고 길게 이어온 탓에 햇살에 데워진 것이다. 2 통고산자연휴양림 휴양관. 3 산행 들머리인 햇네마을 주차장.

INFORMATION
교통 대중교통이 없다. 자가용으로 가야 한다. 버스는 왕피천 생태보전지역 임도로 진입할 수 없고, 다인승 승합차 정도까지 운행 가능하다. 서울에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풍기나들목을 나와 우회전해서 영주로 들어선 다음 36번 국도를 타고 봉화·울진 방면으로 계속 직진하면 된다. 통고산자연휴양림 지나 서면사무소 근처에서 왕피길로 우회전해 구불구불한 임도를 타고 들어간다. 30분 이상 들어가면 갈림길이 있는데 여기서 우회전해 한농교육관 방향으로 간다. 한천교 앞 갈림길에서 좌회전해 둔덕길을 올라 다시 우회전해 햇네마을 표지석을 지나면 공터 주차장이다. 관리초소를 지날 때 차량번호와 연락처 등을 적어야 통과할 수 있다. 만약 통고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해 햇네마을로 차를 가지러 가기 위해 택시를 부를 경우 5만 원 정도 든다. 문의 울진호출택시054-782-4044, 울진콜택시 054-783-4044.


숙박 (지역번호 054) 산행 기점인 햇네마을에는 민박집이 없다. 들머리에서 가장 가까운 민박은 왕피리삼거리에 있다. 왕피휴양민박(011-819-9016) 이며 주인이 평일에는 외부에 있다가 주말에만 들어오기도 하므로 미리 예약해야 한다. 왕피리의 도로가 끝나는 지점인 속사마을에도 펜션(017-814- 7128)이 있다. 왕피길 입구 서면사무소 근처에는 삼성식당(782-9032), 동해민박(783-4054), 서울민박(783-8563), 무지개민박(782-9309), 산장민박(783-7199) 등이 있으며 서면카센터(011- 518-0744)가 있다. 통고산자연휴양림(054- 783-3167)은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립 휴양림이며 8월 성수기 기준 4인실 5만 원, 8인실 9만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