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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맹꽁이, 텃새도 볼 겸… 자연 넘치는 한강공원 가봐요

호젓한오솔길 2011. 10. 26. 08:17

 

[서울] 우는 맹꽁이, 텃새도 볼 겸… 자연 넘치는 한강공원 가봐요

 

 

콘크리트 한강변 뜯어내고 자연 그대로의 생태공원 조성… 가족·연인 나들이 코스로 좋아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 한강공원에는 가을 오후의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물억새를 비롯해 미루나무·살구나무 등 갖가지 나무가 자라고, 담벼락에는 붉은 기를 머금은 담쟁이가 늘어져 있었다. 조완영 선유도안내센터장은 왕대나무숲으로 안내하며 "이곳에는 붉은눈오목눈이라 불리는 텃새가 알을 품기도 한다"고 말했다.

작년에만 98만4000여명이 다녀간 선유도 한강공원은 원래 선유정수장이 공원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곳이다.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는 옛 정수장 곳곳에는 80여종에 이르는 나무와 수련(睡蓮) 같은 수중식물까지 자라고 있고, 한편에선 한강의 풍광이 펼쳐졌다. 조 센터장은 "작년 9호선 지하철역이 연결되면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강공원 작년 5926만명 이용

선유도 한강공원을 포함해 모두 12개의 공원을 갖추고 있는 한강공원이 상전벽해(桑田碧海)를 겪고 있다. 한강변에 조성된 삭막한 공원은 몇 년 동안 자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고, 매력적인 시설을 늘리고 나들목을 산뜻하게 바꾸면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한강은 1960년대 '한강개발'이라는 슬로건 아래 치수(治水)를 겸해 제방을 쌓고, 강변북로를 건설하면서 시민의 발길이 멀어졌다. 시민과 괴리됐던 한강은 1980년대 서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고, 9개의 공원이 조성되면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나무를 심고 체육시설이 들어섰지만 어설프고 삭막했던 한강공원은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변화를 겪고, 최근 3~4년간 또 한 번 도약했다. 한강의 12개 공원은 강동구 강일동부터 강서구 개화동까지 41.5㎞로, 작년 한 해만 5926만400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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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원으로 자연을 입히다

한강공원에 질적인 변화를 가속화한 것은 생태공원(여의도샛강·강서·암사·고덕·난지·잠실·이촌·양화)이다. 생태공원은 개발시대에 무차별적으로 쌓았던 콘크리트 호안을 뜯어내고 자연적인 한강변의 모습을 되찾자는 의도를 갖고 있다. 2008년 말 조성된 암사생태공원은 높이 6~8m, 1.03㎞에 이르는 콘크리트 호안을 과감하게 없앴다. 물웅덩이가 만들어졌고 맹꽁이와 올챙이를 비롯해 엉겅퀴, 질경이, 망초, 황조롱이, 조팝나무, 좀작살 등이 살고 있다. 삵과 고라니, 너구리까지 등장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김태범 주무관은 생태공원을 가리켜 "서울의 DMZ"라고 표현했다. 생태공원에는 자연의 변화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데크를 만들어놓아 체험학습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공원별 개성과 자전거도로

한강공원이 달라진 데는 특색 있는 쉼터와 공원별로 테마를 입혀 개성을 살렸기 때문이다. 2009년 본격적으로 마련된 천호동 광나루자전거공원은 자전거 테마공원이라 할 만했다. 36종의 이색자전거를 체험할 수 있고 자전거 교육장 등이 있다.

한강다리 위에 세운 전시장과 공연장을 겸한 문화 쉼터 '광진교 8번가'(옛 리버뷰8번가)는 30m 아래 한강물이 넘실대는 것을 내려다볼 수 있어 스릴과 전망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강의 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전거도로다. 자전거도로는 1980년대 한강공원이 조성될 당시 직원들이 이용하는 시설 유지관리용이었다. 1998년 무렵 제대로 포장된 자전거도로가 생기기 시작했고, 2002~2005년 1차 정비를 거쳐 2008~2010년까지 산책로와 분리된 자전거도로가 깔렸다. 류경기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생태공원을 늘려 한강의 자연성 회복을 추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강이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휴식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